험준한 바위 노적가리, 북한산 노적봉을 가다-1 김상궁(金尙宮)바위 용암문(龍暗門)
험준한 바위 노적가리, 북한산 노적봉을 가다-1 김상궁(金尙宮)바위 용암문(龍暗門)
북한산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가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국립공원이다. 곳곳에 숨겨진 비경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일반 등산객에게 공개하지 않은 비탐방로가 아마 반 이상은 될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노적봉이다. 가는 길도 공개되어 있지 않고 장비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라 클라이머 Y가 아니었다면 가보지도 못하고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2025.06.11
8시 반에 헬멧과 로프가지고 북한산 우이역 앞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고 어디가는지도 모르고 약속 장소로 갔다. 입구 돌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Y를 만나 택시(1인당 2000원)를 타고 도선사로 갔다. 걸어가면 3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절에 가는 손님이 있어 같이 타게 되었다.
도선사 왼쪽 작은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니 김상궁바위가 나타났다. 예전 입술바위를 가기 위해 어렵게 찾아 헤맸던 바위인데 너무 쉽게 만나게 되어 의아했다. 이 바위 뒤쪽으로 올라가면 입술바위가 나온다. 오늘은 입술바위가 목표가 아니라 백운대 쪽으로 올라갔다.
김상궁(金尙宮)바위
“金尙宮淨光花之舍利塔(김상궁정광화지사리탑) 同治癸酉十月日立(동치계유시월일립)”이란 글씨가 암각되어 있다. "김상궁정광화지사리탑"은 "법명이 정광화인 김상궁의 사리탑"이란 뜻이고 "동치계유십월일입"이란 "同治"는 淸나라 연호이고 1862~1874년 사이인데 조선에서는 철종13년에서 고종11년 사이이며, "癸酉"는 1753년, 1813년, 1873년, 1933년에 해당하는데 위와 겹치는 해는 1873년이다.
"十月"하고 날짜를 쓰지 않음은 비석 등을 세울 때는 보통 날짜를 쓰지 않는다. 즉 "법명이 정광화인 김상궁의 사리탑을 1873년 10월에 세웠다"라는 내용이다. 김씨 성을 가진 상궁이 나이 들어 은퇴하여, 불교에 귀화하여 법명을 정광화로 받아 말년을 수도하며 보내다 운명하여 화장 후 수습한 사리을 봉안한 장소라고 추정할 수 있다.
법명은 여성에게는 거의 주어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김상궁의 높은 불심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여자는 사리가 없는 게 보통이나 예외적으로 여자에게도 사리가 나온 것을 기념하여 사리탑을 만들었다고 추측된다. 위에 사리를 넣었다고 생각되는 홈통이 있는 데 아직 사리가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용암문(龍暗門)
용암문(龍岩門)은 북한산성의 8개의 암문(暗門) 중 하나이다. 암문은 '숨겨진 문'이라는 뜻으로, 평상시에는 통행하지 않다가 비상시에 병력이나 물자를 은밀히 이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문이다. 북한산 주능선 동쪽에 위치하며, 백운대 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능선 상에 있다.
사리탑이라고 하여 사리를 모신 탑의 모양을 생각했는데...
글이 새겨진 바위자체가 사리탑을 의미하며...
사리탑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었나보군요. ^^;
김상궁 사리는 진짜 바위안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파괴 검사라도 해보고 싶네요. ㅎㅎ
암문의 네모반듯한 바위에서 엄청난 정성과 권력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