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가 禪 이야기 釋明正

in #kr9 days ago (edited)

마른 똥막대기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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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 화상이 대용맹정진 끝에 활연 대오한 뒤 도처에 선원을 개원하고 불조佛祖의 현풍玄風을 떨치며 운수남잘를 기르니, 조사가풍이 흔적마저 없어졌던 이 땅에 법의 수레바퀴가 다시 돌고 부처님의 태양이 다시 빛나기 시작하였다.
근세 한국 불교의 전개는 경허 화상을 떠나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20여 년간 서산 개심사 • 부석사 • 홍주 천장암 등지에서 모임保任하다가 해인사에 가서 주석하니 이 때가 1899년이었다. 그 뒤 범어사에 가서 주석住錫하며 많은 기문記文을 남겼는데 계명암(鷄鳴庵 : 부산 범어사에 딸린 암자) 창건기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대저 우리의 가풍은 마른 똥마대기 쪼가리를 잡고 목두木豆를 부수어 활안活眼으로 비추고 신검神劍으로 지휘하니 옛 부처의 세계가 한없이 넓고 넓게 펼쳐지며 보망운대寶網雲臺 도 첩첩이 건립되거늘, 어찌 수고로이 벽돌을 쌓고 나무를 포개어 울긋불긋하게 단청을 하고 종을 치고 북을 두드리는 것으로 능사能事를 삼겠는가?
슬프다! 탑과 사찰을 건축하는 것만을 숭상하고 있는 것은 우리 부처님 정법이 쇠퇴함을 의미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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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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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4월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