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끄적끄적] "연필에게는 지우개라는 친구가 있다. 잘못된 것을 지워주는 녀석!"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himss입니다.

다들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꼭 포스팅을 하려고 맘 먹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요 몇일 피드에서 괜시리 기분 좋아지는 포스팅이 몇개 있었습니다. 바로 제목에서와 같이 연필에 관한 포스팅 들이었는데요.

@emotionalp님의 글 연필 수집가의 작은 늘어놓음
@leemikyung님의 글 이야기 둘 : 연필 ✏️ 사랑 + 창업 성공.실패 나눔

이 글을 보고 계신 스티미언님들은 연필 좋아하시나요?
저도 @emotionalp님과 @leemikyung님 같이 연필 애호가 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펜 외에도 다양한 필기구가 필요한 때가 있죠. 그럴때 저는 샤프 보다는 연필로 쓰는 걸 좋아합니다.

@emotioinap님의 글을 통해 연필깎이에도 참 다양한 종류와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저는 우선 연필은 칼로 스윽스윽 깎아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릴때 화실을 다녔었는데 화실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쓰레기통 앞에 서서 칼로 4B연필을 깎는거였어요. 다들 아시죠? 미술 할때에는 연필심을 유독 길게 만들어 쓰잖아요. 요즘엔 그림이 아니라 필기를 위해 연필을 깎기 때문에 그 정도로 길게 깎지는 않지만 칼로 연필을 깎을 때에는 괜시리 마음도 편안해지고 '내가 이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한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KakaoTalk_20180418_230617993.jpg

다 쓰지도 못하면서 문구점에서 연필을 보면 어찌나 구매욕구가 샘솟는지 집에 참 다양한 패턴의 연필들이 있습니다. 연필마다 쓸때 나는 소리도 다 다르고, 종이에 닿았을때 느낌도 다 다르죠. 그래서 연필을 쓰다보면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연필이 생기기도 합니다.

연필에 관한 반가운 포스팅들을 보니 몇 년 전 티비에서 보았던 다큐멘터리가 생각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고 재미있게 보았던 다큐멘터리인데요, 그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 싶어 오늘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BS '연필, 세상을 다시 쓰다' 짧은 영상과 기사 하나 함께 올려요. 개인적으로 꼭 아래의 링크를 눌러서 영상을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5&aid=0000301407

영상에도 나오지만 우리가 그저 필기구 중 하나로 생각하는 연필로 직업을 택한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1BCD89CC-86E4-4BEF-8366-5ADA3812B8BC.png

이 분은 손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연필을 깎아 포장을 하여 보내주는 일을 하시는데요, 완전 맞춤형 연필깎이 전문가인 셈이죠. 그리고 사진에서처럼 깎은 연필 부스러기 또한 다 포장하여 함께 보내줍니다. 뭐 이런 직업이 다있어? 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저는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정말 세계 각지에서 저 분에게 연필 깎는것을 의뢰하고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필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예술로 만들어 내는 분도 계신데요.

KakaoTalk_20180418_233221567.jpg

KakaoTalk_20180418_233221659.jpg

정확히 말하자면 연필 부스러기로 하나의 일러스트를 만들어 내는 분입니다. 저는 이 다큐를 보는 내내 계속 빠져들었었는데, 우리가 쓰레기로 치부하고 버려버리는 연필 부스러기로 이렇게 귀엽고 아기자기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보면서 연신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사물을 볼 때에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예술의 소재로 사용하여 멋진 작품이 완성됩니다.

이 다큐에는 참 멋진 말이 나옵니다.

연필에게는 지우개라는 친구가 있다. 잘못된 것을 지워주는 녀석. 그래서 연필은 용감하다.

저는 이말을 보고 맞다... 맞아! 몇번을 곱씹어 읽었나 몰라요. 그리고 다음날 학생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저 문구를 크게 출력하여 코팅하고 칠판에 붙여두었습니다. 제 강의실이 옮겨질 때마다 어디든 항상 저 문구를 출력해 붙여두었죠.

어릴적 한글을 배울때 연필을 처음 잡아 보았을까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꼬꼬마 시절 스케치북에 북북 아무 선이나 그어대던 때에 쥐고 있던 것이 연필이었을까요? 초등학교 입학때만해도 엄마가 항상 연필을 필통에 몇자루 넣어주시고, 가방을 싸는 저녁이 되면 필통을 열어 뭉뚝해진 연필을 다시 깎아서 내일을 위해 필통에 다시 넣곤 했는데, 4학년, 5학년쯤 되면 이제 곧 샤프라는 것에 눈을 뜨게 되죠. 샤프는 분명 연필과는 글씨를 쓸때 느낌이 다른데도 왠지 고학년이 되면 샤프를 써야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게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하구요. 그러다 다양한 색의 펜으로 옮겨가고 모든 문제들을 펜으로 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더욱이 저 문구가 마음에 들더라구요. 지우개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는 연필은 그 어떤 것도 두려울게 없는데... 실수도, 잘못 그어버린 선도, 틀린 계산도 모두 다 고칠 수 있는 거니깐요.

이 문구를 보며 우리도 충분히 용감해질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네 삶에도 연필처럼 든든하게 우리를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친구들,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누구보다 나를 더 일으켜세울 수 있는 나 자신이 지우개라는 존재처럼 옆에서 지켜주고 있으니깐요. 사무실에서 쓰는 플래너 그리고 혼자 끄적이는 노트에 연필과 지우개로 썼다 지웠다 하나씩 하나씩 오늘의 일과와 나의 흔적을 남겨보시는건 어떠세요? 저도 다이어리에 연필로 이것저것 끄적여 봐야겠습니다. 그간 붙이지 못했던 영화표들도 정리해서 붙여놓구요:)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Sort:  

심쓰님, 연필에 관한 포스팅 너무 반갑네요!!ㅎ
영상도 열심히봤어요. 연필깎이의 정석을 쓴 저자네요. 사람들은 그가 주는 특별한 경험을 사고 싶은 심리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해외배송하다가 연필심이 부러지면 어떻게 되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해봤네요. ㅎㅎ
저도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샤프를 썼던 것 같아요. 사실 연필은 금방 뭉뚝해지는데, 우리의 학교생활에 있어 필기구는 정말 빠르고 많은 양의 공부를 수행하는 도구가 되어버리면서 불편한 연필은 외면하게 되죠. 그러다 시간이 많이 지나 어른이 되면서 잊고 있었던 연필을 다시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저 분 개인적으로 너무 멋있더라구요. 어떻게 연필로, 그리고 연필을 깎아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는지...! 맞아요~ 정말 연필심이 부러져서 도착하면 어떡하나 생각도 드네요.ㅎㅎ 연필도 하나의 추억인것 같아요. 그래서 어른이되면 어릴때보다 더 연필에 손이 가나봐요. 그리고 분명 연필은 샤프와는 다른, 종이와 닿았을때 그 매력이 있죠! 저도 @emotionalp님이 연필에 관해 올리신 글 보니 괜시리 기분 좋고 그러더라구요. 소개해주신 연필들도 막 사고싶어지고ㅋㅋ

우와, 저도 연필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글씨를 작게 쓰다보니 요즘은 연필의 사각거리는 느낌이 나는 HB심이 들어간 샤프펜슬을 자주 쓰지만요. ㅎㅎㅎㅎ 오랜만에 색연필로 차분하게 그림도 그려보고 싶은 날입니다. 사각사각 소리가 듣고 싶네요 ㅎㅎㅎㅎㅎ :-)

문득, 누군가의 잘못은 연필로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시간이 지나면 바래지거나, 쿨하게 지울 수 있게! ㅎㅎㅎ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비치에 앉아 스케치북에 사각사각 스케치를 하는 @chaelinjane님이 상상되네요~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늘위의 구름들 아래서 그림 그리는 모습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저도 오늘은 연필로 이것저것 더 끄적여 보아야겠어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심쓰님- 최근에 너무 예뻐 구입하고만 연필이 있어
더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연필의 매력은 신기해요. 저도 샤프를 쓰면서도
예쁜 연필은 꼭 사서 모으곤 했거든요

연필이란게 참 샤프와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어요~ 요즘엔 너무 좋은 필기구들이 많아서 연필을 쓰는 사람들이 몇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네요~ 스팀잇이라 그런걸까요?^^ 저도 이것저것 연필로 끄적여보고싶은 날입니다. 그런데 사실 어른이 되면 노트에 적어볼 것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ㅎㅎ @xinnong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연필심에 대해서 묘사를 할 순 없으니 포기하고 잘 정독하였습니다.

연필 깎는걸 전문적으로 하는 분도 계시고
깍여나간 부스러기로 일러스트를 하는 분도 계시네요.

저는 어렸을때 기차모양의 연필깎이에 넣고 빙빙 돌려서 깍는거는 좋아했는데
칼로 깎는건 잘 못했습니다. (지금은 잘 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이쁘게 깎아놨는데 책상밑으로 떨어져서 다시 들었을때 심끝이 깨지거나,
심이 끊어져서 쏘옥 빠지는 날이면 정말 너무나도 우울한 날이었습니다.
자꾸 심심 거려서 죄송합니다.

ㅋㅋㅋ그 기차모양 연필깎이가 가장 대중적이었죠. 지금 저희집에도 있는데요~ㅎㅎ 연필 깎아놨는데 굴러가서 심이 부러졌을때... 그 기분 압니다.ㅋㅋ 그리고 어릴땐 필통 열었는데 전부 뭉뚝한 연필들만 있었을때에도 기분이 별로였던것 같아요.ㅎㅎ 옛날에 몽당연필 뒤에 펜도 꽂아 쓰고 했는데... 연필로도 참 할 얘기가 많네요:)

맞아요 몽당연필 뒤에 펜꼽아 썼어요그래야 절약하는거랬어오

저희 비슷한 시대에 살았나봅니다?

저는 엄청 엄청청! 젊은데 말입니다....ㅎㅎㅎㅎ

저도 엄청.. 엄청청! 젊은데 말입니다..ㅠㅠㅋㅋㅋㅋㅋ

연필에게는 지우개라는 친구가 있다. 잘못된 것을 지워주는 녀석. 그래서 연필은 용감하다.

정말 좋은 말이네요. 내 실수 뒷처리를 묵묵히 담당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데, 전 실수할까 두려워서 벌벌 떨때가 있단걸 깨달았어요. 마치 저 스스로의 행동은 절대 지워지지않는 유성펜이라고 생각하면서요 ^^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끔찍했던 기억도 옅어져가는데, 저 또한 좀더 용기내서 생활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저 연필을 안 쓴지 최소 10년은 된 것 같은데 ㅠㅠ 주말엔 오랜만에 문구코너에 가서 예쁜 연필 한 자루 사야겠습니다 :)

아....저도 @mylifeinseoul님의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맞아요... 왜그리 저의 행동은 절대 지워지지않는 유성펜인것처럼 나 자신에게 혹독했나 싶어요. 연필과 지우개를 우리네 삶과 빗대어 표현한 저 문구도 너무 와닿았는데 이렇게 우리 자신의 행동은 유성펜마냥 지우지 못할것처럼 두려워했다는 비유 또한 너무 멋집니다! 샤프와는 다른 연필만의 또다른 느낌이 있잖아요. 오랜만에 한번 느껴보시길 바래요~

처음에 연필을 칼로 깎을때 무서워서 ㅎㅎ 떨면서 깎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칼로 휙휙~ 4B이랑 화지 정말 많이 사용했는데 ㅎㅎ

연필을 잡고 무언가를 쓰면 그 소리와 느낌이 참 좋아요. ^^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연필로 편지 쓰고픈 밤입니다.

생각해보니 연필을 좋아하면서도 남에게 주는 편지는
항상 펜으로 써왔던거 같아요. 왜 편지쓰다가 틀리면 화이트로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기도 애매하고 말 안맞는거 겨우겨우 맞춰쓰느라 문맥도 이상해지고 ㅋㅋㅋ 진작 편지도 연필로 쓰면 될것을...싶네요.ㅎㅎ 편지에 허세부리느라 말이에요...ㅋㅋ 저도 정말 편지 안써본지 오래되었네요. 주말엔 편지 써봐야겠어요:)

저도 연필의 사각사각 느낌과 연필 깎을때의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샤프는 그 맛이 살지 않죠.
특히 뭉뚱한 부분에서부터 얇은 부분까지 다양한 두께를 한꺼번에 즐길 수도 있구요 ㅎㅎㅎ

맞아요. 샤프는 그저 필기구의 하나일 뿐이지 뭔가 종이와 닿았을때의 촉감이나 소리 등에서의 매력은 없는 것 같아요..

연필깍이에서 나온 부스레기로 저런 창작물을 만들어 내시다니!! 놀랍네요~~

그렇죠. 저런것들도 예술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니... 작가들의 관점이 참 대단해요~

!!! 힘찬 하루 보내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5r5d5c
어마어마합니다!! 상금이 2억원!!!!!!

이런 좋은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저는 손재주가 없어서 연필 칼로 깎는 친구들 보면 남몰래 부러워했었습니다 ㅋㅋ
연필 깎으면 나는 냄새마저 그 친구들을 특별하게 보이게 했었죠

저 다큐 꼭 봐야겠습니다 ㅎㅎ
리스팀 해놔야겠어요!

리스팀 감사합니다. 이 다큐는 기회 되신다면 보시길 추천드려요~ 그저 필기구 중 하나인 연필에 관한 다큐멘터리인데 상당히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면을 건드리는 부분도 많아서 보시는 동안 신기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으실거에요. 저는 그렇더라구요..ㅎㅎ 몇년 전 다큐인데도 아직도 제 맘속에 남아있고 다큐에 나온 연필에 관한 문구도 아직까지 써먹을정도니깐요.

연필 깎는게 어떻게 보면 참 섹시해보이기도 하는것 같아요. ㅋㅋ 그리고 이상하게 마음도 참 편안해지구요. 물론 스댕 기차모양 연필깎이(ㅋㅋㅋ)가 온 집에 필수품이 되면서 달달달달 뾰족하게 기구로 갈아대는 날이 더 많지만요. ㅋㅋ

링크해주신 영상 봤습니다
15분짜리라 감칠맛 나더군요 ㅎㅎ
덕분에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다큐를 봤어요

ㅋㅋ영상에서 나온 분 보니까 확실히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저도 어릴 적에 샤파 연필깎이 썼고 친구의 자동 연필깎이가 너무 부러웠지만 ㅎㅎㅎ
손으로 깎는 것 만큼의 뿌듯함은 없었네요

한번 저 다큐 다운받아서 봐보세요. 다큐인데도 참 감성 건드리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좋아해주셔서 저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