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모두에게 똑똑해지라고 요구한다.
5500원짜리 치킨의 추억
모 마트의 5500원짜리 치킨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은 줄을 섰습니다. 가격이 너무 쌌는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비난받았습니다. 다른 치킨을 파는 평범한 사람들한테 해가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할인 마트’ 의 번성으로 등장한 싼 가격. 그것은 사실 소비자들에겐 천국이었습니다. 협력업체들에겐 지옥이었습니다. 마트에서 헐값이 된 물건들을 기쁘게 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자신들과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격이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겁니다. 딱 5500원 짜리 치킨에 열광한 만큼 우리의 일자리도 값싸졌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마트나 백화점엔 아무런 손해를 가져다주지 않았습니다. 더 싸게 팔수록 납품업체들과 입점업체에 더 싼 가격을 강요하면 되니까요. ‘싼 가격’ 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백화점과 마트의 사장님들이지, 소비자나 입점업체가 아니었습니다1
사람들이 대형 할인마트의 싼 가격을 사랑하면 할 수록 아이러니하게 부는 점차 한곳으로 집중되었습니다. 부자가 되는 이들과 작은 업체들간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그보다 심각한 것은 선택권도 권력도 이전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상인들이 마트에 비싼 입점료를 내고 입점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사라졌습니다. 소비자들도 선택지가 사라졌습니다. 설령 유통업체에서 독점을 이용하여 폭리를 취하더라고 사람들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값싼 가격은 당장에 평범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평범한 사람들끼리의 제살 깎아먹기와 마찬가지였다 하면, 너무 과장된 이야기일까요.
대가성 보팅봇의 의미
스팀잇에서는 사람들이 보팅을 돈을 주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플랑크톤들의 제살 깎아먹기라는 것을 스칸@skan님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보팅을 파는 보팅 봇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스팀달러는 보팅 봇으로 점점 모여듭니다. 모든 이들이 보팅 봇을 쓰게 되면, 플랑크톤들은 결국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가난을 만회하려 하게 됩니다. 모두가 보팅 봇을 이용하면 모든 고래도 보팅 봇을 쓰게 되고, 최악의 경우 보팅 봇 없이 투표를 받을 선택지가 점차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고래들에게 돈을 주고 보팅을 받게 된다면 부의 격차는 점점 커진다고 했습니다.
저는 스칸님의 글을 보고 왠지 대형 할인마트가 생각났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댓가를 치룬다는 점, 부의 격차를 점점 키운다는 점이 그러했습니다.
대가성 보팅 봇이 현실 세계에서 무엇과 비슷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승재님@Seungjae1012이 1회용 파워 임대사업과 같다고 지적했듯이, 고리대금업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고리대금업은 결국 가난한 이들이 더 비싼 결과를 지불하게 하고, 대부업자만 부자가 되게끔 합니다.
하지만 @eth0619님의 글을 읽고 어떤 뉴비들에게는 대가성 보팅 봇이 정말 절박할 수 있구나, 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절박한 수요자가 있으면 고리대금업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보팅 봇은 가치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큐레이션 보상도 챙깁니다. 그렇게 되면 좋은 글을 찾아내 보팅하는 이들을 위해 설계된 ‘큐레이션 보상’의 취지는 완전히 사라집니다.
대가성 보팅 봇이 ‘좋다’ ‘나쁘다’ 혹은 보팅 봇의 도덕적인 선악을 따지는 일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가성 보팅 봇이 가져올 ‘결과’ 를 모두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스팀잇 생태계의 중요한 설계 중 하나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설령 이것을 이용하더라도, 내가 쓴 스달이 누구에게로 가고 누가 이득을 보는지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것이 이 생태계에서 갖는 성격과 그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고리대금업인지, 홍보를 돕는 일인지를요. 정녕 뉴비에게 사다리를 주는 일인지를요.
금지가 불가능한 곳에서는 넛지(Nudge)가 필요하다
돈이 돌아다니는 곳에는 어디서든지 조금 더 돈을 벌려는 기발한 상술들이 생깁니다. 다만 어떤 상술이 생태계 전체에 해를 끼친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덜’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곳은 탈중앙화된 생태계입니다. 그 어떤 것도 ‘금지’ 할 수는 없습니다. 금지할 수 있는 사람도 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라지거나 도태되게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스칸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썼습니다. 보팅 봇이 가져올 ‘결과’ 를 모두에게 알리고, 보팅 봇이 필요한 사람들이 그것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다른 ‘선택지’ 를 마련한 것입니다.
무상 대출이 있다면 고리대금업을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료 보팅봇이라는 ‘대안’이 있으면 사람들이 굳이 비싼 보팅 봇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수요가 없다면 보팅 봇은 사라질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보팅봇을 과도하게 이용한 사람들의 게시글에 보팅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보팅봇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손해라면 사람들이 쓰지 않을 것입니다. ‘착한 보팅봇’ 같은 경쟁자가 나오거나 뉴비를 위한 대안이 계속 나와서, 사람들이 보팅봇을 ‘쓸 필요’가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보팅봇도 도태될 것입니다. 또 승재님의 의견처럼 현명한 이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이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요소들과 우리가 싸우는 방법입니다.2
현실에서는 대형할인마트의 소비를 너머 연결된 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배추 하나를 사면서 농장의 배추와 마트의 카운터 사이에 있는 모든 이해관계를 전부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달러와 원화로 이루어진 세계는 너무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는 직접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이해하는 대신, 우리 대신에 세상 전체를 봐주고 규칙을 만들어줄 사람을 대신 뽑습니다. 내가 하나 행동하는 것은 힘이 없기 때문에 강력한 권력을 만들어서 대리로 위탁을 합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고도화된 민주주의 생태계입니다. 이 독특한 생태계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정말로 똑똑해지도록 요구합니다. 소수가 규칙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주인이 되어 세계의 공평함을 합의하도록 만들었으니까요.
이기적인 것과 어리석은 것은 다르다
스팀잇이라는 생태계의 게임규칙은 간단합니다.
1.모두가 자신의 수익만 생각하면 모두가 손해를 봅니다.
2.한 사람만 자신의 수익을 과도하게 챙기면 그 사람은 혼자 이익을 얻고 손해는 다른 구성원에게 전가됩니다.
3.모두가 이타적으로 행동하면 모두가 최대의 이익을 얻습니다.
만약 모두가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생태계가 붕괴된다면, 그것은 잘못 설계된 생태계라고 승재님이 말씀하신 게 기억납니다. 맞습니다. 스팀잇은 사실상 모두가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면 살아나는 생태계입니다.
다만, 이기적인 것과 어리석은 것은 다릅니다. 과도한 보팅 봇 사용이나 셀프 보팅 어뷰징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어리석은 겁니다. 고래 분들이 과도한 셀프보팅을 자제하는 건 선한게 아니라 현명한겁니다. 스팀잇 생태계가 무너질 때 가장 손해보는 것은 고래입니다.
고래 분들이 다른 고래들에게 뉴비를 돕자고 하는 것은 당신이 가진 자산의 펀더멘털을 보호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kr 커뮤니티의 고래분들은 대단히 현명하신 분들입니다. @Virus707 님의 짱짱맨 프로젝트 같은 기본소득, 그리고 큐봇 같은 ‘착한 보팅봇’ 그리고 스파 무상임대 등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고 과분한 ‘지원’ 이 있습니다. 그리고 7-8개월 전 케이알 커뮤니티에는 ‘기본소득 봇’ 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kr 커뮤니티에서는 스파 임대에 대한 수요가 적고,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요소들이 많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케이알의 고래분들은 자신들의 자산이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 뉴비들의 급격한 증가로 이분들이 모든 뉴비에 대한 지원을 감당하기에 힘들어진 상황일 뿐입니다.
이를테면 저는 (플랑크톤이지만) 댓글을 봐도 피드를 봐도 뉴비분들의 글을 관심있게 봅니다. 새로운 글이 있으면 환영하고, 보팅도 뉴비 위주로 합니다. (그러다보니 저를 챙겨주시는 고래분들이나 아끼는 이웃분들께 상대적으로 소홀한 역차별이 되기도 합니다. ㅜㅜ) 그런데 제가 뉴비분들을 팔로우하고 블로그에 방문하고 리스팀하고 챙기는 것은, 제가 특별히 마음이 넓어서가 아닙니다. 지금은 이분들이 플랑크톤이지만, 분명 뉴비분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몇 달 그리고 몇 년쯤 지나면 이분들이 피라미가 되고 돌고래가 될 것입니다.(음화하) 제 보팅을 저를 위해 써서 단기적인 수익을 챙기는 것과, 미래의 수 많은 피라미 참치 돌고래 친구들을 갖는 것과 어떤 것이 제게 더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는 더 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일 뿐입니다.
스팀잇에서는 법관도 경찰도 정치인도 없다
법치가 없는 곳에서 생태계가 의존할 것은 구성원의 현명함 뿐입니다.
사실 구성원의 현명함이란 특별한 게 아닙니다. '조금 더 넓은 시야'입니다.
저는 예전에 <돈의 지도를 상상하다> 라는 글에서 열 명이 게임을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전체 상황을 이해하게 되자, 가장 현명한 분배방법을 찾아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눈앞의 세계만 보지 않고, 조금 높이 올라가서, 생태계 전체를 본다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보일 겁니다.
시야를 넓혀 전체를 이해하면 모두가 갈 목적지를 알 수 있다. illust by polonius79 CC BY 4.0
스팀잇의 펀더멘털은 연결과 콘텐츠의 가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치를 증가시키는 모든 기여에 대한 정당한 평가에 있습니다. 판단이 모호할 때는, 이것이 스팀의 가치 상승에 기여하는가를 질문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뉴비가 가치 있는 글을 썼는데 노출이 되지 않아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면, 여러 수단을 동원하여 글을 노출시키는 것은 생태계에 기여하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타인의 글에 보팅하기 위해 봇의 도움을 받는다면, 연결의 가치에 기여하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기여하지 않았는데 보상이 있다면, 그것을 제제하거나 조정해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곳에선 모두가 이익 추구자이고 모두가 심판자이고 모두가 경찰입니다.
하지만 증인들의 합의로 결정된 규칙의 범위는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극도로 민주화된 세상에서는 아주 큰 규칙 외에 세세한 강제성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여러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이 합의로 만들어가거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용해 싸우거나, 다운보팅의 권한, 공론화를 이용해 싸워야 합니다. 마치 거리 한 가운데 지갑을 두어도 훔쳐가지 않는 세계 처럼, 이곳은 현명한 구성원들이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요구합니다.
이 세계에서 어쩌면 가장 힘든 것은 모두가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현명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하면, 나도 현명하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만큼 똑똑합니다. 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많은 구성원들이 최대한 시야를 넓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목적지를 알게 되면 절대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스팀잇 생태계를, 이 게임판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모두가요. 백서를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셀프 보팅 논란도, 봇 사용도, 스파 사업도 임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게 나쁜지 좋은지,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조금만 더 치열하게 공부할 뿐입니다. 저는 커뮤니티와 생태계, 연결의 가치라는 제 자산의 가치를 손상시키기를 것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보팅을 돈으로 사는 행위가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알지 못했습니다. 스칸님의 글을 읽고 그 영향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승재님의 글을 읽고 생태계 바깥에 있는 투자자들의 세계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킴리님의 글 을 읽고, 생태계에 기여하지 않는 수익추구는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7@project7님의 글을 읽고 스팀이라는 자산이 스팀잇 바깥의 세계의 가치까지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yhoh 님, @lynxit 님, @dakfn 님, @virus707님의 글 등, 이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스티미언들의 글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스티미언 여러분들이 찾아둔 지도의 퍼즐조각을 하나 하나 맞추어 가며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를 읽을 때마다 시야가 점차 넓어지는 것입니다.
난쟁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멀리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
1.엘런 러펠은 자신의 책 <완벽한 가격,2009, 랜덤하우스 코리아> 에서 유통업체의 협력업체에 대한 횡포와,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유도하는 유혹 등 ’최저가격’의 불편한 진실을 고발했다.
2.참고로 스팀잇에는 홍보 버튼이 있다. 일종의 보팅봇 기능인데, 여기로 스달을 보내면 소각되어 스달의 가치 상승에 기여한다. 이렇게 공식 홍보 보팅봇을 이용하면 모든 사람이 혜택을 입지만, 사설 보팅봇으로 스달을 보내면 그 이득은 보팅봇 투자자에게 간다. 하지만 공식 홍보 보팅봇은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 때문에 잘 쓰지 않는 기능이 되었다.
-추가로 읽어볼만한 글-
@flightsimulator님<스티밋,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
@lynxit 님 글 - 보팅봇 사용과 액수에 대한 구체적 분석
<고래에게 보팅을 받다: 보팅봇 실험>
<보팅봇 그냥…쓰지 맙시다>
참고로 스팀 증인들 사이에서는 고래들의 담합이나 어뷰징에 대하여 이러한 의견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 @clayop <스팀이 준비 중인 어뷰징 대처 방안 3가지>
개발이나 UI에 관하여서는, 여러분들은 스팀잇에 대한 각종 의견을 이곳에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영문입니다..지못미 ㅜㅜ)
@clayop
*제 모든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4.0으로, 출처 밝히는 한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 스스로 보팅을 많이 받기 위한 글을 작성하고 또 그런 이들에게 보팅과 댓글을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반면 다른 무리(보팅봇 및 풀)의 규모가 너무 큰것을 생각한다면 그들이 빨리 스팀을 팔고 떠나야만 이 곳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은 듭니다.
최근 유사한 프로젝트에서도 이 점을 스팀의 약점이라 공격하는 것 같던데... 분명 댄이나 개발진들도 이러한 부분들을 알고 있을텐데 이렇게 했는지도 좀 의문입니다. clayop님이 긍정적인 의견을 주시는데 그것대로 과연될지 모르겠습니다. 증인들 중에서도 보팅봇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요. ㅎㅎ
엔에이치제이님 의견 감사합니다.^^ 본래 스팀 공식 홍보봇 @promoted 에 가 보면, Don't use a vote-selling bot, 이라는 포스팅이 있던데, 이걸 보면 본래 스팀잇은 보팅봇을 쓸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었어요. 보팅 봇의 도움 없이 홍보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그게 좀 효과가 떨어지네요. 보팅 봇이 긍정적인지를 떠나, 스팀에 내재되어 있는 홍보기능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스팀잇은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시스템입니다. 더 큰 이익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글의 전체적인 방향에 동의합니다.
사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우나, 고려를 해야하는 요소 중에 하나가 시간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어떤 주기(period) 이냐의 관점일 수도 있겠네요. 구성원들에게 현명함이 요구된다면 과연, 이러한 현명함은 언제까지 요구되어야 하는지, 그 것이 성장기든 정체기든 쇠퇴기든 같은 수준이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성장기이라고 보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하진 않을수도 있겠네요)
다시 말하자면, 모두가 갈 목적지에서 모두가 각자 언제까지 갈 목적지라고 시선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각자 가져야할 현명함의 수준이 같은 시간선상 (cross-sectional) 에서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넛지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넛지에 따른 행위 판단 기준이나 이득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요. :)
우왓 역시 qwerq님이 던지시는 인사이트는 늘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놀라움을 줍니다. 매번요.^^ 저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주제인데, 특히 파워에 비례한 보팅액이 지수적이어야 하느냐, 선형적이어야 하느냐, 로그여야 하느냐 하는 논란...
아마 보셨을 겁니다. 성장이 중요하냐, 평등이 중요하냐. 그게 바로 말씀하신 '시간개념' (주기 개념이란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에 따라 달리 생각해야 할 주제 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다들 투자와 성장을 끌어올려야 하고, 중기에점차 평등을, 그리고 이용자가 많아지고 스팀잇이 어느정도 성장을 마치면 조금더 평등 개념에 가까운 질서가 필요할 겁니다. 현명함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구요. 아마 이용자가 페이스북 크기만큼 많아지면... 더 이상 모두가 현명할 순 없을 겁니다. 제가 qrwerq 님이 말씀하신 걸 잘 캐치했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주기' 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잘 캐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명함에 구체적인 디테일은 주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봅니다. 다만 여기에 어려운점이, 거시적으로 보았을때 가지고 있는 스팀잇의 주기와, 각 개인이 기대하는/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주기 또한 불일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 사람마다 어디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지, 그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언제인지, 삶의 궤적에 있어서 스팀잇은 어떠한 (시간) 비중/과정을 차지하는지 (아주 간단하게, 단기간 머무를 것이냐, 장기간 바라볼 것이냐 등) 등에 따라 - 하나의 넛지, 혹은 다층의 넛지도 포착하지 못하는 (너무도 다양한 시간축에 대한) 교란과 외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현명함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키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자본주의의 지배방법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라 생각해요. 스팀잇이 어려운 이유가, 감춰져 있던 비밀을 엿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알 필요가, 아니 알아야 한다고 인식조차 못했던 것을 배워야 하니까요.
공부는 왜 했나 싶어요. 저는 책 묶는 방법이나 연구해봐야겠어요. 전자책은 메모가 안되니 종이를 엮어봐야죠.
보통은 자주 써달라고 조르게 되는데, 이건.. 그냥 고맙습니다. 건강하셔야 해요.
맞아요 저도 주변 지인들과 토론을 했는데... 사실 이 사회에서 자본 증식을 도운 가장 강력한 권력이 정보의 통제였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면에서 스팀잇은, 비록 자본주의적 요소가 많지만 투명함이라는 대단히 혁신적인 도구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 투명함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우리가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아직 모르는 것 뿐인것 같아요.:) 늦은 밤인데, 릴렉스킴님도 편히 주무세요.
스팀잇 중독이라 잠이 늦어요^^
앗 ;;; 똑같이 중독이군요...^^;
Cheer Up! 댓글이 많은걸 보고 궁금해서 왔습니다!
굿굿 소중한 글감사합니다 ! 보팅 봇이라는거.. 저도 몇번써봣는데 별루더라구요 돈도 얼마안되고 ! 그래서 안쓰는데 역시 안쓰는게 답이엇군용
헤헷 수달 프로필이 멋지네요. 보팅봇도 착한 보팅봇이 있고 안 그런 보팅봇이 있더라구요. 사실 고이자 저확률 보팅봇이 문제인데, 가끔 너무 좋은 글이 노출이 안될때 뉴비분들이 '착한 보팅봇'을 사용하시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한테 보팅해줄 때 쓰는 @Tipu 라는 봇은 사용해보긴 했어요. 거긴 안 쓴 금액은 돌려주더라구요 :)
꾸준히 나만의 컨텐츠로 가는것도 약간은 힘든지라 보팅봇도 이용해요. 좋은 컨텐츠를 설정한다 하더라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되짆아요. 양갈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스스로의 컨텐츠 계발, 그리고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보팅... polonius79님의 고민과 성찰에 감동입니다.
맞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정당한 보상을 못 받고 묻혀버리는 글들을 끌어올리는 건 언제나 생태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 기능은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기능을 위해 스팀잇 공식 홍보 기능이 있습니다.(보팅봇과 비슷하게 스달을 받고 보팅을 해줍니다.) 공식 홍보봇을 이용하면 스달이 소각되어 모두의 자산가치 상승에 기여하지만, 사설 보팅봇은 보팅봇 투자자들이 돈을 벌죠. 그래서 기왕이면 공식 홍보봇을 이용하면 좋지만, 사실 글이 '홍보글' 로 가버려서 오히려 홍보효과가 떨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냥 인기글로 가면 좋은데요. ㅠㅠ 이런 지점을 좀 개선하면 사설 보팅봇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성이 가득한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D 크게 또 멀리 보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지요 :)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답을 내기 어렵다는 것과 몇 달 뒤에 또 다른 신규분들이 오면 다시 제기될 것이라는 느낌은 지우기 어렵네요 :)
넵. 사실 '답'을 낸다기 보다 멤버들 각자가 자기의 규칙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2-3개월 마다 한 번씩, 신규 유입자분들이 오시면 반복되는 논쟁이기는 하죠.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스팀잇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 를 엿볼 수 있는 작은 실험실 같아요.
저도 실험이라 생각하니 흥미롭게 지켜보게 됩니다. 매트릭스 안의 모르모트가 된 기분이랄까..-.-;; 그러면서 정말 많이 배웁니다.
스팀잇의 생태계를 지금과 달리 어떻게 구성해가느냐는 우리모두에게 커다란 숙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대가 많은 만큼 우려되는 부분들도 많습니다.
넵. 스팀잇은 불완전한 생태계라... 인간을 시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단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