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는 사람에 대한 곧은 마음
가끔 생각나는 글 동료가 몇 있다. 문득 이 사실 자체에도 마음이 뜨거워질때가 있다. 이들을 떠올리면 평소에는 없던 용기가 불쑥 솟아 문자를 날리게 되기도 하고, 그 사람의 형체와 온기 있던 기분을 떠올리며 발걸음이 가벼워지기도 한다.
꼭 쉼을 취해야만, 휴식을 가져야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현타가 너무 세게 올 것 같아 자제하지만... 늘 to-do list 를 옆구리에 끼고 자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나'를 챙기기란 쉽지 않다. 정말 어렵다. 그럼에도 늘 밸런스! 를 외치게 되지 않나(모두가)?
대부분의 일들은 시간이 일정 지나야만 언어화할 수 있게 되지만, 아주 잠시의 즉흥성이 발휘되어 그 상황이 내게 딱 맞는 옷인듯 적용되어지는 때가 있다. 이 적용 과정을 지나고 나면, 늘 그렇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얼마나 어렵고-그 사이 나를 지키는 일은 서른이 넘어서도 매번 성공할 수는 없다는걸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아주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내지 않았더라도, 서로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지 못했더라도, 떠오르는 몇 사람들이 있다. 어디에 있던 무얼 하던 존재 자체가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 사람들.
요새 하도 '타인'에게 중심이 맞춰진 생각을 많이 하고 '돌봄'을 행하다 보니 늘 '나'에게 초점을 두고 행해왔던 글이 아주 더디게 써진다. 때문에 단상들이 갈수록 적게 기록된다. 늘 접하는 교수,학습 방법, 교육학 등 학술적인 책 (하필 이번주 독서 모임 책도..) 들로부터 떠나 다른 책들을 읽고 그런 색의 글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새 눈에 띈 몇가지 책은 마크 도티의 묘사의 기술 (지혜의 숲에 가서 보았던), 일자 샌드의 센서티브 (인생책 중 하나),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글동료들의 말과 글들을, 마감이나 압박이나 구체적인 상황을 다뤄야 하는 '글작업'에 대한 생각 없이 편하게 누워서 빈둥빈둥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출근을 앞두고 할 생각은 아니지만서도.
나는 얼핏 몇 달치 몰아친 작업에 지쳐 그저 무해하고 아름다운 글들을 인풋으로 꽉꽉 채워넣는 그런 일들을 그리워하고 있나 싶다. 급 포근해진다는 날씨 소식에 뭐 하고 있을까, 같이 꽃 보러 가고 싶다 하며 떠오른 사람들, 그리고 연결된 성찰 조각 기록. 따듯한 꽃놀이 혼자 가서 그들의 글을 읽는 기분 좋은 상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