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생각

안녕하세요, fenrir입니다.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하여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었습니다.

기존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상에서는 1주일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었기 때문에 1주일을 평일 5일로 행정 해석하여 최대 68시간(법정 40시간+ 평일연장 12시간+주말연장 16시간)까지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1주일은 7일’이라고 정확히 명시하였기 때문에 주당 근로시간은 최대52시간(법정 40시간+연장 12시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주말 연장 근무시간만 제외하면 그 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이번 주 52시간 근무제는 꼭 지켜야 하는 강행 규정이라는 점입니다.

노사 간에 합의 여부와 관계 없이 근로자는 때려 죽어도 주 52시간 이내에서만 근무를 해야 하며, 회사는 법정 40시간을 초과하는 12시간분에 대해서 초과 수당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이를 어길 시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저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통 하루에 10시간 정도 일하니(8시 출근/7시 퇴근, 점심시간 1시간 제외)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제가 다니는 회사의 월급은 법정 40시간을 기준으로 책정한 월급이어서 제가 하루 8시간/주 40시간(8시 출근/5시 퇴근)이상을 일하게 되면 회사는 저에게 초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 회사가 지급을 거부하면 저는 노동부에 꼰지르면 되고 그렇게 되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게 됩니다....

이에 회사는 더 이상의 월급 인상은 없다. 즉, ‘초과 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터이니 하루에 8시간만 일해라’ 라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였습니다.

오예!!! 쏴리 질러!!!

그래서 저는 7월 1일부터 평소보다 2시간 빨리 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첫날에는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진짜 가도 되나’라는 의문이 살짝 들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월, 화, 수 딱 3번 해보니 마치 원래부터 5시 퇴근했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완벽한 칼퇴를 시전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제도 도입에 대해서 찬성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찬성하는 분들은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 ‘정당한 대우’ 등을 주장하시고, 반대하는 분들은 ‘기업 경쟁력 저하’, ‘반민주적으로 추진’, ‘기업주를 죄인 취급’ 등의 주장을 하십니다.

후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성공적인 제도였다고 평을 받게 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제도를 매우 찬성합니다.

아직도 밤새 야근해도 초과 수당을 주지 않은 회사, 근무시간이 길어야만 일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더 이상 이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비록 제도가 강제적이고 형사처벌 조항도 있어 무시무시한 점은 있지만, 저는 이 제도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자 저를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정말 너무 좋아하고 있기도 하구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다 옮길 꺼니깐 그 때 가서 후회하지 마’ 또는 ‘이런 포퓰리즘이 우리나라를 망하게 만들꺼야’ 라고 협박하시는 분들은 진정 본인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아닌 타인우매한 민중? 개/돼지? 또는 국가가 걱정이 되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공정한 게임을 해 왔다면 이 제도도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심판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