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을 믿을 수밖에

in #kr5 days ago



관성을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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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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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쁨도, 큰 슬픔도 없는 한 주였다. 묵묵히 해야할 일을 했다. 글쓰기(혹은 지금까지 썼던 글 홈페이지에 아카이빙), 공부, 일. 이것만 해도 자정이 쉽게 넘어갔다. 이성적인 활동들은 다 멈추고 소설을 읽고 싶고, 아니면 좋은 데 가서 아무 생각 없이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너무 피곤할 때는 침대에 누워 기절하듯 낮잠을 청했다. 1시간 정도 후에 일어나서 다시 하던 일을 이어갔다. 아직은 좀 더 나아갈 때야. 내 속에 있는 컨트롤 타워가 이마 뒤 전광판에 이와 같은 메시지를 크게 써 놓은 듯했다. 놀고 싶은 마음이 부서졌다. 지금 나의 경우는 시드가 클수록 이득인 투자와 같았다. 그냥 꾸준히 나아갈 수밖에.

결혼 준비와 해외 생활 준비는 이제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곧 들이닥칠 현실이다. 은행 계좌부터 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 정보를 찾고, 그게 올바른 정보인지도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은근히 검색 결과가 시원찮다. 인터넷에서 알 수 있는 정보와 실제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보가 다르다. 정보의 모호성을 줄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역시 예상한 대로 해야할 일들이 마구 생겨난다. 안 그래도 신경 쓸 게 많은데, 미리 1종 수동 운전면허로 업그레이드 해둔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내가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 중이겠지만 여전히 아주 두꺼운 투명 버블 안에 갇혀 있는 기분이다. 평생 외국어 학습자로 살아가는 이상, 아마 이 느낌은 언제나 안고 가야할 것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완전히 낯선 세계를 여는 일.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언젠가 이러려고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혼잣말을 내뱉게 되리라 믿는다. 생각과 의지가 멈췄을 때 그동한 형성한 습관이 삶을 밀고 간다. 그렇게 습관에 의지한 채 깊은 터널 한 가운데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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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경우는 시드가 클수록 이득인 투자와 같았다. 그냥 꾸준히 나아갈 수밖에.

며칠 전부터 이럴 수록 중심을 잡고 더 천천히 묵직하게 가잔 생각을 했어요. 채린님도 더 크게 단단하게 만드는 시기시군요. 임계점이 지나면 뚫고 나오리라 믿습니다. 사실 이제까지 그린 그림 역시도 무척 멋지다는 건 비밀입니다 :D !

신기하게 이곳에 글을 쓰면 저를 관조하게 되어요. :) 다른 도구들도 많은 이 세상에서, 유독 이곳이 그런 기능을 하네요ㅎㅎㅎ (마크다운 글쓰기 때문인가 👀) 이렇게 진심으로 현재 상태에 반응해주는 스텔라 같은 분이 계셔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덕분에 나아가는 시간들 안에서 즐겁고 힘이 된답니다! 🥹 늘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우리 함께 묵직하게 걸어가요 ㅎㅎㅎ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동시에 지금 이순간을 회피하지 않는 단단함이 느껴져요 수렴과정이 고될수록 미래의 시간은 복리로 기쁨을 돌려줄 거예요:)

보얀님, 이렇게 커피 한 잔 같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된 수렴 과정 끝에 복리의 기쁨이라니, 참으로 마음에 드는 표현이어요ㅎㅎㅎㅎ 또렷한 정신으로 나아가보겠습니다! 🫡

오 다시 오셨네요!
오랜만입니다! :D

돌아왔어요! :) 다시 뵈니 좋아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