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요전
제 11장 깨달음
참 나와의 상봉
이 공부는 세 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중생으로서의 나'를 되돌려 주인공 자리에 놓음으로써 '참 나'를 알게 되는 데까지이다. 이때 수행자는 한 번 죽는 것이고 동시에 새로이 태어나는 것이다.
첫 단계에서 모름지기 수행자는 마음의 중심을 주인공에 두고 밖으로 확산되는 사량심을 거두어들여 일체 경계를 주인공에 맡겨야 한다. 주인공이야말로 나의 시작이요 끝이요, 그야 말로 영원하고 무한함을 알아 주인공에 모든 것을 귀일시켜야 한다. 고로 이 단계에서는 신심이 가장 중요하다. 지극하고 간절해야 한다. 또 경계에 끄달리는 마음을 순간순간 놓아 버리는 것인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는 사량심이 짓는 '거짓 나' 라는 환상을 깨뜨리는 공부이다. 그것이 여일하게 된다면 일컬어 참선이다. 거짓 나를 내던지는 공부가 깊어져서 지극하고 순수하게 된다면 삼매 중에 참 성품이 저절로 발현된다. 마치 잉태된었던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같다. 이때 '중생으로서의 나'의 입장에서 보자면 일체 경계를 다 맡기고 집착을 버린 것이니 그것이 곧 죽음이지만, 주인공의 입장에서 보면 죽음이기는커녕 탄생이 된다. 그리하여 참 성품이 발현된다면 형언할 수 없는 법열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다. 이제부터 주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비로소 진정한 공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202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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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7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