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스팀파워의 결합으로 가능한 일
어제 공익활동에는 정보와 도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보는 돈이고, 도구는 돈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가령 내가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하자. 그 사람들을 찾아내고 정확하게 돕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조건이 포함되면 포함될수록,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가 멀어지고 유통과정에 놓인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것처럼,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 찾아내고 그 사람들에게 적합한 도움의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들에게 돈이 간다.
복지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굶어죽어도 좋다거나, 그들이 수익을 얻는다 하여 위선자라 하고 싶은건 아니다. 오늘 말하고 싶은건 유통에서의 문제와 같다. 유통업자가 악인이라서, 특별히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유통과정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소비자와 생산자의 간극이 넓어지고 생산자는 생산에 대한 보상을 온전히 얻기 힘들어진다. 복지 또한 마찬가지다. 그 중에 특별히 욕심 많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의지를 가진 사람이 정보와 도구까지 지니게 된다면 복지에 필요한 인력이 감축된다고 해도 복지에 몸 담은 사람들이, 진정 복지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반감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 위치에 간다고 해도 자신에게 의지가 향할 것임을, 그리고 그 의지가 적절한 정보와 도구를 지니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 걱정 할 필요가 없다.
터미네이터 등의 영향일까, 우리는 인공지능을 상상하면 인간과 별 차이 없는 기계를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기계 장치가 나타난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의 일을 쉽게 하는게 가장 주요한 목표다. 인공지능 또한 우리의 일을 쉽게 만든다는 최초의 목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래에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동등해지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이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정보를 분석하고 취합하는데 효과적인 기계다. 그들의 발달과정부터가 불필요한 선택지를 걸러내는 것에 집중하도록 발달했기에 그들은 굉장히 효율적이다. 많은 인력이 필요했을 작업을 인공지능은 쉽게 해낼 수 있다. 가령, 복지대상의 선정이 있다.
인간이 하는 복지대상 선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첫번째로,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편향될 수 있다. 두번째로, 의도적으로 왜곡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인력은 돈이다. 내가 스팀잇에서 '노력하는 작가 중 보상이 형편 없는 작가'를 지원하고 싶다고 하자. 가입자 수가 적은 지금도 그들을 찾아내는 일이 어려운데, KR 사용자만 100만이 된다면 어떨까? 더 나아가 1000만이 된다면? 이를 인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처음에는 평균 보상이 임의로 지정한 수치 아래이며 문자수가 얼마 이상인 작가들을 찾아내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몇몇 작가들을 골라낸다. 인공지능은 그 글들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유사한 작가들을 계속해서 찾아낼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선택하지 않은 작가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보고할 수도 있다. 복지를 악용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도 쉬워진다. 내가 제시하는 어뷰저들을 분석하여 어뷰저들의 공통점을 추려내고 자동화된다.
그렇다면 특별히 스팀잇을 지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스팀잇은 독특한 형태다. 자본의 감소 없이 자본을 나눌 수 있다. 무상증자의 형태로 발행되는 특성상, 자본의 희석은 있으나 정도가 약하다. 물론 이는 스팀달러와 스팀의 시세가 어느정도의 선은 지켜줄 때의 이야기이지만 나는 경제전문가도 아니며, 경제전문가조차도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을 예측할 수 없으니 논외로 한다.
책을 사도 작가에게 떨어지는 원고료는 적고, 영화가 흥행해도 각본가가 부자가 되지 않는다. 내가 그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건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부담이 되는 일이며 증여세 문제도 있다. 하지만 보팅에 증여세를 걷을 순 없다. 나는 현실에서의 증여세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백번양보해서 증여세가 정당하다고 해도 스팀잇에서는 정확하게 계산할 방법이 없다. 모든 정보를 모두가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도 도움이 된다. 내가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작가들의 책을 사서 읽어야 한다면 불가능할 일이다. 애초에 의지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며, 의지가 있어도 도울 방법이 없었다.
자, 이제 가능해진 일들을 추려보자. 도움이 필요한 개인들을 찾아내고, 그 개인들에게 경제적 보상, 더 나아가 내 노력이 충분하다면 정신적 보상까지도 제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흘러나가는 돈은 거의 없다. 이 모든 일을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와 스팀파워라는 도구로 할 수 있다. 닳지 않는 도구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남은 문제는 내 의지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의지를 행하는 것으로 또 다시 내가 보상을 얻을 수 있다면, 의지 또한 퇴색되지 않을 것이다.
횡설수설하는 일도 잦아지고 애교가 늘어나는걸 보니, 제 가드도 많이 내려간 모양입니다. 부디 막나가는 제 의식의 흐름에서 길을 잃지 않으시기를...
Cheer Up!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관심을 갖고 있나봐요!
공감가는 글 잘읽었어요.
뻔하고 당연하지만 실행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
가진 바 재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글' 하나 만으로 먹고 살기 힘든 이 시점에서 스팀잇이 한 줄기의 빛이 되길 바라 봅니다.
그러네요. 스팀잇에는 증여세가 없다. .
국가는 어떤 일을 해야할까요?
국가가 세금을 거두지 않아도 될까요?
갑자기 두서없이 궁금해 집니다.
참...저...
이런 질문 죄송한데...
어느 부분에서 애교가 늘어났다는 것이지....
어차피 지원 받는 작가가 스팀을 원화로 환전하여 경제활동을 한다면 꾸준히 간접세를 낼텐데 굳이 이중삼중 과세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세금을 더 많이 거두려고...
인공지능으로 보팅장사하는 유저들을 막아내면 좋겠내요.
철학자님... 이제는 대중 앞에 맨 몸을 드러내고 멋지게 자랑을 하시네요~ ㅋ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가즈앗!!! ^^
자본의 감소 없이 자본은 나눈다는 개념 때문에 사람들이 스팀잇 소개하는 저를 사기꾼으로 보지요. ㅋㅋㅋㅋ
ㅍㅎㅎㅎㅎㅎ
대공감..
제가 요즘 겪고 있는 흔한 일상입니다 ^^
그 부분에 대한 글을 언젠가 써 보려고 하는데요, 스팀달러는 스팀잇에 컨텐츠가 쌓일 때마다 지급되는 거고, 컨텐츠가 쌓이면 스팀잇의 경제적 가치도 올라가므로 대동강 물 팔이나 폰지 스킴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스팀잇 하는 우리는 아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죠.
안녕하세요 kmlee 님, 세상이 변하면서 봇들이 활개를 치고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스팀잇을 지배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ㅎㅎ 그래도 저는 수작업합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수작업의 즐거움을 봇이 어찌 알겠나요 ㅋㅋ 인공지능이 온다면 그때는 정말 컨텐츠의 분류가 확실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잘 보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kimsungmin님의 꾸준함! 항상 동기부여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점점 방대해지는 글에 대한 큐레이팅 보조를 인공지능이 맡게 하자는 것이군요. 굉장히 효과적인 일이 될 거 같습니다. 큐레이팅봇이 단순한 서치를 넘어서 글에서 주는 온기나 뉘앙스, 느낌까지도 서치조건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정말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겠습니다ㅎ 어떤 글은 사람이 보는 것보다 봇에게 낮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크! :D 어쩌면 어제의 글은 앞으로 펼쳐질 kmlee님의 담론에 대한 서문이였을지도 모르겠군요.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