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고싶다.

in #kr-newbie7 years ago

GC048P01471.jpg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아파트.
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것이다. 면적에 따라 시세 10억-30억을 호가하는 이 고급 아파트. 강남 8학군과 한강변 압구정의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그곳은 비록 지어진지 오래되었지만 현재에도 '명품'아파트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ĸó-2.JPG

뉴스를 즐겨보시는 분들은 2013년도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길고양이가 거슬린다'는 일부 주민이 겨울철 따뜻한 곳을 찾아 길고양이가 드나드는 보일러실 문을 잠그었고. 반년쯤 뒤에 길고양이 수십마리가 바짝 마른 사체로 보일러실에서 발견된다. 그 해 겨울 또 마을 주민들은 '고양이가 자꾸 울어 시끄럽고 배설물 냄새가 난다' 며 동파위험도 있으니 보일러실 문을 다시 잠그겠다고 선언하여 동물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01.9383843.1_99_20141211172402.jpg

+_+

2014년 이곳에선 이런 사건도 있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평소 입주민인 70대 여성으로부터 '경비원이 왜 화장실에 가며 자리를 비우느냐' 는 이유로 폭언을 듣고 5층에서 먹으라며 떡을 던지는 등 모욕을 당하던 경비원 이만수씨가 분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몇년이 지났지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생생히 기억난다. 이 사건 이후 아파트의 이미지가 훼손 되었다며 입주민들이 경비원을 전원 해고하겠다고 선언하였으나 이후 경비원과 입주민들이 타협하며 무마되었다고 한다.


102389_101711_154.jpg

그리고.
스팀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야지~ 라고 적은 얼마전의 다짐이 무색하게 다소 부정적인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것이다.

+_+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가 최저임금 인상 등을 내세우며 경비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현대아파트 경비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28일 경비원 94명 전원에게 1월 31일부터 해고하겠따는 내용이 담긴 해고예고통지서를 보냈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경비업무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의 이유를 해고사유로 들며 앞으로 타 용역업체를 통해 경비원들을 재고용 할것이라 하였으나 94명 모두 복직될지는 미지수다.

1000여세대 입주민들은 경비원 해고를 반대하고 일부 주민들은 '미미한 임금 인상으로 인해 아파트를 정성껏 돌보아온 경비원들에게 고용불안과 실직을 겪게 할 수 없다' 라는 글을 단지내에 걸었다고 한다.

+_+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의 일당 인상분은 일 10400원. 월급으로는 30만원. 세대수로 나누면 세대당 월 3500정도의 부담이 더해진다.

+_+

나는 이 아파트에 사는 친척이 있다.
맨 처음에 재개발을 노리고 이사를 했는데 경비원들이 다 '사장님. 혹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라고 인사해서 그 친척분은 몸두를 바를 몰랐는데 다른 주민들은 익숙해 졌는지 당연시 여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_+

이 뉴스를 접하고 참 많이 분노했고 친구와 밤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의 분노는 깊어갈 뿐이다.
과연 내가 너무 좌편향적인 사람이라 그런걸까...
아니다, 위 사건들은 분명 천박한 자본주의, 이기주의의 실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선 구담처럼 전해지기만 하는건가.
강남에서 라면 한 그릇 가격도 안되는 삼천오백원을 아끼기 위해 구십여명의 아버지들을 실직자로 만들었다.
'내가 부자가 된다면 그러지 말아야지~~' 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지금부터 . 나부터 노력해야겠다.

Sort:  

부자가 된다면 어떨까요? 잘 모르겠네요 ... 보팅 팔로우 합니다

저..저도 잘 모르겠어요...

Cats have 30 vertebrae (humans have 33 vertebrae during early development; 26 after the sacral and coccygeal regions fuse)

useful information. thx.

The claws on the cat’s back paws aren’t as sharp as the claws on the front paws because the claws in the back don’t retract and, consequently, become worn.

공감갑니다.. 앞으로 신흥부자들이 더 많아 질텐데 걱정이군요..

저는 서울숲 트리마제에 살고싶어요...

링크 : 코인으로 수억 수십억 벼락부자가 쏟아지고 있다. 그들의 돈은 어디로 몰릴까?

제글도 한번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하하저는반어법으로쓴거긴한데.... (저는메세나폴리스여...ㅋ.ㅋ )

핼캣님 글은 늘 집중이 잘 되고 잘 읽혀요 ^^

realin님이 집중력이 좋으신거에여..... 저는 성인adhd입니다. ><

amazing article im new i need to search which thing people most like

thx. i wish you can read. ..

ㅋㅋㅋ 마음이 따뜻하시군요

저도 길고양이를 좋아하는데요 군인이라 군부대에서 새끼고양이를 우연히 줍게되서 집도 만들어주고 근처 길고양이들을 위해 밥도 순번을 돌려서 간부들끼리 나눠주고는 합니다 매일매일 고양이들의 귀여움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저런 부자동네에서 오히려 본인들의 편의를 위해 동물들과 공생은 커녕 간접적 살인을 해버리니 글을보면서도 마음이 편치않네요 ㅠㅠ
@Hellcat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ㅠㅠㅠ
팔로우하고 갈게요!

와. 군인이시군요. 고양이는사랑입니다 ><

Please vote my post

okay. I will :)

이해가 됩니다.
그곳에 사는 분들의 행태가...

오죽 살기 힘들면 그러겠습니까?
허울뿐인 삶을 꾸려가느라 각박한 교수님 사장님이니 말입니다

아파트 입주법을 만들어서 거주 주민 10퍼센트는 말단 경비원으로 근무를 의무적으로 하게 하면 그런 일이 없어 지리라 봅니다.
이건 돈을 떠나서 인격 인권의 문제 입니다.

귀한분들이 말단 경비원을 하실 수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하하

제 친구도 여기사는데..이런일이 있었군요 ㅜㅜ
강남은 진짜 땅값도 그렇지만 교통은 정말....

사람은 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