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맨프롬어스 리뷰] 1만4천년간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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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스포없음)


여기, 뉴발처럼 거짓말은 못할 것 같이
선하게 생긴 중년의 한 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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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주인공인 역사학 교수 '존 올드맨' 이다. 이 주인공은 다니던 대학의 좋은 조건도 마다하고, 갑자기 마을을 떠나려고 한다. 다른 교수동료들도 이해가 되지 않아 환송회 겸 떠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려 그의 집에 찾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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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주인공,
무언가 좀 이상하고 수상하다.

거장 '반고흐'의 작품을
차 트렁크에 대충 실으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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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의 희귀한 유물 표본을
대충 선반위에 보관하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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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으로 만들어진듯한 골동품 활을
대충 거실 어딘가쯤에 놓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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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갑자기 주인공은 자신이 14,000년을 죽지 않고 살아왔다고 고백을 해버린다. 그리고는 콜롬버스와 함께 항해를 하며 지구 끝에 가서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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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수들은 농담으로 생각하며, 스무고개를 하듯 여러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주인공의 대답은 진지하고, 논리정연하며, 역사적/고고학적인 타당성까지 있었다.

동료 교수들은 점점 대화에 빠져들고, 좀 더 깊이 있는 질문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한다.

성경 속의 인물을 실제로 만나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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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숨 죽인채 주인공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고, 주인공은 대답한다. 그 대답 한 마디에 이야기는 점점 믿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 영화 개요


'맨프롬어스'는 2007년도 작품으로 리처드 쉔크만이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이 놀라운 시나리오를 써 낸 작가의 이름은, 제롬 빅스비이다. 여담으로 제롬 빅스비는 이 시나리오를 38년동안이나 가다듬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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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처드 쉔크만'과 각본가 '제롬 빅스비'>


영화의 구성 및 전개방식은 '딱 한 문장'으로 끝낼 수 있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한다."

이게 끝이다. 영화의 구성은 정말 이게 끝이다. '대화가 전부'인 영화다.

영화 속 세트장도 대화가 이루어지는 허름한 집 한채가 전부이다. 제작비도 총 20만달러가 전부라고 한다. 굉장히 정적이고, 그 흔한 회상장면 하나 없다. 하지만 대화의 주제와 흐름, 그리고 중간 중간 반전들의 흥미로움은 '어벤져스 : 엔드게임' 못지 않다.

러닝타임도 1시간27분으로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주말 드라마나 예능 한 편 분량밖에 안된다. 시간이 될 때 가볍게 볼만하다. 아니, 꼭 가볍게라도 봐주길 추천하는 영화이다.




§. 관람 Point



[Point 1.]

생각해보자. 친구가 갑자기 14,000년동안 살았다고 하며, 내가 굳게 믿고 있던 기존의 지식들과 믿음들을 무너뜨려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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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친구들은 모두 '교수'들이다. 인류학자, 신학자(종교학자), 생물학자, 심리학자, 고고학자 등 각계 각층의 지식인들이다.

하지만 14,000여년을 살아온 주인공에 의하여 자신들의 믿음과 지식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믿음과 지식이 붕괴될 때, 각 분야 지식인이라는 친구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혼란스러워하고, 누군가는 분노하고, 누군가는 좌절하고, 누군가는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은근히 받아들인다.

대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변하는 그들의 반응, 그리고 대화가 끝난 후 집을 떠날 때 친구들의 반응이 '첫번째 관람 포인트'이다. 특히, '신학자'인 이디스 교수.




[Point 2.]

두번째 관람 포인트는 조금은 주관적일 수도 있다.

영화 소개에서도 말 했듯이 이 시나리오는 작가가 38년동안 다듬은 시나리오다. 물론 작가도 신이 아니니, 시나리오 안에 헛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헛점은 잘 보이지도 않을만큼 굉장히 잘 짜여져 있다. 앞/뒤 타임라인, 인과관계 등이 너무도 잘 들어 맞는다. 오죽하면 기존의 내가 알고있던 지식을 까맣게 잊은 채, 1시간 20분동안 다른 세상, 또 다른 평행세계에 다녀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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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나에게 '영화'란,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재미있는 허구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다가 '어쩌면 정말 저랬을수도??'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보통 영화에서 느끼는 '저랬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사항이 아닌, '저랬을수도?'라는 '믿음'의 감정이 들어가버린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느낄만한 감정을 SF장르의 영화에서 느낀 것이다.

이렇듯 어느순간 영화에 빠져들어 몰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SF 영화의 시나리오를 다큐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 P.S : 덧 붙이는 말



[P.S 1]
(중요중요 정말 중요)


만약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다른 리뷰 혹은 네이버에 나오는 줄거리조차도 '읽지 말고' 우선 시청하시길 권장한다. 영화가 워낙 짧다보니 '줄거리'에 영화 속의 반전이나 거의 전체 내용을 적어놓았다...ㅠㅠ
(선 시청, 후 검색을 권장드립니다.ㅎ)


[P.S 2]


2017년, 해당 영화의 후속편인 '맨프롬어스2 : 홀로세' 나왔다. 이 글을 보고 있으신 분들께 당당히 말하고 싶다. 보시지 말길. 제발 보지 마세요.ㅎ 딱 1편만 보고, 그 여운을 오래오래 간직하시길 바란다.

[P.S 3]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는 내용이 나온다. 내 지인도 그랬다. 혹시라도 보시게 된다면 그저 인간의 상상으로 기가막히게 잘 짜낸, 하나의 영화로만 봐주시길 바란다.




《별점 및 한줄평 》


별점 : ★★★★☆ (4.7/5)

"1시간20분동안
나는 스크린 앞에 있지 않았다.
그 집 안에서, 그들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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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없는 SF영화가 이렇게나 재밌다니."




Movie URL: https://naver.me/GTeniItY

[상영플랫폼]
무료(회원권) : 쿠팡플레이
개별구매 : 왓챠 / 네이버(시리즈온) 등



 끝.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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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뉴발처럼 거짓말은 못할 것 같이
선하게 생긴 중년의 한 남자가 있다.

에서 스크롤 내릴뻔

이영화..뭔가 끌리는데 ?

이건 찌화영, 아리스보더콜리랑은 차원이 다르지ㅋ 꼭봐 ㅋ

 12 days ago 

후속편도 있었나요? ㅋㅋㅋ
이런 거 좋아합니다. 재미있게 본 영화죠.
뜬금없지만 기독교 설화에 나오는 아하스 페르츠가 생각나더군요.
불로불사의 방황하는 유대인

후속편은 진심 안 보셔도 됩니다ㅋㅋ
"아하스 페르츠"는 처음 들어보네요 'ㅁ' 오호~ 지식인 피플러님ㅋㅋ
함 찾아봐야겠당 ㅎㅎㅎ

 11 days ago 

국내에선 퇴마록에 재밌는 소재로 쓰였죠.
그냥 설화인데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가던 중 구두집? 앞에서 잠깐 여기서 쉬어가도 되겠나 했는데
그 주인이 아하스 페르츠입니다. 놉 안됩니다! 꺼지세요!
예수: 너 ㅅㅂ 넌 내가 돌아올때까지 꼭 살아있어라
죽지 못하는 유대인이 되버림

오호~ 독특한 영화군요ㅎ

독특하기도 하고 꽤나 재밌기도 합니다 ㅎㅎ

돈으로 바른 영화가 아니라, 내용으로 승부하는 영화 같은 느낌이 드네요!
흥미로워집니다.

일단 영화부터 보고, 검색하라는 말
1편만 보라는말...
잘 기억하겠습니다!
멋진 영화 리뷰~ 감사합니다~ ^^

내용 하나만큼은 기가막힙니다ㅎㅎ
그리고 꼭꼭 1편만 보세욥!! ㅎㅎㅎ

기록해 둠. 횽아가 감동적이라니 믿고 봐야지.

웅ㅎㅎ 감동까진 아니더라도 짜임새도 있고 반전도 있고~ 좋은 영화얌!!ㅎㅎ

저 이 영화 좋아해요! 으허 역시 딥토크 최고야. 충격적인 딥토크는 짜릿하고요.

전 들으면서 끄덕끄덕 했던 부분이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인간의 몸으로 세계에 일어나는 일을 전부 알 수 없다는 그 부분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다고 느껴졌어요 >_<

ㅋㅋㅋ 정말 딥토크의 끝판왕인 영화죠ㅎㅎ

저도 스텔라님이 말씀하신 부분도 좋고,
"역사는 공백을 싫어해" 라는 부분도 좋았어요~

우연과 우연, 혹은 사건과 사건 사이를
어떻게든 이어붙이고 메꾸려고
말을 만들어내는 역사도 많다보니 'ㅡ' ㅋㅋㅋ

속편은 보지 마세요 ....
여기에 답이 있내요 ....
보다 보면 정말 빠져들며 보게 되는 영화에요 ^^

그러게요ㅎㅎ 왜 속편을 만들어가지고 ㅠㅠ ㅋㅋㅋ
1편만큼은 명작이 확실하죠 ㅎㅎ

독립영화같네요..줄거리만봐도 알거같은 내용임 흐흐

 11 days ago 

그렇게 오래 살면 사는 게 어떤 기분일런지. 끝이 없는 삶은 축복인가 불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