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20 지연되는 탄핵심판, 누구를 탓하랴.
스탈린 때부터 고르바쵸프까지 소련의 외교를 이끌었던 그로미코 회고록을 읽었다. 어쩌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로미코가 마지막에 한말이 진하게 남는다.
"인생을 막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해달라는 말을 나는 곧잘 듣는다. 언제나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해두고 있다. '공부하는 것을 배우시오' 누구나 읽고 쓰기를 할 수 있는 현대에 있어서, 더욱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에 봉사하는 생애를 보내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여기에서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 말을 보고 곰곰히 생각했다.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경종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재명을 떠올렸다. 그리고 윤석열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것은 각각의 가치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모름지기 그 대강의 방향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남을 속이지 말라. 이런 윤리적 기준은 상황에 따라 어떨때는 맞고 어떨때는 틀리고 해서는 안된다. 특히 개인의 윤리적 부분, 그 중에서도 거짓말하는 것, 도둑질하는 것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그 개인이 공직을 맡으려고 할 경우에는 특별히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탄핵심판이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은 2심판결이전에 탄핵심판이 나와서 대통령 출마를 해야 하는데 그런 일정이 지연되니 조바심이 생긴 모양이다. 이제는 최상목의 신변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필자는 헌재가 이재명 2심판결을 보고 탄핵심판 결과를 내릴 것이라고 한참전 부터 언급한바 있다. 헌재8명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헌재 8명 뒤에는 한국의 모든 기득권 세력들의 입장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주말 더불어민주당이 총력전을 벌일때, 국민의힘은 별로 대응도 하지 않았고 나경원은 구미로 내려갔다. 그것을 보고 이번주에 탄핵심판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음주에 탄핵심판이 내려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헌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이미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국의 기득권세력들이 이재명의 제거를 상수로 보고 윤석열을 탄핵할 것인가 아니면 기각할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하겠다. 한국의 기득권 세력에 미국의 힘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상식적일 것이다.
이재명은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시선을 외부로 향해서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했는데, 그의 시선은 자신을 향해 있었다. 그러니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좋은 기회를 모두 놓쳤다. 필자가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이재명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했다. 이재명은 혁명적 상황을 이끌어갈만한 능력이 부족했다. 이재명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계엄이후부터 필자가 지속적으로 했던 말이다.
결국 이재명은 죽쒀서 개준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이재명을 빠는 자들 보면 연민의 정을 느낀다. 그 무능력과 무능함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