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 계엄과 탄핵 정국의 정리, 각 행위의 당사자별 입장에 대한 나름의 평가
탄핵의결 이후 정국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는 여야중 누구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탄핵의결할 때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있었으나 점점 국민의힘이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열세를 만회하기된 원인은 크게 보아 이재명의 전략적 실수 그리고 미국의 확고한 지원이라는 두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는 한국 국내정치의 각 당사자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향후 상황전개의 방향을 예측 및 전망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당사자가 누구인가를 정리하는 작업을 먼저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 최상목과 국민의함, 경찰과 공수처, 미국, 진보당과 민주노총 정도가 아닌가 한다. 태극기부대도 강력하게 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별도의 당사자로 구분할만큼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먼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상황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먼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하게 이재명에의해 장악되어 있었고 당내에서 이재명과 반대되는 입장을 표명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재명의 입장과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드러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일사분란한 입장을 유지했던 더불어민주당내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은 중대하다고 하겠다.
이재명은 최근들어 윤석열 체포와 관련하여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은 차도살인을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힘을 빌어 윤석열을 체포하려는 것이다. 이재명은 이미 수세에 처한 것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신속하게 전개될 것 같던 탄핵심판도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재명이 경찰을 이용한 윤석열 체포에 주안을 두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통령 선거 조기실시를 위한 조건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윤석열이 일단 체포되면 탄핵심판도 어쩔 수 없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 아닌가 한다.
최상목과 국민의힘은 매우 현실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은 미국의 지원을 확고하게 받고 있다는 힘을 바탕으로 상황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안정적이란 가급적 탄핵심판을 지연하면서 이재명의 사법심판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상목이나 국민의힘 모두 이재명의 사법심판을 차질없이 조속하게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입장인 것이라고 하겠다.
최상목은 현재 체포영장과 경호처의 대응이 현행법상으로 정리하기 어려우니 여야가 특검법안을 만들어 대응하라고 하는 요구를 했다. 논리적으로 보면 최상목의 입장은 매우 합리적이다. 권영세도 특검법을 만들어 처리하는 것에 찬성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은 찾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기대선이 시급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적 접근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보인다. 바쁘다고 바늘허리 묶어서 쓰지 못한다고 했는데 지금 그런 상황이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최상목과 국민의힘의 입장이 합리적이지만, 이재명은 그런 합리적인 방안을 차분하게 따라갈 입장이 아닌 것이다.
국민의힘은 나름 분명한 원칙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석열의 탄핵인용은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되 최대한 시간을 지연하여 이재명에 대한 사법심판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까지도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탄핵당한 상황에서 대선에서 이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만일 이재명에 대한 사법심판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상황, 즉 이재명을 위한 대통령 선거를 조기에 실시하려고 할 경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재명은 윤석열에게 패배한 것과 유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인데 아직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을 대신하여 선거를 치르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것은 국민의힘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보다 훨씬 다양한 의사표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윤석열을 탄핵하되 이재명을 대통령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경찰과 공수처는 윤석열에 대한 내란죄 수사에 있어서 일종의 고비를 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행정부 수장인 최상목 권한대행의 지시를 무시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하극상이라고 할 수 있다. 최상목이 물리적 충돌을 하지 말라고 경찰에 말한 것은 대통령의 지시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경찰이 이런 지시를 무시하고 강경진압을 하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윤석열이 내란죄 혐의자이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시와 지침을 무시한다면 경찰은 쿠데타를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에게 체포영장 집행을 강조하기 전에 물리적 충돌을 하지말라고 한 최상목을 탄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권한대행이 체포영장을 강력하게 집행하라는 지시를 경찰에 하는 것이 순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압력과 그로 인한 시간지연 때문이라고 하겠다.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여당이나 야당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방하지만 이재명과 같은 불확실한 인물이 한국 대통령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게 한국의 권력향방이 중요한 것은 대중국 정책 때문이라고 하겠다. 미국은 대중국 전선 형성에 잠재적으로 방해가 될 수 있는 이재명을 배제하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보당과 민주노총은 별도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들 모두 이재명의 조기대선을 위한 행동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은 진보정당으로의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기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그야말로 윤석열 체포를 위한 행동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 같다.
필자는 처음부터 분명하게 밝힌 것처럼, 이재명이 이번 사안을 다루는데 실패했다고 생각하다. 가장 유리한 상황을 가장 불리하게 만든 것은 이재명 자신이다. 이상하게도 이번 탄핵정국을 보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이 있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정치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내 생각대로 되기 보다는 내생각과 반대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원하는 것과 일이 되어가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일이 원하는 대로 가게 만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당위성만으로는 어렵다. 당위성은 출발에 불과하다.
이번에 이재명이 전략적 실패에 직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계엄과 탄핵을 대중의 삶의 문제로 환원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중이 참여하려면 이번 계엄과 탄핵이 인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의 열기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했다. 그리고 인민의 삶의 개선과 이재명의 조기집권이 이어져야 했는데 그 중간 과정이 빠져버렸다. 아마도 이재명은 자신이 처한 처지가 너무 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가장 잘 대처하고 있는 측은 국민의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