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가시시권(日出可視時圈)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5 days ago (edited)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려면 부지런하고 세심한 근성이 있어야 한다. 대개가 변화가 이뤄진 후 알게 되니 뒷북일 뿐이다. 인지되는 현상은 비선형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CHOONZA ROAD IN LADAKH 2025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의 마음이 그곳을 채운다. 나는 나만의 공간을 숲의 풍경과 소리 그리고 냄새로 채웠다.

야외 일출 혹은 일몰 가시시권(可視時圈)이다. 미분시간을 적분공간으로 눈에다가 담아 기억의 공간에 채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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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잠자는데 익숙함이 필요하다. 두어 시간 뒤척여야 잠이 들고 겨우 잠들어도 금세 깨곤 한다. 레에서 고요한 밤의 문턱을 넘어선 즈음이면 지들이 늑대인양 주인 없는 개 무리가 짖는 소리 때문에라도 낯선 이방인은 성가신듯 성가시지 않은듯 늑대개들의 협화음인 듯 불협화음인 듯한 오케스트라에 심드렁하기 어렵다. 이방인이니까,

숙소 바깥은 여전히 어두컴컴한데 칠흑 같던 정신은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여기 고산 지대 새벽녘은 5월이라도 겨울처럼 추운 까닭에 이블 속에서 발가락을 이리꼼지락 저리꼼지락 거리면서 컴컴한 무의식의 바다로 다시 가라앉으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차라리 창밖 설산을 배경으로 새벽 바탕의 변화를 살펴보자 마음 먹지만 따뜻한 이불이 안아준 온기를 애써 외면하기 어렵다. 어느새 조물주가 그의 물방울을 언제 어디쯤 떨어 뜨렸는지 찾을 수도 없다. 옅은 유리광 하늘로 이미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태양의 입김이 얇은 선의 붓질이 되어 산 꼭대기부터 점차 노란 광택의 띠가 그어지며 덧칠해지는 미적분콜라보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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