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내가 꾸준히 하는 것
변덕스러운 내가 꾸준히 하는 것
매일매일 관심사가 변하고, 항상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는 나. 그래서 꾸준하게 무엇인가를 하는 것, 특히나, 꾸준히 해서 끝을 맺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출처: pixabay.com>
헬스장이나 요가원을 1년치 등록 후 일주일을 채 나가지 않는다. 세상엔 재미난 일이 너무 많으니까. 내 관심사를 그것들을 따라서 이리저리 또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노트를 끝까지 써본 적도 거의 없다. 사실, 노트를 체계적으로 줄 맞춰서 쓰기 어렵다. 글씨를 예쁘고 정갈하게 쓰라고, 어려서 부터 엄마의 잔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건만, 큰 결심을 하고 집중해서 글을 쓰지 않으면, 글 쓴 후 30초 후에는 나조차 못 알아보는 노트가 되고 만다. 그래서 노트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 쓰다 보면, 못 생긴 내 글씨로 채워진 노트가 마음을 편치 않게 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평균 이하로 불성실(?)한 편은 아니라고 항변을 해 본다. 적어도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지각 한 번 한 적 기본적인 성실함은 갖추고 있노라고. 너무 평범한가? 아니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피아노 학원을 땡땡이 한 번 쳐 보지 않고, 잘 다녔노라고…. 아.. 이것 역시 넘 평범하다..
그럼 이건 어떤가? 중학교 1학년 때는 주말을 제외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공부를 했다. 물론, 전날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니까. 음… 또 뭐가 있지?? 아…. 생각나는 게 많지 않구나.
뭐든 시작은 잘 하지만,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가 어려운 내가 나이가 들면서 그래도 조금 좋아진 게 있다면, 꾸준히 하는 아이템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난다는 거….. 라고 쓰고 나니, 작년에 시도해서 실패한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매일 책 1권 읽기’ 라든지.. ‘4시30분 100일 기상 하기’.. 라든지.. 이런 것들은 여전히 환타지 가득한 개인 프로젝트.. 새벽 잠이 사라지는 나이가 되면 저절로 될 일이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말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서론이 긴건가…
그래도 세월이 내게 남긴 약간의 성실성은 ‘감사일기 쓰기’다. 횟수로는 3년째, 날짜로는 707일. 하루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쓰는 일을 만 2년 가까이 하고 있다는 거.
매일 같이 조깅하기를 10년째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보기엔 가소롭기 짝이 없는 일이고, 6000일째 기도하고 있다는 분에 비하면 개미 와이셔츠 단추구멍만한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2년 가까이 매일 빠지지 않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고, 남모를 ‘부심(?)’이다.
‘블로그 글쓰기’기도 1년 간 지속해 오고 있다. 10년 전 쯤에 네이버 블로그를 열심히 쓰다가 그만 둔 이후로 글을 꾸준히 써 본적이 많지 않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물론, 지금도 글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2018년 2월 22일 스팀잇에 첫 글을 올린 이후로 1년간 종종 글쓰기를 해 오고 있다. 가능한 한 주 1회 오늘처럼 아무말 대잔치라도 글쓰기에 도전해 보고 있다. 중간에 2달 정도 안 쓴 날도 있지만 말이다.
명상도 1년 가까이 꾸준히 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다. 이전에도 명상은 종종 해 왔었다. 그러나 몇 달 정도만 지속되었다가 끊어지고, 또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했었다. 1년 가까이 꾸준히 한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물론, 감사일기처럼 365일 하루도 빠짐 없이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 두 번 빼먹는 일이 가끔 있어도 기여이 계속 하려 해 왔다.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기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안 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더 편안하고 기쁘다’ 바로 이것이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너무 피곤해서 금방이라도 자고 싶지만, 감사일기를 쓰면 오히려 피로가 풀리기도 한다.
명상도 그러하다. 새벽에 일찍 나가야 하는 날에도, 늦잠을 자서 바쁜 날에도 적어도 15분만 호흡하고 일어나면, 그날 마음을 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난다. 예민함 없이 평화로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호흡을 하려 한다.
두번째로 지속하게 만드는 힘은 ‘혼자 보다 함께 하기’다. 감사일기는 아는 동생을 돕기 위해서 시작했다가 내가 그 매력에 빠져서 꾸준히 하고 있다. 사실상 그 동생이 나를 도운 격이다.
명상의 경우 딱히 누군가 함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침 명상을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저녁 명상을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내가 크게 유용함을 느끼지 못해서 이리라. 최근 2주 사이에 다른 동생과 아침 저녁 명상하고 상호 인증 샷을 교환하고 있다. 아무리 졸린 날이라도 명상을 위하 잠시 앉아있는다. 그리고 가끔은 이왕 앉은 것 제대로 집중하기도 한다.
세번째로 지속하게 하는 힘은 돈을 거는 것이다.
글쓰기야 말로 내게는 꾸준히 하기 어려운 아이템. 그래서 돈의 힘을 활용하고 있다. 성장판 글쓰기 모임에서 돈을 일단 내고 쓸 때마다 1만원씩 돌려받는 방식이 그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매주 공개 집계되는 현황판에 내 이름이 빠져 있는 거만큼 자극적인 게 없다. 내 이름이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수치심이 올라오니까. 그런 수치심 대신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 동기 덕에 이렇게 일요일 밤이면, 말이 되든 되지 않든, 글을 올리고 본다. 사실,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볼 거라고 생각 안 하니까.
네번째 비결은 역시 체크리스트.
체크리스트 역시 꾸준히 하게 하는 큰 힘이다. 나의 경우, ‘항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 감사일기의 경우 하루의 최우선 순위 활동이기에 체크 리스트도 필요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체크리스트를 적을 때 기본적으로 체크할 것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 체크리스트에 동그라미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서라도 한다. 인간에겐 미완의 것을 완성하고 싶은 욕구가 있지 않은가.
무엇이 내 인생을 만들어왔는가.. 가만 생각해 본다.
내가 꾸준히 해 온 '긍정적인 활동들과 습관들'이 나를 '이 만큼이라도' 살 게 했다.
내가 꾸준히 해 온 '사소한 불성실들'이 나를 '이 만큼 밖에' 살지 못 하게 했다.
‘이 만큼 이라도’ 라고 하는 순간, 안도의 마음이 올라오고, ‘이 만큼 밖에’하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비난의 마음이 올라온다.
꾸준히 한 긍정적인 것들 보다 도중에 그만 둔 것들이 더 많고, 하다가 그만 둔 나쁜 습관 보다 여전히 하고 있는 좋지 못한 습관들이 더 많다.
좋은 것은 한번에 다 해 내고 싶고, 좋지 못한 것은 한 번에 끊어내고 싶은 조급한 마음들이 가득하지만, 내가 살아내고 있는 내 삶의 진도 또한 존중하기로 마음 먹어본다.
‘그래 지금 이거 라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게 어디야. 장족의 발전이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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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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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다는게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늘 꾸준함을 잃지 않도록 힘내십숑!
정말 동감입니다. 시작하는 것보다 꾸준히 끝까지 하는 게 참 쉽지 않아요. ㅎㅎㅎㅎ
혼자보다 함께, 돈을 걸기. 이 두개만큼 지속성을 돕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네네 동감입니다. 돈은 정말 실행력을 높이는 훌륭한 도구여요. ㅎㅎㅎ 조건화 되지 않는 자율적인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