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기록 #89
2025.4.10(목)
이번주에 아이들 학교에서 Q3 성적이 나왔다. 아이의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발표과제를 하지 않아서 그랬단다. 그 때문에 오늘 아이들 등교길에 아내와 아이가 한바탕 했단다. 아내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내가 속이 많이 상했다. 내가 오후에 아이와 통화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문제는 별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성적이 기본 이하로 낮게 나온 것은 아주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 그 문제를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면 된다. Q4에서는 잘 받을수 있도록 응원해주면 된다. 실수를 줄이도록 도와주고 다음은 지금보다 더 잘 할수있도록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와 30분동안 서로 이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원하는 것이 같았고, 이야기는 부드럽게 잘 끝났다.
사실 나는 오늘 아이와의 대화에서 성적보다 더 큰 성과가 있었다. 아이는 엄마아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멕시코에 처음 와서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번도 하지않았다. 그럴리가 없는데. 아무튼 몸은 옆에 있지만 아이가 무슨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추측만 할 뿐 잘 몰랐다. 그런데 오늘 아이의 한마디를 듣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오빠니까."
아이는 자신이 오빠이기 때문에 집에서 엄마와 아빠에게 자기까지 부담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때, 내가 아이에게 오빠라는 타이틀을 너무 무겁게 씌웠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큰아이에게 아빠가 없을 땐 엄마랑 동생 보살펴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이 아이에게는 큰 부담이었나보다. 몰랐다. 앞으로 아빠한테는 하고싶은말 다 해도 된다고 했다. 옆에 있었다면 꼭 안아줬을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이의 부담을 낮추고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 조금씩 바꿔나가야 할 것 같다.
<식사메뉴>
- 라자냐 (Lasagna de Res)
- 프리홀 (Frijoles Refritos)
- 샐러드
- 주스, 젤라틴 (Gelat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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