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에 대하여
욕설(辱說)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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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을 읽다가 접었는데 그 책 뒤에 언제 왔는지 마시가 있었습니다.
타타오: 마시 와 있었네? 오늘 날도 흐릿하고 꿀꿀한데…영양가 있고 재미난 문자요리 하나 소개해줄려?
마시: 시발!
타타오: 아니 아침 댓바람부터 웬 욕이야? 시발이라니…애들도 들을텐데.
마시: 후후후! 오해하지 마세요. 시작할 시(始) 쏠 발(發)- 시작해보자는 뜻의 시발(始發)이라고 한 거에요. 거 예전에 최초의 국산차라는 시발택시라는 것도 있었는데 기억 안나세요?
타타오: 오호! 그 시발이었어? 역시 그렇지! 문자요정 마시가 입에 욕설을 담을 리가 없지.
마시: 이야기 나온 김에 오늘은 욕설이라는 주제로 문자요리 한상 차려볼까요?
타타오: 그거 좋타! 요즘 꼭 필요한 주제인 것 같아. 요즘 청소년들, 특히 남자애들이 입에 욕이 붙어 살곤 하잖아? 그거 어떻게 해야 해?
마시: 그 애들도 욕설이 뭔지 그 뿌리를 모르니까 함부로 쓰는 거겠죠? 알고나면 차마 쓸 수 없을 거에요.
타타오: 좋아! 출발해보자! 시발(始發)! 우선 욕하고 욕설은 다른 거야?
마시: 욕(辱)은 별 진(辰)자 아래 마디 촌(寸)인데요. 이 진(辰)은 시간으로는 아침 7시경을 뜻하고 농사일을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마디 촌(寸)은 뭘까요?
타타오: 마디 촌(寸)은 원래 사람 손을 뜻하는 또 우(又) 아래 선, 또는 점을 하나 그은 모양인데 손목 금 그어진 곳에서 맥 짚는 자리까지의 거리, 즉 길이의 단위이기도 하고 또 더 일반적으로는 손으로 하는 행위를 뜻하곤 하지.
마시: 맞아요. 그래서 욕(辱)이라는 한자는 아침 일찍 농사일…이라는 의미로 시작되었는데 그 시간을 늦잠자다가 놓치곤 하면 부끄러운 일이었어요. 욕은 부끄러운 것입니다. 욕설(辱說)은 뭐겠어요?
타타오: 그러면 부끄러울 욕(辱)에 말씀 설(說)이니 남을 부끄럽게 만드는 말인가?
마시: 그렇죠. 그래서 옛날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이 늦잠자거나 하면 은근하게 말씀해주시곤 했죠. 해가 중천에 떴구나….재너머 사래 긴밭을 언제 갈려 하는가…등으로 지적해주면 젊은이는 부끄러워 하며 얼른 준비하여 일을 나가곤 했던 거랍니다. 그게 욕설의 원래 존재목적인데….문제는 그품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겁니다.
타타오: 그렇게 보면 욕설도 원래는 의미가 있는 거네? 그런데 지금의 욕설은 거의가 짐승에 비유하거나 성적인 내용이 되어버린 것 같아.
마시: 부끄럽게 한다는 의미에서는 맞아요. 하지만 수준이 매우 떨어져서 이제는 입에 담는 사람이 먼저 수치심을 느끼는 상태죠. 이런 옛말이 있어요. 닭피를 머금었다가 남에게 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기위해서 닭피를 머금는 자가 먼저 더러워진다는 거에요. 욕설이 딱 그런 경우 아니겠어요?
타타오: 그런데 왜 욕설이 지금 현대에 와서 동물이나 성적인 표현 등 그런 식으로 추락해가는 걸까?
마시: 그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랍니다. 사람을 동물에 비유하는 욕-가령 개새끼, 벌레만도 못한…금수만도 못한…늑대…여우짓…닭대가리…등이 그런 욕인데요. 인간을 저 하늘과 연결하지 않고 자꾸 동물과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여기서 뭐가 떠오르시나요?
타타오: 그런 표현이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는 이유가….인간이 그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뜻이 되는 거네? 마치 진화론이 그런 것처럼 말이지!
마시: 네! 욕은, 욕설은 사람을 하늘로부터 한없이 멀어지게 만들죠. 엄밀히 말하면 점점 천국이 아닌 지옥쪽에 가깝게 밀어부치는 표현이랍니다. 나도 상대도 함께 말이죠.
타타오: 한마디로 같이 죽자는 거네? 그러면 또 하나-성적인 표현이 욕으로 쓰이는 이유는 뭘까?
마시: 욕중에 성적인 표현? 그런게 뭐가 있어요?
타타오: 애이 꼭 내 입으로 말하게 하네? 거 있잖아. 씨팔…존나….그런거.
마시: 아 그건요. 그런 성적인 표현을 쓸 때 모욕감도 극한에 달하겠죠?
사람을 가장 쉽게 짐승수준, 또는 그 이하로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성욕이기 때문이죠. 상상해보세요. 성욕을 마음껏 풀고 사는 세상이 있다면 어떤 꼴일지…
타타오: 끔찍한 세상이겠구나! 나 이제 다시는 욕 안할래.
마시: 타타오님은 원래 욕 안했잖아요?
타타오: 속으로는 아주 안했다고 할 수 없어. 이젠 속으로도 안 할테야!
마시: 그러세요.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를 어두운 진창으로 끌어내리는 욕보다는 더 밝은 하늘로 이끄는 표현을 써보세요.
타타오: 밝은 하늘로 이끄는 표현?
마시: 연구해보세요. 다 떠먹여달라고 하지 말고. 아! 플래이아데스 별자리에서 신년모임이 있어서 가볼게요! 저는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