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의 양귀비 예찬시-청평조사
마시: 타타오님! 타타오님! 어서요! 지금 잠깐 나와봐요!
타타오: 아니 어디에서 어디로 나오라는 거야? 나 지금 깐징월드에 포스팅 올리느라 바쁜데 뜬금없이...
마시: 그곳 물질계에서 한 차원만 높여서 요기 다른 차원으로 잠간만 나와 달라구요! 지금 만날 분이 있어요.
타타오: 누군데? 황제라도 납셨나?
마시: 요즘 황제보다 이름값이 올라거버린 이백 시인께서 오셨다니까요? 어구구 바쁘면 자긴 두보나 만나러 간다고 하시네? (마이크에서 좀 떨어져서)아이~ 이태백 오뽜! 그러지 마시고 여기 좀 앉아봐요. 지금 나와요.
타타오: 나원참! 요즘 다른 공간도 사이비로 찰찰 넘치나보군! 이제 가짜 이태백이 사길 치러 나오니 원..세상이 어찌 되려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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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타타오님? 나 이백 맞소이다! 그쪽 입장에서 보자면 당나라의 김삿갓이라고 하면 믿겠습니까? 제가 한국어를 못하는 관계로 목소리는 마시의 동시통역으로 신세 좀 졌습니다. 허허허!
타타오: 헐! 진짜네? 아니 이렇게 귀하신 시선께서 이 산간벽지까지 왠일이십니까?
이백: 다름이 아니라 대범천에 천국시인으로 응모를 하려고 하는데 대표시를 가져오라는거 아닙니까? 그것도 이왕이면 황제가 인정한 시라야 가산점이 높다는데 거 참! 세상이나 천상이나...
타타오: 그렇다면 제가 알기론 당현종에게 초대받아 양귀비의 미모를 시로 표현한 청평조사가 딱 이겠네요? 맞죠?
이백: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필체로 붓으로 써서 가져오라는 겁니다. 그게 억지 아닙니까? 제가 시야 자신있다지만 붓 놓은지가 천년은 되었을 텐데...그래서 타타오님 도움 좀 받으려고 왔습니다. 그 청평조사를 붓으로 좀 쓱쓱...부탁 드립니다!
타타오: 험, 저도 바쁜디....그럼 저에게 어떤 보상을 해주시렵니까? 뭐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이백: 이건 어떻습니까? 제가 본 양귀비의 모습을 타타오님 전두엽 모니터에 비쳐드리겠습니다.
타타오: 우아! 정말요? 그러면 청평조사도 쓰고 양귀비도 거칠게나마 그려보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게...청평조는 정말 양귀비에 대한 감회를 지은 건가요? 아니면 후세사람들이 말하듯이 양귀비에 대한 찬탄인척 하고 실은 저주를 넣었다고도 하던데요?
이백: 천만의 말씀! 시인이란 말이죠. 일반인보다 훨씬 진실한 사람들입니다. 진실로 다가설수록 빛나는 문장이 나오니까요. 제가 술을 심하게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그 시를 쓰는 순간은 양귀비에 대한 찬탄으로 가슴이 가득 찼더랍니다. 나중에 간신배 고력사가 저를 모함하느라 씌운 이야기였지요. 뭐 저는 그런 거 신경도 안씁니다. 오히려 궁에서 쫓겨나는게 저에게는 훨씬 다행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타타오: 자, 이제 이백선생께서 한번 읽어주시겠어요? 청평조 제 1수만이라도 부탁 드립니다.
이백: 淸平調三首之一
雲想衣裳花想容 운상의상화상용
春風拂檻露華濃 춘풍불함로화농
若非群玉山頭見 약비군옥산두견
會向瑤臺月下逢 회향요대월하봉
타타오: 한글로도 풀어주실거죠?
이백: 구름 같은 의상에 꽃 다운 얼굴
봄바람 난간에 스치니 이슬방울 짙어지네
만약 군옥산(群玉山) 꼭대기에서 보지 못했다면
요대(瑤臺) 달빛 아래에서 만났으리라
타타오: 군옥산과 요대에 대해서 간단히 풀어주시겠어요?
이백: 군옥산은 신선의 어머니라는 서왕모가 거주한다는 산이며 요대 역시 선녀들이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타타오: 고맙습니다. 이번 션윈 공연에서도 이백선생의 청평조가 등장하여 많은 관객들이 감탄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봤고요.
이백: 하하하! 그런가요? 저도 기쁘네요. 그럼 저도 대범천 상제님한테 서류 제출하러 가보겠습니다.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