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와 타성, 그리고 게으름에 대하여

in #art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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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게으름에 포옥 빠져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그런데 마음놓고 게을러지기에는 뭔가 찜찜한게 남아있네요. 저는 뭔가 그 의미를 확실히 이해하기 전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버릇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마시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아! 다른 공간에도 전화가 있냐고요?
손으로 전화형상을 하여 귀와 입에 대고는 마시를 부르면 됩니다.
타타오: 마시마시!?....어....이러면 올줄 알았는데? 분명 들릴텐데...마시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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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 어우! 그렇게 좀 부르지 말라니까요! 무슨 모시모시도 아니고 그냥 그윽한 목소리로 마시? 라고 한번만 불러도 된다구요.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전화를 다 주시고?
타타오: 이걸 물어보고 싶었어. 나 게을러도 되? 아니 사람은 게을러도 되는 거야? 게으르면 안될 이유라도 있어? 나중에 과태료라도 내나?
마시: 게으름에 대한 질문치곤 굉장히 부지런하군요!ㅎㅎㅎ 우리 같이 생각하기에 좋은 주제네요. 우리 요정이나 천사들 세계에도 게으른 족속들은 꼭 있거든요. 우선 입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게으름은 한자로는 뭐죠?
타타오: 나태(懶怠)가 대표적인 한자야. 어디 한번 파자(破字)를 해볼까? 게으를 나(懶)는 마음 심(忄) 옆에 의지할 뢰(賴)가 있으니 의지하는 마음이로군! 게으를 태(怠)는 기뻐할 태(台) 아래 마음 심(心)이니 편해서 기쁜 마음 쯤 되겠네. 요약 좀 해줘봐.
마시: 그러니까 나태라는 것은....뭔가 의지하는 바가 있어서 편하게 마음 먹은 상태네요. 그렇죠?
타타오: 딱 그거네! 그런데 나태와 비슷하게 타성(惰性)이라는 단어도 있네? 이것도 분명 게으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맞지?
마시: 타성이란...게으름이 반복되어 어느덧 내 성품의 한꼭지를 이루게 되면 거기에 성품 성(性)을 붙여준답니다.
타타오: 좋아! 이제 최초의 의문으로 돌아가 보자구. 세상에선 게으름이 못된 것, 마치 일종의 죄악인것 처럼 치부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하늘에서도 그렇게들 보나?
마시: 이런 추상적인 주제를 파악할 때 한가지 유력한 팁이 있답니다. 극단으로 가보는 거에요. 그럼 게으름의 극단은 뭘까요?
타타오: 게으를 땐 만사가 귀찮지. 돈 벌기도 싫고 밥 먹기도 싫으며 숨 쉬기도 싫어진다면? 음....그건 아마도 죽음이겠네.
마시: 그렇죠. 게으름의 끝은 죽음입니다. 그건 일종의 자살인데 생명에게 준 권능을 모두 포기한 것이라서 그 사후가 매우 비참하지요. 아,이건 원래 좀 비밀인데....타타오님께만 알려드릴게요. ㅅ스로 생을 포기한 집단들의 그 공간에선 아무도 그들을 돌보려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장구한 세월을 그들의 영적 시체들 사이에서 버려져 있다고 해요. 그곳은 자살자들의 언덕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수억의 게으른 자살자들이 눈을 반쯤 뜬채 죽지도 살지도 않은 모습으로 널부러져 있답니다. 거긴 신도 지나가다 들리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이 우주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라는 말도 있어요.
타타오: 아...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면 하늘에서도 게으름은 미덕이 아니겠네?
마시: 하늘은 그 성질 자체가 부지런해요. 매일 해는 떠오르고 매일 세상을 밝혀주죠. 별도 언제나 돌고 있고 전체 우주도 쉬임없이 움직이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생명력이 넘치는 우주를 닮을 것인가 아니면 죽음의 언덕에 켜켜로 쌓여있는 죽은 자들의 심태를 본받을 것인가...답은 명료하답니다.
타타오: 그렇구나! 명백해지고 있어. 그런데 게으름은 모든 게 귀찮아지는 느낌인데...귀찮다-는 건 뭐지?
마시: 귀찮다-귀하지 않다-의 준말이랍니다. 모든 존재는 자기가 낸 사념을 닮아가지요. 모든 걸 귀찮아한 사람은 그 자신이 어느덧 귀하지 않은 존재가 되죠. 그래서 외풍에 쓸려가고 추우면 얼어죽고 더우면 쪄죽는 거랍니다. 자기가 자기를 돌보지 않는데 어느 신과 어느 부처님이 돌보겠어요? 하늘도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씀도 있잖아요?
타타오: 오! 그럼 반대로 귀찮음을 극복하여 게으름을 초월한 존재는 귀한 존재로구나!
마시: 그렇죠! 찰떡같이 알아듣는 타타오님! 부디 귀한 존재에서 더더욱 귀한 존재로 나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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