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와 아들
아들은 찬밥이다.
며느리는 따듯한 밥이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그렇다.
아들은 잘못이 있으면 바로 꾸지람이 날아온다.
그러나 며느리는 잘못이 있으면 그럴 수 있지 뭘 그래, 실수를 할 수도 있어하신다.
그렇다고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아들에게는 무슨 말이던 할 수가 았으나 며느리에게는 상처가 될까 싶은 말은 안 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다.
같은 말 같은 일을 해도 아들은 당연한 것을 며느리는 대단한 것을 한 게 된다.
어머니 옆을 지켜드리는 것도 내가 많이 하는데도 내게는 서운한 것들이 있고 며느리에게는 미안한 것만 있다.
이게 어머니의 고단수 아들 사랑이란 걸 알기는 하지만 때론 나도 엄마 며느리 하고 싶다,라는 우스개 말을 하게 된다.
세상에 질투할 것을 해야지 별 걸 다 질투를 하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사실 아내가 부러울 때도 있다.
어제도 그렇다.
여차저차해서 나갔다 왔다.
그냥 막무가내로 어머니를 두고 나갔다 온 것이 아니다.
다 조치를 하고 다녀왔다.
그러함에도 들어오니 어머니는 나와는 말도 안 하려 하신다.
표정을 보면 나, 너한테 화나 있다, 이런 표정이시다.
그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아내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아내가 와서 어머니에게 말을 걸면 이유불분 오늘도 고생 많았지로 시작해서 이야기가 오가다 보면 풀어지신다.
그러면 그럴 때 슬쩍 고무줄놀이나 줄넘기 놀이에 끼어들듯
끼어들어 나도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어색함이 어느 순간에 사라지고 어머니도 모른 척하시며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때는 비로소 마음이 풀리신 걸 알게 된다.
어머니의 단수는 아무래도 9단을 넘어 10단 11단쯤 되시는 거 같다.
내가 생각해도 어머니는 대단한 지략가로 보인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post is resonating with so many of us! Your honest and humorous take on the classic mother-son-daughter-in-law dynamic is brilliant. The "cold rice vs. warm rice" analogy is spot-on and paints a vivid picture.
It's so relatable how you describe navigating your mother's subtle expressions and waiting for your wife to act as a bridge. The quiet observation of family dynamics, and the longing to be seen through the same forgiving lens as your wife, is something many can understand.
The ending, with your mother's "10th or 11th-dan" level of familial strategy, is hilarious! Thanks for sharing this slice of life; it's funny, insightful, and thought-provoking. I bet many Steemians have similar stories to tell. Anyone else relate? Share your experiences be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