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맑음

in #zzan19 days ago

어머니의 기분이 한결 좋아지신 듯하다.
이거 저것 드리면 잘 잡수시고 이야기를 해 드리다 묻거나 하면 웃으며 말씀하신다.
어제 보다 한결 좋아지신 듯하다.
아무래도 어제 배설로 인한 고통을 덜 느끼신 덕에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우신 듯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머니는 언제 제일 좋으셨아요 물으니 자식들이 어렸을 적에 키우는 재미가 좋았지 그때가 행복했던 거 같아, 건강하게 잘 자라주니 얼마나 좋았는데 하신다.

짓궂게 물어본다.
어느 자식이 제일 사랑스러웠어요 하고 물으니 그런 게 어디 있어 다 똑같지 다 예쁘고 귀여웠지 다 사랑스러웠단다, 하신다.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런데 말이야 왜 형과 오빠만 좋아한다고 불만이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엄마가 모르시네요.
이렇게 내가 우리가 엄마를 독차지하니 그렇지요.
지금도 보세요 제가 엄마를 독차지 하나 동생들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시샘이 말이 아니에요 했다.

그랬더니, 어머니 왈 웃으며 하신다는 말씀이, 퍽이나 그렇겠구나 내가 바보인 줄 아느냐 어느 자식 하나라도 우리 집에 가자며 모시고 갈 사람 없다.
내가 돈이라도 많이 들고 있으면 모르나 난 젊어서부터 돈은 관심 없었다.
건강하면 어떻게든 살게 되니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키워달라는 마음으로 사셨다고 하시며 그래도 뭔가 약간은 아쉬운 듯 그래도 큰 자식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고 하신다.

어머니의 기분이 가뿐하게 좋으시니 좋다.
날이 어떠냐고 물으셔서 오늘은 흐리기는 했어도 날이 좋아요 말씀드리니 문을 열어 놓으라 하신다.
오후에 요양 보호사가 오면 냄새가 나면 싫어할 수 있으니 환기를 시키라 하신다.
문을 열어 놓고 쓰레기를 치웠다.
가급적이면 손님을 맞이하듯 깔끔하게 치워놓고 요양 보호사를 맞이해야 한다는 게 어머니의 생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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