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게 뭔가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하게 된다.
이 물음에 대해 명쾌하게 한 가지로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설령 도를 터득한 사람도 이 부분에서는 한마디로 답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사람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늙고 병들어 꼼짝 못 하면 가장 어려운 게 배설의 문제이다.
스스로 화장실을 갈 정도만 되어도 모른다.
그러나 남의 손에 의하지 않으면 배설의 문제를 겪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변도 그렇고 큰 용변은 더욱더 그렇다.
상황에 따라서는 애를 낳기보다 더 힘든 게 용변을 보는 일일수도 있다.
설령 심한 변비라 해도 스스로 화장실을 다닐 정도면 고통의 감내가 결국은 환희를 불러올 수 있으나
그게 아닐 때는 배설의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닌 듯하다.
어머니도 제일 큼 문제가 큰 용무를 제대로 못 보시는 게 문제다.
며칠 전에는 온종일 씨름 을 하시다가 성공하시기는 했지만 그로 인하여 기진하여 며칠간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끙끙 앓기만 하셨다.
그래도 감격스러운 건 해 내셨다는 것이다.
오늘도 날자로 보니 느낌으로 보나 보셔야 할거 같다며 아침 식사 후 죄약을 넣어 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한 찬 후에 환희에 찬 표정과 음성으로 어머니가 보셨어요 한다.
그것도 많이...
일전보다는 고생을 덜하신 거 같다.
다행이다.
그리고 좀 더 보실 거 같다기에 내가 어머니를 살피며 여쭈니 더 나올 거 같다고 하신다.
아직은 아들에게는 부끄러운 게 많으시다.
그래서 어머니는 이럴 때는 며느리를 찾으신다.
뭐, 나 혼자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아들에게 맞기지만 가급적 며느리 손을 원하신다.
오늘도 힘은 들고 어렵사리 해결하셨지만 역시 힘들어하신다.
온몸의 진력을 다 빼낸 먼저 번보다는 수월하신 듯했다.
거시기 뒤처리에 있어 변기를 이용했는데 화장지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변기가 막혔다.
물이 안 내려간다고 아내가 말을 한다.
이럴 때는 즉각적으로 백 퍼센트 내가 바로 나서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구를 준비한 게 있어 사용해 봤다.
생각보다 성능이 괜찮은 거 같다.
요즘은 자꾸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
기저귀는 차고 있다지만 그 어린것이 뭘 아는가 동생하고 놀다가 그냥 싸놓고 여지거지 칠하며 놀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 일을 마치고 집에 오신 엄마는 지친 몸으로도 싫증도 내지 않고 다 치우시고 목욕시켜 주시고 다시 새 기저귀 채워주시고 토닥여 주셨다.
내가 네댓 살까지는 그랬지 싶다.
뭐 밤에 잠을 자다가 쉬를 하던 일은 국민학교 이삼 학년까지는 그랬던 거 같다.
이젠 엄마가 어린아이가 되어 가신다.
어머니에게서 받은 보살핌과 사랑을 이제는 내가 조금이라도 더 돌려 드려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그러해야 한다.
식단을 신경 써서 그런지 오늘은 그래도 덜 고생을 하시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 기쁘기까지 하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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