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어린 아이처럼 되는건 당연하다.

늙으면 어린아이처럼 되는 건 당연하다.
아이가 그렇듯이 늙으면 직접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다른 게 있다.
아이는 시간이 흘러 갈수록 점점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많고 노인은 시간이 흘러 갈수록 점점 없어지고 결국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노인에게는 보살핌이 점점 많이 지고 어린아이는 커갈수록 점점 보살핌에서 벗어나게 된다.

인간의 존엄은 무엇이며 어디서 올까?
평소에는 잘 모른다.
그게 뭐 어떤 건데 어때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을 보살피다 보면 인간의 존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건 스스로가 아니라 주변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지켜지고 발전되어 가는 거 같다.

물론 평소에 자신이 어떻게 차신을 하고 행동했는가는 결국은 자신이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가는 지켜야 하는 순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인간의 존엄은 장례 절차를 통해서 보이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은 결국에는 죽는다.
그런데 그 죽음이 어떤 죽음이었는가, 어떻게 죽음을 수습하는가가 인간의 존엄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태어나면 그 순간부터 달려가는 곳은 죽음이 있는 곳이다.
그 안에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쌓거나 키우거나 만들어 가는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오늘 어머니의 기분은 대체로 맑음이고 밖에 날씨는 찜통더위가 한껏 기승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