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표정은 맑음

in #zzan18 days ago

뒤척이시며 잠을 못 주무신다.
등이 가렵고 덥다 하신다.
미니 선풍기를 등 부위에 바람이 가도록 틀어 드렸다.
잠을 못 주무시고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하시면 뒤척이기를 계속한다.
식사를 하시는 것이 나아지고 약도 챙겨 드시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는데 그 덕분에 오히려 잠을 못 주무시는 것 같다.
지난밤에는 3시까지 뒤척이셨다.
덩달아 나도 자는 둥 마는 둥 해야 했다.

그래 그런지 새벽에는 곤하게 주무신다.
덕분에 살그머니 나가서 옥수수를 심고 왔다.
아침 식사도 잘하신다.
애터미 단백질과 셰이크를 맛이 좋다며 잘 드셨다.
고마운 일이다.
약을 챙겨 드렸다.

또 등이 덥다 하시어 선풍기를 틀어 드렸다.
나는 추운데 어머니는 덥다고 하신다.
밤에 잘 때도 나는 메트리수 위에 전기장판을 깔고 잔다.
물론 맨바닥이니 차서 그냥은 못 잔다.
침대나 소파에서는 잠을 자면 찌뿌듯해서 나는 맨바닥을 고집한다.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고단한지라 방금 소파에서 깜박했다.
쓸데없는 전화 벨소리에 깨었다.
십여분은 누워 있었나 보다.
일어나 보니 어머니 행동이 수상하다.
이런 행동은 그럴 때 하시는 것이다.

어머니 응가 하고 싶으세요 하니 나왔어하신다.
알았어요 치워 드릴게요 하니 에미는 어디 갔니 하신다.
에미 오라고 할까요, 하니 아무나 치워도 돼 그렇게 말씀은 하시는데
표정은 에미 있으면 오라고 하면 좋지 하시는 표정이다.

마침 아내가 출근 전이라 여보 어머니가 응가를 하신 거 같아 하니
웃으며 어쩐 일이지라며 좋아한다.
변비로 고통스러워하시어 죄약을 넣어드려야 변을 보셨는데 그게 아니라니 기쁜 듯 말하며 어머니 방으로 간다.
임무 교대가 자연스레 되었다.
그사이 나는 이렇게 몇 자 적어 본다.

흐리고 비는 내려도 오늘 우리 어머니 표정이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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