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좋아 지신듯 하다.
어머니의 컨디션이 많이 호전된 거 같다.
어제 저녁에는 이야기도 잘하시고 살짝 웃기까지 하신다.
물론 이야기에 중심은 아버지였고 우리 집 보배 어머니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랬다.
식욕도 없고 마음도 불편하여 먹는 게 별로 관심이 없는데 뭘 먹겠는가 묻는데 육회가 생각났고 그걸 먹다가 묵에 콱 걸려 죽었으면 하는 생각에 육회를 먹고 싶다 했는데 어쩜 그렇게 맛있는지 목에 걸리기는커녕 꿀꺽꿀꺽 잘만 넘어 가더라며 웃으신다.
아내와 내가 같이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 드리니 나름 흡족하신 표정이셨다.
그래 그런지 어제저녁은 여기가 가렵다 등이 뜨겁다 등 여러 상황이 평소보다 좀 줄어들었고
얼음찜질을 해드리고 로션을 발라드리니 편히 주무셨다.
오늘 점심은 뭘 해드릴까 생각하다가 여쭈었다.
밥을 안 드신 지 꽤 오래되었다.
하여, 밥은 어떠세요 했더니 밥은 싫다고 하신다.
그래서 며칠 전 라면을 끓여 드렸던 생각이 나서 라면 끓여 드릴까요 했더니 좋다고 하시며 반개만 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물을 라면 세 개를 끓일 정도로 넉넉히 붓고 수프를 하나 넣었다.
매운 것을 못 드시니 물을 많이 끓여서 라면 반 개를 먼저 끓여 면발을 건져내고 끓인 물을 살짝 부어 드렸다.
젓가락까지 챙겨 드리며 이걸 다 드실 수 있으려나 생각했다.
라면 반 개가 제법 많아 보였다.
그런데 그걸 맛있게 다 드신다.
어머니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은 아주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다 드셨기에 아주 잘하셨다고 박수를 쳐드리고 냉장고에서 수박을 믹서기에 곱게 간 것을 컵에다 조금 따라 부어 큰 빨대를 빨아 드시게 했더니 잘 드신다.
그리고는 흐마한 표정을 지으신다.
너 안 바쁘니 바쁘면 가서 일 보고 와 하신다.
이제 아주 흡족하신 모양이시다.
1시에 요양보호사님이 오셨다.
오후에 오셔서 4시간씩 어머니를 돌봐주신다.
그사이 나는 볼일이 있으면 봐야 한다.
나라에 그런 제도가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 아니다.
그 시간이면 어지간한 일들은 다 볼 수 있다.
이주 전까지는 3시간이었는데 병원에서 퇴원하신 뒤 등급 판정을 다시 받아서 1시간 더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제도가 없으면 24시간 꼬박 어머 니 옆을 내가 지켜야 하는데 그런 제도가 있어 엄청 다행인 것이 아니다.
이제 어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어린아이가 되어 가신다.
마음 같아서는 빨리 건강해지셔서 10년 20년 같이 살면 좋겠는데 요즘 어머니 상태를 보면 그건 욕심인 거 같다.
얼마나 우리 곁에 계실지 모르나 최대한 집에서 모실 생각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로부터 받던 보살핌의 백분의 일이라도 돌려 드릴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그 시절 생각을 하면 어머니가 너무나 가엽게만 생각이 된다.
나 어려서는 그냥 좋은 엄마였으나 나 커서는 내 인생의 스승이신 분이시다.
그런 어머니가 다행히도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지신 듯하여 마음이 놓인다.
어머니 사랑 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what a heartwarming post! It's incredibly touching to read about your mother's improved condition and the simple joys, like enjoying 육회 and 라면, that bring her comfort. The way you describe her savoring the 라면 and watermelon juice paints such a vivid picture of a precious moment. It's evident how much love and dedication you pour into caring for her, and your gratitude for the support system in place shines through. Your reflections on her role as both a mother and a teacher are deeply moving. Thank you for sharing such a personal and uplifting story! I wish you and your mother all the be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