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신간 판타지 소설 리뷰 독후감 - 기병과 마법사

in #zzan1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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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병과 마법사>는 작가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한반도 북부 너머의 대륙을 떠오르게 하는 상상의 공간과 전근대를 연상하게 하는 상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이-판타지이며, 주인공은 스스로를 송곳이라고 생각하는, 영민하고 단단한 스물일곱 살의 여성 영윤해이다.

따라서 소설 속 세계는 과거의 한반도를 닮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가상의 세계이다. 소설 속 세계에서 주인공 영윤해는 역사의 끊어진 고리를 다른 시대 예언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연결해 내며, 독재와 폭정을 저지르는 파괴적 군주와 맞서는 한편, 세계를 파멸로부터 구해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바로 초원의 기병 다르나킨이다. 영윤해는 그를 만나, 그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다. 책에 등장하는 기병의 존재는 서양 중세 배경의 판타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저자는 이를 한국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반도 지역의 기병에 관한 역사학과 군사학 분야의 논문 수십 편을 찾아 읽으며 다르나킨이 딛고 설 배경을 구축했다고 한다. 이처럼 치밀하고 세세한 사전 조사 덕분에 소설 속 기병의 존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왠지 초원에 정말 그런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배명훈 작가의 문장은 참 아름답다.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 탁월한 묘사와 감각적인 단어 배치로 각각의 문장들이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다. 전체 이야기의 구조도 무척 탄탄하고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문득 마음에 꽂히는 문장의 맛이 훨씬 짜릿했다.

책 <기병과 마법사>는 독특하면서도 친숙하고, 탄탄하면서도 아름다운 판타지 소설이다.

김초엽 작가가 말한 것처럼, 참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놀랍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앞으로 점점 더, 더위와 습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럴 때는 마음이라도 시원하게 만들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판타지 소설을 읽기 딱 좋은 계절, 여름. <기병과 마법사>는 그런 여름에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