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넬레 노이하우스)
동명의 드라마가 있었던 거 같은데 보진 않았다.
지난 해 신문에서 특이한 제목이라 눈에 뜨였었고 마침 도서관에 있었다.
한줄로 평을 내리라면
속도감이 있는 스릴러로 수불석권이다.
꽤 두툼한데도 사흘 저녁으로 완독했다. 단문이면서도 심리 묘사도 적절하고 구성도 단단하다.
토비아스라는 서른살 된 남자가 만기 출소했다. 그는 두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십년형을 복역했는데 아직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떠오르지 않아서다.
고향 마을 알텐하인으로 돌아왔으나 집은 폐허가 되었고 아버지도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으며 어머니는 이혼 후 마을을 떠났다.
그가 돌아온 걸 안 동네 주민들은 노골적으로 테러를 자행했다. 살인자는 꺼지라는 벽의 낙서에 이어 친구들은 그를 묶어 놓고 죽도록 팬다. 심지어 다른 곳에 살고 있는 그의 엄마를 육교에서 밀어 버려 중태에 빠뜨린다.
그럴 때마다 나디야가 와서 도와준다. 이웃에서 같이 성장한 그녀는 그가 감옥에 있을 때도 연락을 해준 유일한 친구였는데 어느새 유명 배우가 되었다.
이 마을에 이사온 여학생이 있었으니, 도시의 뒷골목을 누비던 아멜리. 그녀의 엄마는 딸을 감당하지 못해 전남편에게 보낸 것이다.
아멜리는 이 작은 마을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눈치 챈다. 로라와 스테파니라는 두 여학생이 토비아스에게 살해당했다는데 범인은 당당해 보였고, 마을 전체가 뭔가를 공모하고 있었다.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을 트는 친구는 동네 바보 티스. 발달장애를 지닌 티스는 그녀 주변을 맴돌며 왠지 불안해 한다.
티스의 아버지 테를린턴은 사업가이자 마을의 보이지 않는 지배자. 마을 사람들은 거의 그의 사업장에서 일하며 어떤식으로든 얽혀 있다.
살해 위협에 시달리던 토비아스가 마을을 떠날 작정을 하는데 돌연 아멜리가 실종된다.
그 며칠 전 폐쇄된 공항의 저장고에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어 수사에 나섰던 피아 형사는 피해자가 11년전 사망한 로라이며 당시의 수사 기록에 석연치 않은 게 있다는 걸 감지한다.
그러다 마을에서 18세의 여학생이 실종되었다는 신고를 접수했고, 외모가 사망한 스테파니와 매우 비슷해 긴장한다.
아멜리의 노트북에는 티스가 그려서 보여준 그림이 있었고 거기엔 세 명의 남자가 한명의 여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로라를 강간하는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었다. 모두 토비아스의 친구들이었다.
또 다른 그림엔 스테파니가 살해당하는 모습이었는데 남자는 학교 선생이자 현 문교부장관인 라우터바흐였다.
감을 잡은 형사들이 티스를 찾았으나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되었던 티스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강간 살해범인 남자들이 구속되는 사이에 토비우스도 사라졌다. 피아 형사는 라우터바흐를 조종해 온 사람이 그의 아내이자 의사인 다니엘라임을 파악하고 그녀를 추적한다.
한편 토비아스는 늘 자기를 도와줬던 나디야가 아멜리를 걱정하는 한마디에 길길이 날뛰며 폭력적인 모습에 아연실색하고 만다.
사실 나디야는 잘나고 뛰어난 토비우스의 사랑을 갈구했으나 한번도 여자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원한이 있었다.
그 복수심에 로라와 스테파니의 살해 장면을 목격했으나 모른 척 했고 나아가 자신의 성공에 악용했던 것이다.
나디야는 산골짜기 눈 속 별장에 다친 토비우스를 버려두고 혼자 도시로 돌아와 도망치려다 체포된다.
아멜리는 다니엘라에게 납치되어 지하에 갇혀있다. 며칠 후엔 티스가 떠밀려 들어왔는데 인사불성으로 앓을 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에 물이 점점 차 오른다. 형사들이 다니엘라의 숨겨 놓은 집을 파악하고 익사 직전의 둘을 간신히 구해낸다.
동사 직전에 탈출에 성공한 사람이 또 있었으니 우리의 주인공 토비우스.
그도 간신히 알텐하인으로 돌아왔다. 그를 도우려 했다가 살해 당 할 뻔 했던 아멜리를 만난다. 아멜리는 하얀 얼굴, 붉은 입술, 검은 머리카락의 백설 공주였던 스테파니와 닮았다.
범인은 누구일까.
토비우스는 아버지의 금고에서 유서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티비의 아버지 클라우디스가 형수였던 다니엘라와 불륜관계였고 이를 알게 된 형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운전수 딸에게 준다는 유언이었다. 그 운전수 딸이 토비우스의 어머니다.
두 사람을 쫓아 사무실에 들이닥친 토비우스는 오히려 다니엘라의 총에 쓰러졌고, 둘은 해외로 도망하려다 체포된다.
음…… 너무 길다.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왜 토비우스가 사건 당일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이다.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약물에 노출되었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아무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읽었다.
대개의 추리물이 그렇듯 다음이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크게 여운이 남지는 않지만 흡인력은 강력하다.
넬레 노이하우스 / 김진아 / 북로드 / 2024(2011) / 17,800/ 장편소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소설 한 편 다 읽은 기분이네요.
쿠팡 플레이에 같은 제목으로 있네요.
변요한 주연 변영주 감독 mbc드라마 있는데 전 재밌게 봤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