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유혹에 빠져들고 나니...
오늘은 일요일, 일찍 일어나 들깨 모종을 내기로 한 날이다.
그래서 아내와 약속을 했다.
내일 몇 시에 일어나 갈까, 하고 물었다.
4시 어때 하니 너무 이르다며 5시에 가자고 한다.
한잠 지고 일어났다.
정확한 건 스스로 일어난 게 아니라 어머니의 부름이 있어 일어났다.
잠결이라도 어머니의 부름은 들리는 게 이상할 정도로 들려 일어났다.
잠은 온몸을 휘감고 있다.
어머니 왜요, 어디 불편하세요 하며 시간을 보니 2시 20분이다.
목이 탄다며 냉장고에서 아무거나 꺼내 달라 신다.
냉장고 문을 열고 뭘 드릴까 찾다가 빨대가 꽂혀있는 윌이 있어 그게 좋겠다 싶었다.
얼른 가져다 손으로 받쳐 들고 빨대를 입에 물려 드렸다.
많이 더우셨나 보다.
선풍기를 틀어 드리고 그 바람을 같이 쐬는데도 나는 정신이 나지 않는다.
비몽사몽이라 해야 하나 그런 와중에 윌을 잘 드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게 무척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도 잘 드시는 게 기분은 흡족했다.
다 드시고 나니 이제 살 거 같다며 시원해서 좋다고 하신다.
뭘 좀 더 드릴까 여쭈니 망설이신다.
눈치로 보아 뭔가 더 드리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귤 같은 거 뭐더라 오렌지 드릴까요 하니 있어하신다.
어제 오전에 반쪽을 드시고 남은 반쪽을 내가 잘 두었기에 예 있어요 하고 한쪽씩 입에 넣어 드렸다.
감사한 일이다.
잘 받아 드시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눈은 잠에서 벗어나며 뜨거운 뭔가가 그렁거린다.
이렇게라도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뭐든 다 해 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고 해 드린 들 소용이 없는 어머니가 되었으니 한없이 죄송하고 가엽기만 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정말 소리 내어 엉엉 울지 않는 내가 감정이 메마른 사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선풍기를 계속 틀어 놓기가 부담스러워 두 시간 타이머를 해 놓고 잤다.
새벽 5시쯤인가 덥다고 하시기에 다시 선풍기를 틀어 드렸다.
이제 밭에 가야 할 시간 그런데 일어 나기가 싫은 거다.
깻모는 아직 어리니 미뤄도 되지 하는 귀차니즘이 발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냥 잤다.
다시 깨어 보니 6시 40분이다.
옆방이지만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 나 일어나기 싫은데 하니 그 말을 듣자마자 그럼 그냥 더 자 한다.
고마워라고 말하기 바쁘게 잠에 빠져 든 거 같다.
그게 사달이 났다.
그사이 아내는 어머니 기저귀도 갈아 드리고 아침 식사도 챙겨 드리는데 나는 잠에 빠져, 이니 꿈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수 없는 아주 큰 공사 현장 같은데 거기에서 일하겠다며 내가 지원인지 등록인지 하니 노랑 안전모를 주는 것이다.
그걸 쓰고 있으면 데려 온다는데 서성이며 아무리 기다려도 나를 호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만치에서 큰 카고 트럭들이 연실 사람을 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안전모 색깔별로 계속 실어 가는데 나는 이번차도 또 놓쳐서 다음 차를 타면 야간근무를 하고 아침에나 퇴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떠나는 차에 보니 초등학교 동창인 한응이가 타고 가고 있으며 미쳐 못 탄 사람 중에는 한동네 살았던 정섭이도 있는 것이다.
깻모를 피해 늦잠을 잤는데 어느 큰 공사 현장에서 헤매며 고생만 하고 깨어났다.
결국 깻모도 내지 못하고 몸은 몸대로 힘이 들었다.
그래 그런가 잠에서 깨어나며 드는 생각이 개똥을 피하다 두엄에 빠진다더니 내가 그 짝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생이 그렇다.
뭔가를 미루다 보면 더 좋아지기는커녕 더 꼬여드는 형국이 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내 인생이 그런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뜻한 바를 저버리기는 아직 이른 나이이다.
그렇지만 뭔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가기에는 적은 나이도 아니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지금 인생 딜레마, 뭐 이런 거에 빠져 있는 거 아닌가 싶기는 하다.
그렇다 해도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스팀이 옛 영광이 아닌 경험하지 못한 영광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스스로 만들어 가지 못하면 지켜라도 보고 거들기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스팀과 애터미 성공시스템을 통해서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어야 할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니 곧 내일, 나의 일인 것이다.
2025/06/2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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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간만입니다.
반갑습니다.
변하지 않은 듯하나 변화된 거 같은 스팀
이젠 진화만이 남은듯하니
그 진화를 선도하여 주시던 합류하던 아니면 목도하던
스티미언으로 자부심을 느끼 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