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잔뜩 낀 하늘처럼 마음이 무겁다.
화요일이다.
화요일...
화요일에 제일 중요한 일은 아버지 어머니를 뵈러 가는 것이다.
그런 관계로 어머니 아버지 뵈러 가는 일은 모든 일에 앞서 생각하고 진행한다.
사람의 일 모른다, 더군다나 장담은 할게 못된다.
살아오면서 마음에 늘 가지고 있던 생각이 있다.
어머니는 절대로 병원이나 요양원에 모시시 않겠다고 했다.
돌아가실 때까지 집에서 모신다고 생각, 아니 소신처럼 확고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도 병원에 계시다.
2월 3일에 슬쩍 주저앉듯 옆으로 넘어지셨다는데 고관절 부근에 어느 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엑스레이로 나타나지 않아 시티 촬영 결과 뼈에 금이 갔고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2주 정도면 통증도 나을 것이고 약 두 달 정도면 뼈도 붙는다고 했다.
그러나 상황이 생각처럼 호전되지 않는다.
벌써 두 달이 지났다.
통증은 좀 나아진 듯하나 뼈는 아직 완전하게 붙은 거 같지 않고 문제는 가만히 누워있으시다 보니 근육이 다 풀어지고 더 중요한 것은 의욕마저 사그라드는 거 같다고 담당 의사는 소견한다.
아버지의 상태는 더욱 안 좋아지고 어머니 역시 예전에 강인한 정신력의 어머니가 아니시다.
아버지와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 좋겠다고 말씀을 자주 하시더니 넘어지셨고 말씀대로 아버지와 같은 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해 계신데 처음에는 좋아하시더니 아버지의 건강이 더 안 좋아지시니 어머니도 따라서 모든 걸 놓고 계신 듯하다.
부모님을 생각할 때는 여러 가지 생각에 복잡하다.
여태껏 살면서 이런 생각을 안 해 봤는데 요즘은 나이 먹는 게 슬쩍 두려워진다.
생로병사가 자연의 순리라지만 생로까지는 모르겠는데 병사가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는 거 같다.
국민학교 동창인 한 친구가 엊그제 쓰러졌다.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를 하니 친구 아내가 받았고 병원에 와서 호전이 되는 거 같다기에 안심을 했는데 어제 들리는 소리가 오늘을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마음이 무겁고 전화를 하기에도 두렵고 찾아가 보자니 가족 외에는 면회도 안된다 한다.
이래저래 마음은 뿌옇게 먼지 낀 하늘처럼 개운치 않다.
그렇다 해도 욕심을 내본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친구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2025/04/0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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