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열받는 느낌이 이런 건가
옥수수 밭에 갔다.
수꽃인 개꼬리가 거의 다 나왔다.
물론 키도 성큼 큰 거 같다.
허리에는 쌍권총을 슬쩍 감추듯 찬 것처럼 옥수수가 달리고 있다.
총집 끝에는 멋을 내냐고 색색의 칼라로 물들여 묶은 머리 같은 옥수수 암술도 보인다.
이런 걸 말총머리 같다고 하면 어울리는 표현이려나 모르겠다.
언제 크나 하던 옥수수는 이제 다 컸고 훈련 잘 받은 젊은 병사처럼 사열해 있다.
사열해 있는 것처럼 양쪽으로 길게 서 있는 옥수수 사이를 지내려니 사열을 받는 느낌으로 뿌듯하고 으쓱하는 기분도 들고 한편 미안하기도 한다.
이제 이삼주 후면 실탄까지 장전한 성능 좋은 쌍권총을 찰 것이다.
그때쯤 고생한 아내와 둘이서 사열을 받아볼까
그러면 멋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생 뭐 있나
이렇게 즐기면 됐지...
오늘은 바람 불어 좋은 날입니다.
아침에는 바람이 제법 불더라고요.
그렇지만 덥습니다.
스티미언 여러분 어디에 계시던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07/1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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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포기.
당신의 글은 평범한 옥수수 밭을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도 그 밭 사이를 걷는 기분이 들었어요,
마치 모든 옥수수 하나하나가 멋진 병사처럼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야말로 인생의 진짜 행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