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모종을 마쳤다.

in #zzanyesterday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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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모종을 마쳤다.
그제 하다 남은 걸 오늘 서둘러했다.
어제는 어디를 다녀오느라 못했고 물 주기 바빴다.
오늘도 넘기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한참 작업을 하는데 망치가 목이 툭 나간다.
아니 목이 이렇게 꺾이다니, 손잡이에서 망치가 빠져서 어제저녁에 정성 들여 고쳐놓은 망치다.
그런데 한참 작업을 잘해나가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절대로 빠지지 않게 고쳤기에 마음 놓고 파이프를 두드렸는데 빠지는 게 아니라 아예 목이 톡 뿌려진 것이다.

낭패가 이런 낭패가 또 있나 싶다.
한편 이건 그만하라는 신의 계시 같은 것이니 그만하고 집에 갑시다 했다.
그랬더니 같이 열심히 모종을 심고 있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아니 오늘 다 심어야지 또 언제 심어야 모종은 이렇게 커가는데, 오늘 아니면 시간도 없어요라며 망치를 사 오란다.

오늘 일요일인데 어디 가서 망치를 사와라고 말을 하면서 시간을 보니 7시 30분을 막 넘어선다.
이 시간이면 전화를 해볼까 혹시 문을 열거 같은 느낌이 드는 철물점이 있어 전화를 했다.
바로 받는다.
가게 문 열었어요? 물으니 열었단다.

차를 가지고 달려갔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주었으니 말이다. 망치를 골라 계선대로 가니 아뿔싸 카드도 현금도 전화기 케이스에 들어있지 않다.

워낙에 단골집이니 나중에 주겠다고 하고는 가지고 왔다.
덤으로 커피 두 잔을 뽑아서 가지고 왔다.
한잔은 밭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마셨고 한잔은 아내에게 건네주며 잠깐 쉬었다 하라고 했다.

쉬는 김에 헤모힘도 하나 먹고 기운을 내서 다시 시작했다.
콩심기를 망치질해서 심다니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고 남사스러운 일이다.
한편 생각하면 망치 질로 농사를 짓다니 재미있는 일이네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리다.

오늘 아침에 콩 모종을 마치고 걸어서 돌아오는 길에 밭이 있는 마지기 마을 주민인 한 아주머니를 만나 인사를 드렸다. 아니 누구신가 했는데 요 앞에 옥수수 농사짓는 분이군요라며 어쩜 옥수수 농사를 그렇게 잘 지으셨어요 한다.

그렇다, 처음에는 저 돌밭에서 무슨 농사를 지어 라며 동네 사람 들니 수군댔다.
돌밭이지 잡초에 버드나무는 무성하지 그러니 답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상천외한 농사법을 들도 나올 거라고는 사람 들니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밭에서 망치질해서 옥수수를 심고 있으니 저게 되겠어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면 대 성공이다.
이제는 옥수수 밭을 보면서 참 대단해요, 농사 정말 질 지었어요 하는 사람은 있어도 뭔 농사를 이리 지었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직 장담하기는 이르다.
장담할 일이 아니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못 먹는 것이다.
그러니 말조심하며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들깨를 봐도 그렇다.
그렇게 예쁘게 환호하던 놈들 중에 가뭄에 타 죽은 놈이 있다.
내가 하늘만 쳐다보면서 좀 버티라고 했더니 그놈들이 그냥 타 죽은 것이다.

그냥 타 죽은 것이 아니라 내게 너도 뙤약볕에 물도 한 모금 마시지 말고 서있어뵈라,라고 한마디 하고 죽은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미안했다.
없어 못주는 것도 아니고 좋은 우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안 줬으니 너무나 미안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밤에는 좋은 우물이 있다.
물을 우물에서 양수해서 논농사를 짓던 곳이라 지하수는 아주 풍부하다.
펌프도 다 되어 있다.
그런데 하늘에서 비가 오기만을 기다려 물을 안 줬으니 그들이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싶다.

그래서 그제부터 들깨와 콩애 물을 주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콩모종을 마주 하느라 못주었는데 점심 식사하고는 나가서 물을 주어야 하리다.
나만 더운 게 아니라 밭에 곡식들은 사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뿌리가 깊이 내린 것들은 버티겠으나 갓 모종을 낸 것 들은 이겨내기는 어려운 뙤약볕이기는 하다.

여하튼 오늘 콩 모종을 마쳤고 비가 안 오면 들깨와 콩모종 낸 것에 매일 물을 주어야 할거 같다.
뿌리를 완전히 내릴 때까지는 그렇게 해야 할거 같다.
농사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그런데 농사는 식량이라는 우리의 목적 이전에 그 자체가 사실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그래그런지 예전에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여 농업을 지금처럼 천 대시하지는 않은 거 같다.
그렇지만 지금도 전채지변 나 여차한 일로 먹을게 귀해져 봐라 그러면 농사가 얼마나 귀한 일이고 성스러운 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농사는 농군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잘난 농군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우리는 하늘을 향해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
평소에 하는 말도 조심하여 좋은 말만 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늘에 대고 하는 말이 아니라 해도 하늘은 다 듣고 있다.
하늘에게는 세상에 모든 이야기가 다 자기에게 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러니 정말 말조심 행동조심 해야 한다.

하여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늘 칭찬으로 응원하며 사랑과 감사함을 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07/13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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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cjsdns, this post is a slice of authentic rural life and a testament to your resilience! I love how you turned a broken hammer and a Sunday morning errand into a reflection on farming, community, and respecting nature. The anecdote about the neighbor complimenting your corn after initial doubts is particularly heartwarming, highlighting the power of per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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