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소나기라도 와주면 좋겠다.
날이 잔뜩 흐렸다.
한줄기 소나가라도 와주면 좋겠는데 예보에는 비가 없다.
이렇게까지 흐린 하늘이 비를 안 주고 그냥 지나가면 이는 야속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엊그제 옥수수 밭에 비료를 주었는데 비와 와야 녹아들어 거름발을 받는 거 아닌가 싶다.
아침에도 가보니 좀 나아지기는 했는데 비가 한줄기 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전 시간이 그냥 후딱 지나갔다.
면사무소랑 신협으로 다니면서 일을 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서류를 들고 이것저것 일처리를 하다 보니 오늘이 6월 10일이다.
요즘 정신을 반쯤 내어 놓고 살다 보니 그냥 잊을 뻔했다.
꽃집으로 갔다.
꽃다발을 이야기 하나 3만 원 5만 원 그렇다고 한다.
작은 것으로 이야기하니 장미 10송이로 만드는 것이라 한다.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꽃다발을 아내에게 안기니 웬 꽃다발 하며 오늘 무슨 날이야 한다.
아내도 잊은 것이다.
잊을 때도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잊어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둘 다 잊었다.
어머니의 혼인 사실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발급받아 보니 어머니의 혼인 신고일이 58년 어느 날도 되어 있다.
그래서 아니 55년도에 내가 태어났고 57년도에 동생도 태어났는데 58년 혼인이라니 뭔가 잘못된 거 어니냐 하니 혼인 신고를 한 날은 그렇고 결혼식은 또 다를 의미의 가족 간 약속이라 다를 수 있다나...
그러다 보니 뭔가 당기는 게 있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에서 나의 결혼기념일도 생각이 난 것이다.
몇 주년 인지도 모르겠다.
1979년 6월 10일이었으니...
여하튼 꽃다발을 안겨주니 좋아한다.
어머니도 덩달아 좋아하시면서 아들 잘했다 하신다.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향해, 다 어머니 덕분이에요, 어머니가 저를 낳아서 잘 길러 주셨으니 엄마가 제일 이뻐하는 며느리 데려온 거지요 했다.
그 말에 어머니는 무슨 말이야 너희들이 복이지 하시는데 아내가 한마디 거든다.
어머니가 연애를 대신해 주셨지요.
군대 가있을 때 3년간 저렁 연애하셨잖아요 하니 웃으시며 그랬나 하신다.
오늘을 잊지 않고 지내고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둘 다 잊고 지내고 나면 허전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2025/06/1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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