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곳에서...

in #zzan11 hou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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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은 모른다.
늘 그렇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늘 생활 속에 있고 그것이 삶을 바꿔 놓기도 한다.

오늘도 그렇다.
비가 내리니 밭에 가는 것도 포기하고 그냥 누워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누워있다고 편한 게 아니다.
일어났다.
나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우산을 쓰고 나갔다.
찌뿌둥한 몸은 걸어줘야 풀린다.
한 시간쯤 걷고 들어와 아침 식사를 하는 도중에 어머니 기저귀가 떨어졌으니 사다 달란다.
그러마 하고 식사 후 바로 나섰다.
어쩌다 토요일이라 막내 여동생 부부가 왔기에 어머니 방에 가서 왔어라며 인사를 나누고 집을 나섰다.

차를 가지고 갈까 하다 걸어서 갔다 오자하고 걸었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는데 누가 인사를 한다.
누구지 하고 보니 올해부터 같이 공부하는 학우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왜 그제 야외수업 같이 안 갔어요 하니 하는 일이 많아 바빠서 그랬단다.

그렇구나, 그래 속으로 생각했다.
있는 게 시간뿐이라더니 하는 생각이 났다.
그는 수업 시간이나 이럴 때 이야기 하는 걸 들어보면 말도 많지만 늘 자기 자리에 빠져 사는 사람같이 보인다.
늘 자기 자랑이고 시간이 많아 공부도 하러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이 시간이 없어 못 갔다 하니 다시 쳐다봐진다.

그랬다,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하며 스쳐 지나가는 인사를 하고 의료기기 가게로 향해 다시 걸었다.
9시 5분 전인데 가게문은 닫혀있고 가게 앞 분위기가 왠지 싸하다.
느낌이 오늘 쉬는 날 같다.
토요일에도 쉬는가 싶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하니 오늘 장사할 텐데라며 전화를 해보란다.
전화는 이미 해봤지, 그런데 안 받아라고 말했다.

어떻게 할까 주변을 서성이다 주차 죈 차를 보니 이곳 차가 맞지 싶어 전화번호를 찾았다.
앞에 있다.
전화를 하니 한참만에 받는다.
오늘 쉬는 날이 맞고 자신이 일이 있어 10시쯤에 가게 나갈 것이니 그때 다시 오란다.
대답을 그러마 하고 집에 전화를 했다.

10시쯤 잠깐 나온다는데 어쩌지 하니 그냥 오란다.
집으로 왔다가 다시 가면 되잖아 하는데 여보 나 차 안 가져왔어 걸어왔다고 걸어왔는데 걸어서 집에 갔다가 다시 오려면 그냥 여기서 기다렸다가 사가지고 갈까 하니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강가에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면 되지 했는데 비가림이 없으니 의자가 물에 모두 젖었다.
비가 많이 오니 나무가 무성해도 그늘은 만들어 줘도 빗물은 그대로 내려와 의자를 흥건히 적셔놨다.
뾰족한 수가 없다.
어떻데 할까 망설이다 지임이 하는 막국수집앞네 대기석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청평에서 유명한 청평호반 막국수집이다.
안주인이 학교 후배이고 바깥주인은 사진을 같이 공부했던 친구다.
물론 지금은 자식들에게 물려줬다고는 하는데 안주인은 여전히 가게를 지킨다.

가게문을 열려면 한참 있어야 하니 앞에서 기다려도 되겠다 싶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30여분 앉아있으니 일하는 분들이 출근을 하는 거 같다.
그 사람 들이야 나를 모르니 웬 사람이야 하겠지만 그냥 지나쳐 들어가니 부담도 없다.

그렇다.
별덧도 아닌 거 같지만 이런 이야기다.
생각 지고 않은 곳에서 비를 피하며 쉬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렇게 엉성한 차림으로 나그네 같은 쉼을 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세상 인연은 모른다.
언제 어느 곳에서 나의 숨결이 계속되는지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누구나 공히 같다.
자신의 시간은 중요하다.
그게 곧 삶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 중요함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펼쳐지고 진행될지 아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늘 말조심 행동조심 하며 예견되지 않은 일들이 닥쳐도 그 순간 상황에 잘 처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오늘 내가 잘 처신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고 지금 내가 이렇다 하는 이야기를 했다.

덕분에 오늘 포스팅도 했다.
ㅎㅎㅎ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도 행복합시다.

감사합니다.
2025/06/2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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