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귀가

in #zzan12 days ago

어머니가 집에 오셨다.
어제 오후에 퇴원하여 집으로 오셨다.
오시는 과정에 불편을 겪으셔 고단하여 그런지 아니면 집에 오셨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만족감에서인지 모르나 편안한 모습으로 꿈나라 여행을 하신다.

오랜만에 어머니 옆에서 잤다.
이제는 누군가 늘 곁에 있어야 한다.
그 막중하고 중요한 임무 수행은 늘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어머니 옆에 내가 있으려 한다.
그게 제일 좋은 것이지 싶다.

어제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계단을 올라와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싶어서, 어머니 내가 업고 올라가면 좋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하니 싫으시다며 왜 그러냐며 내게 물어 오셨다.
어머니가 나를 업어주신 거보다 내가 어머니를 업어 드린 게 적으니까 업어 드리려 하는 것이지요 했다.
그 말에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그럼 내가 엄마인데 엄마가 자식을 업어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뭘 그러냐는 말씀이시다.

업혀 올라가는 것은 싫다고 하시길래 그럼 어머니가 나를 업고 올라가실래요 했더니 웃으시며 그래 내가 예전에는 많이 업어줬지만 이제는 업어줄 수도 없고 업힐수도 없구나 하신다.

시실 걱정이었다.
어떻게 모셔 올라오는 게 좋을까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 요원들은 역시 전문가였다.
상황을 살피더니 가마로 올려야겠네요 하더니 어느 사이 어머니를 양쪽에서 가마 태우듯 모셔 올리는 것이다.

걱정을 했는데 아주 가뿐하게 쉽게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물론 어머니는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며 약긴의 통증도 호소하셨지만 내 생각에는 무난하게 잘 모셔 올린 거 같다.

하여 큰돈은 아니지만 청구비용에 약간의 팁을 더 드렸다.
사실 우리 차로 모시고 오면 모시고 올라오는 문제가 큰 난제였다.
어머니가 업힐수 있는 상황이 못되기에 그렇다.

귀가를 하시고 하룻밤을 주무셨다.
내가 어머니 침대 옆에 자리를 깔고 잤다.
잠에서 깨어 살펴보면 곤하게 주무시는 모습이 편안해 보여 좋았다.
이젠 내가 많은 시간을 어머니와 공유해야 한다.
그 공유하는 시간은 지난 시간의 공유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의 공유이다.
누워 계뿐이지 아무것도 못하시니 이제는 모심이 아니라 보살펴야 한다.
잘 보살펴 드려서 건강이 조금이라도 더 회복이 되어 약간의 거동이라도 하실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지 싶다.

백세를 장담하시면서 건강하시던 아버지
한번 넘어지시더니 이젠 꼼짝 못 하고 병원에 계시다.
그러함에도 100세를 꿈꾸시는 아버지는 기대와는 달리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시니
집으로 모실 수도 없다.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시는 어머니 아버지 계신 병원에 가시고 싶다 하시더니
그렇게 2개월 넘어 3개월이 다 되어 간다.

이젠 집에 갔으면 좋겠다 하시니 집으로 모시고 왔다.
어제 퇴원 전에 아버지의 손을 잡으시며 작별인사를 하고 오셨다.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나 이제 두 분이 다시 뵐 수 있을지 장담이 어렵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복잡하고 편치 않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가뿐하게 털고 일어나시면 좋겠는데 이젠 그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앞서니 불효의 늪에 빠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2025/04/2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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