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게 된통 당했다.
오늘 아침 풍경이 별로 예쁘지 않아 보인다.
비 핑계를 대며 뭉그적거리며 늦잠으로 뒹굴었고 그러나 온다는 비는 안 오니 누워있기도 그랬다.
그렇다고 시간이 7시가 다되어 가는데 밭으로 나서기는 애매하다는 생각도 그냥 나를 주저앉히려 한다.
그 무언의 의식 속 의견에 동조를 하다가도 그래도 이건 아니지 하는 마음으로 일어 나 밭으로 갔다.
아무것도 안 해도 갔다는 와야지 싶기도 했다.
모종이 웃자라 흐느적거리는 키다리 모종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심었다.
그게 팥이다.
심고 보니 되는 놈은 되고 어떤 놈은 그냥 쓰러진 채로 나 죽어하는데 모른 척 하니 정말 시들어 죽는 놈도 있어 흙을 모아 북주듯 하여 세워 놓으면 또 방긋한다.
그래서 그런 놈 일으켜 세우기라도 하자며 밭으로 갔다.
그러나 언제나 일이 생각대로 할 수만은 없다는 걸 오늘도 경험한다.
며칠 전 돌을 캐고 주워내며 바닥을 고르며 평탄 작업을 한 비닐하우스에 문을 열고 들어 서렸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빗물이 안으로 스며든 느낌 같은 것을 느끼며 문을 열고 보니 내부는 잘 정리가 되어 보기 좋은데 문을 열고 서있는 문밖이 영 어수선하다.
그동안은 잘 보이지 않고 보여도 그러려니 하던 것들이다.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돌도 걸리적거릴 정도로 많다.
그간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가시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 팥을 일으켜 세우는 건 나중이고 하우스 문 앞 정리부터 하자, 이게 먼저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작업을 시작했다.
열심히 돌을 주어 내고 땅을 파고 고르는데 얼굴은 물론 목으로 모기떼가 덤빈다.
손으로 휘저어 가면서 작업을 하는데 이놈들이 보톤 맘먹고 덤비는 놈들이 아니다.
비로 인해 피신해 있다가 먹잇감을 발견하고 좋다고 덤비는 건지 아니면 자기들이 편히 쉬고 있는데 방해를 했다고 덤비는 건지 작정을 하고 덤빈다.
그런다고 피할 나도 아니고 모기쯤이야 하며 손으로 쫓아내며 작업에만 신경을 쓰는데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게 여기저기가 따끔거린다.
얼구리나 목은 보이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완손 팔뚝을 보니 이게 뭐람, 옛날에 학교에서 줄을 쭉 서서 어깨에다 천연두 주사를 맞던 것처럼 아프고 부어 올라오는 것이다.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아침부터 애들이 왜 난리야 싶고 괘씸한 생각이 들어 에프킬라를 가져다 뿌려 댔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기운도 쭉 빠지고 땀도 범벅이다.
숨도 돌릴 겸 밭을 벗어나 동네 길을 걷는데 드는 생각이 있다.
인간이 과연 강자인가?
우주까지는 모르겠고 지구의 주인, 아니면 최고의 강자인가?
주인이라면 그걸 증명할 수는 있나 그리고 가장 우등한 생명체인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팔뚝을 그 작은 모기에 물렸는데 툭 부풀어 오르는 걸 보니 모기도 약한 놈들이 아니다.
아무리 인간들이 서식지를 망가트려도 그들은 멸종은커녕 더욱 왕성하게 번식하여 동족의 숫자를 늘려가는 것이다.
모기만 그런가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렇고 생명 있다는 각종 식물들도 그렇다.
아니 이건 또 뭐람, 전화가 와 받으니 오늘이 회의란다
시간은 열 시, 그렇다면 이 이야기도 끝맺지 못하고 지금 나서야 한다.
스티언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07/1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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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your morning reflections really struck a chord with me! I especially appreciated the vivid storytelling, from the initial reluctance to the battle with the persistent mosquitos. Your contemplation on humanity's place in the natural world, sparked by those tiny but mighty insects, is thought-provoking. It's amazing how a simple trip to the garden can inspire such profound questions!
The imagery of rescuing the bean sprouts and then shifting focus to the neglected greenhouse entrance really resonated with me. It's a beautiful metaphor for life – sometimes the smallest irritations reveal deeper truths and demand our attention. Thank you for sharing your honest and insightful perspective. It's posts like these that make the Steemit community so engaging! Did you end up making it to your meeting on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