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in #zzan3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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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서글픔이 가득한 병동의 모습처럼 비가 내린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사람들이 있기에 무너지는 서글픔을 받치고 있는가 싶다.

아버지 면회를 왔다.
너무 일찍 와서 대기를 해야 한단다.
창밖을 내다본다.
비가 내린다.
나무들이 비를 맞는다.

새봄 새잎이 돋아 이제는 숲이 제법 우거진다.
창에서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아 바라보니 꽃처럼 보여 가까이 다가가니 아니다.
붉은 단풍나무다.
단풍잎이 비를 맞아 더욱 풍성하고 화려해 보여 꽃인 줄 알았다.

푸른 잎이 좋은데 피어날 때부터 붉은 잎이라니...

바라보니 왠지 측은한 생각이 든다.
푸르름을 빼앗긴 그런 거 아닌가 싶어 아쉽다는 생각이다.
연두로 피어나 푸르름으로 자라고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제격인데 날 때부터 붉은 잎이라니 청형같이 도 느껴진다.

삶이란 게 뭔지, 인생이란 게 뭔지 곱게 물들지도 못하고 그냥 낙엽 되어 떨어지는 것 같은 인생도 허다하지 싶다.
연두로 피어나 푸르름 만끽하고 곱게 물들어 간다면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도 없을 거 같은데...

2025/05/0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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