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들의 아지트: 용산 선인상가 + 오프라인 전자지갑
「 서 울 나 들 이 」
| 용산 선인상가 + 오프라인 전자지갑 |
어덕행덕: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
아무리 바빠도 날 행복하게 하는 건 놓치지 말자 싶어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 누구나 덕후라 불릴만큼 좋아하는 것이 하나쯤 있을텐데, 저와 햇님군의 덕질 교집합은 게임과 만화, 사진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있으니, 바로 컴퓨터 쪽이에요. 현재 직업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햇님군은 집에서 코딩이나 프로그래밍 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컴퓨터를 조립하거나 개조하는 것도 무척 좋아하구요. 게임도, 만화도, 컴퓨터도 좋아하는 햇님군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어릴 때부터 용산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시골아낙인 제가 용산에 가보지 못했다고 하니 필요한 부품도 살 겸 함께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는 용산역에 있는 아이파크 몰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나왔습니다. 요즘 용산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멋들어진 빌딩들이 가득합니다. 새로 생긴 아이파크 몰도 어마어마하더라구요. 음식점과 패션몰은 말할 것도 없고, 건담 샵과 RC카 스토어 등 덕후들을 노리는 가게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아이파크 몰의 메밀공방
가을 초입에 시원한 메밀막국수를 먹으니 별미였어요. 이제 곧 냉면보다 우동이 땡기는 날씨가 찾아오겠죠. :)
아이파크 몰에서 나가기 위해 통과했던 용산역.
언제 와도 애틋합니다.지방에 살던 저는 임용고시를 보기 위해 시험 전 날 엄마와 함께 용산 역에 내려 시험장 근처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시험을 보러 갔었습니다. 서울 지리도 모르던 시절, 시험을 하루 앞둔 저에게 이 커다란 역이 얼마나 위압적으로 보이던지... 내려가는 길에는 시험을 끝낸 뒤의 허탈함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기차를 탔었지요.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때의 허탈함과 불안함은 사라지고, 먼 길을 함께해준 엄마에 대한 감사함만 남았습니다. :)
서울 드래곤 시티 호텔
용산역에서 걸어나오니 선인상가로 가는 길에 큰 호텔이 있었어요. 어마어마하게 크기도 하고, 건물 디자인도 무척이나 현대적이어서 처음에는 호텔인 줄 몰랐답니다.
왜 드래곤 시티 호텔일까 생각하다가 ‘아, 여기 용산이었지!’하고 깨달았어요. ㅋㅋ 용산 지역이 용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영어로 ‘드래곤’이라고 하니까 저런 현대적인 건물과는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
현대적인 건물들을 지나 조금씩 낮고, 오래된 건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용던에 가까워졌다는 뜻!! 제일 처음 눈을 사로잡은 건 은하철도 999의 메텔 언니가 그려진 큰 광고판입니다. 국내 최대 게임 전문 유통상가라는 말에 걸맞게 가게 앞에서부터 각종 게임과 만화 DVD를 좌악 깔아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게임 만화 뿐만 아니라 핸드폰 가게, 카메라 전문 스토어도 꽤 많이 보였던 건물. 저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왠지 빠져나오지 못 할 것 같은 느낌!!
저희가 갈 곳은 바로 저기 보이는 하얀 건물, 선인상가였습니다.
사진 밖까지 이어지는 길쭉한 4층짜리 건물 안에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각 가게들은 그래픽 카드부터 키보드, 모니터, 각종 부품 할 것 없이 기계와 컴퓨터에 관한 건 모두 다 파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햇님이 2호를 만들던 햇님군
채굴기 만드는 남편 포스팅에서 썼듯이 뚝딱뚝딱 하는 걸 좋아하는 햇님군은 채굴기 두 대를 완성한 바 있습니다. 햇님이 1호와 햇님이 2호는 그간 수정과 개선의 과정을 거쳐 그 때와는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만, 꾸준히 칼리스토와 모네로 등을 채굴하는 중입니다. (언젠가 칼리스토가 팡 하고 올라서 기쁨의 포스팅을 써보고 싶네요......사실 칼리스토는 얼마 전에 7원에서 13원이 되었어요. 그런데.. 올라도 13원....이네요...ㅋㅋ)
선인 상가 앞에는 매대가 여러 개 펼쳐져 있는데 그 위에는 하드와 그래픽 카드 등 다양한 부품이 놓여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봐도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다양한 부품’이라고밖에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ㅠㅠ
뚫어져라 부품들을 보고 아저씨와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 햇님군은 제가 지루함에 자리를 떠도 망부석마냥 저 자리에서 한참을 더 구경했습니다. -ㅁ- 우리가 사러온 건 저게 아니었는데...
드디어 선인상가에 들어갔습니다. 왜 ‘용던’이라고 불리는 지 알겠더라구요. 정말 미로처럼 느껴지는 좁은 길이 여기 저기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가게들이 다 비슷해보여서 기억하기가 힘들었어요. ㅠㅠ 여길 봐도 모니터, 저길 봐도 컴퓨터....
제 집처럼 편안해하던 햇님군.
하나에 2000원씩 하는 저렴이 키보드부터 고급 게임용 의자와 곡면 모니터까지 컴퓨터에 관한 건 다 있는 것 같았어요. 케이블 타이와 콘센트, 에어스프레이 등 컴퓨터 조립 시 필요한 소모품도 함께 팔고 있습니다.
채굴이 한창 붐을 일었을 때에는 여기에 발 딛을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픽 카드는 없어서 못 팔았다고 하구요. 그런데 지금은 딱 봐도 아주 많은 그래픽 카드와 채굴 부품들이 대량으로 나와 있고, 매입 가격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또 저만치 혼자 가서 보고 있는 햇님군. ㅋㅋㅋ 원래 저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닌데 그 날 만큼은 굉장히 적극적이더라구요. 필요한 물건을 산 뒤에 끌고 나오는 데에도 한참 걸렸습니다.
사실 저희가 살려고 햇던 건 아주 간단한 부품이었거든요. (이름을 말해줬는데 들어도 기억을 못해서 계속 ‘부품’이라고 칭하고 있음)
나 이거 두 개 사줘 라고 말하는 햇님군 ㅋㅋ 당당합니다.
하드디스크 도크도 하나 산다는 걸 겨우 말려서 나왔어요. 용산 안 가본 저를 위해 가자고 하는 줄 알았더니 제 욕심만 채우려는 나들이였습니다.
+) 오프라인 전자 지갑: Ledger Nano S
몇 주 전에 구입한 오프라인 전자 지갑입니다. 코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해킹으로부터의 보안아 아닐까 싶어요. 사실 그렇다 할 코인 자산은 별로 없지만 혹시 모르니 하나 장만했습니다. 예전에는 구하기가 힘들었다는데 지금은 쿠팡에서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
솔직히 저는 코인 무식자라 자세한 기능은 모르지만 몇 가지 메인 코인들은 직접 보관도 할 수 있고, 마이너한 코인들에 대해서는 OTP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기능을 잘 모르는 저는 오늘 사용기보다는 개봉기에 가깝게 끄적끄적...
USB처럼 보이는 Ledger Nano S
슝 하고 실버 커버를 돌리면 아래 사진처럼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단자 구멍이 나옵니다. 한 손데 쏙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와 심플한 디자인입니다. (기능은 잘 모르므로... )
혹시 Ledger Nano S 를 구입하실 분들께 참고가 되었기를... :-)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trips.teem입니다. 예전에는 선인상가에서 살았는데 지하철역사가 옮겨지면서 확 죽었네요~ 그래도 방문할때마다 예전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곳이랍니다. @songvely님 남편분의 취미를 지켜주세요!!ㅋ 앞으로도 좋은 여행지 많이 소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덕후 부러워요.ㅎㅎ
행복한 덕후가 됩시다!! 얍!!
한국의 아키하바라인가요 ㅋㅋ도쿄갔을때 아키하바라에 잠시 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용산이면 멀지않으니 한번 가야겠어요 ㅋㅋ
아키하바라!! 적절한 비유에요!!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나 은혼 같은 만화, 전차남 같은 영화를 보면서 아키하바라에 꼭 가보고 싶었어요..ㅠㅠ 어떤 모습일까 꼭 직접 느껴보고 싶어요!!
한산하네요. 정말 예전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는데.. 이제 다들 온라인으로 주문하나 봅니다.
맞아요- 온라인 주문이 편하기도 하고, 다양하기도 하고, 심지어 저렴할 때도 많지요 :)
으악 제집처럼 편안해 했던 햇님군이란 말에 빵터짐요 ㅎㅎㅎ
그나저나 저 송블리님도 결혼하신거 깜빡하고 있었어요!!!!!!
아니 진짜 결혼한 느낌이 안나서 ㅎㅎㅎ포스팅이 엄청
발랄하고 상큼해서 그런가봐요 ㅎㅎㅎㅎ
ㅋㅋㅋㅋ 발랄과 상큼이라니 감사합니다 :)
저도 깜빡깜빡 하곤 하지만 결혼한 지 꽤 오래 되었네요- 실감이 안 나요 ^^;
중딩 때는 워크맨 사러, 고딩 때는 삐삐와 CDP, MD 사러, 대딩 때는 PC 조립하러 랩탑 끌어 안고 다니고, 곧 랩탑 사러 다니고, 오고 갔던 교통비로만 웬만한 PC 하나 나오겠네요.ㅎㅎㅎㅎ심심하면 놀러가던 곳이었는데.ㅋㅋ
(제가 19살 때 PC 조립했던 선인 상가의 한 가게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답니다.ㅋㅋ)
크으... CDP 얼마만에 듣는 말인지요 :)
선인상가의 가게들은 아무래도 전통이 있어 보였어요- 그런 가게들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아요 ^^
사진들 보니까 추억이 새록새록하군요
20여년전에 한참 많이 다녔었는데..
용산이며 청개천이며..
오랫만에 잘 구경하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 20여년 전에는 활기가 가득찬 또 다른 모습이었겠죠?^^
용던ㅋㅋㅋㅋ 용산 정말 많이 변했죠!
저는 최근에 메텔언니ㅋㅋ 계시는 갤럭시 전시에 다녀오면서
선인상가 근처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ㅎㅎ신선했어요!
아하!!! 메텔 언니 ㅋㅋㅋ 전시를 다녀오셨군요!! :) 전시인 줄 몰랐는데 말씀하시니 왠지 가보고 싶어지네요.^^ 어떤 전시였을지 궁금합니다!! 선인상가는 정말 미로같은 곳이었어요. :)
인터넷 쇼핑을 주로 쓰게 되면서 용산은 안 가게 되었네요 ㅎㅎㅎ
맞아요! 심지어 인터넷 쇼핑이 더 저렴할 때도 많구요. 직접 가서 보고 골라야 하거나 빨리 구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심지어 요즘은 퀵도 가능하니 점점 더 그런 것 같아요-
컴 매니아들은 저기 가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겠군요...
저에게는 지옥행과 같지만요...ㅎㅎ
ㅎㅎㅎ 저도 나중에는 다리 아프고, 어지럽고.. 먼지도 많이 느껴져서 힘들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