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 Game : 01/09/2020 : 무의식steemCreated with Sketch.

in #thediarygame4 years ago (edited)
  1. 4일 정도 만에 포스팅. 살짝 삐긋하는 느낌으로 일상에 균열이 생겼더랬다. 일도, 일상도, 사람도, 그냥 다 싫은 순간 순간 들이 있었다. 지금도 살짝 답답한 느낌. 아무래도 트랜짓 영향 때문인 듯 하니 좀 기다려 보기로 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말고, 아무것도 개시하지 말자고. 감정이 가라앉은 듯 했는데, 왠지 모를 이유(모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때문에 다시 들쭉 날쭉 한다. 이유를 알면 편해질 때도 있지만 지금은 굳이 이유를 알 필요가 없는 것 같다.

  2. 의도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오해해버리는 마음. 왜곡하고 부풀려서 해석하는 마음. 이런 것들이 모든 인간 관계에서 나의 고질병이었다. 나를 무시하거나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내 안에 있는 그릇된 자부심과 혐오가 그렇게 세상과 인간을 보게 만든다는 것을 몰랐어서 그랬다. 모든건 내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같은 건데.

  3. 왓챠에서 키딩Kidding 시리즈를 보고 있다. 짐 캐리가 성자 수준의 인류애를 가진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그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서로가 힘든 상황들이 연출된다. 그에겐 동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살생을 저지르는 소시오패스 같은 면이 있다. 극명히 대비되는 성격을 내비추는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그 극과 극이 모두 진짜다. 둘 중에 하나가 꾸며진 성격인 게 아니다. 아들을 치여 죽게 한 트럭 운전수에게 생활비를 대주는 자비로운 사람이지만, 마음에 안들면 잔인한 방식으로 앵무새를 죽여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4. 화를 너무 많이 참아서 아픈 사람에게 화 좀 내고 살아 라고 말하는 건 위로가 되기보다 오히려 화를 더 쌓이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된 감정은 증폭되고 확산되어 더 오래, 깊게 남게 된다는 걸 이제 안다. 그래서 화는 표출하는 것보다 내 안에서 어떻게든 정화시켜 내보내야 한다. 어쨌든 한 번 생성된 에너지는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흘려 보내야 하는 것. 멋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5.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짜증과 화를 주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울고 소리 지르고 심지어 물건을 던지거나 망가뜨리거나 하는 파괴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곤 했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며 사회에 노출된 시간이 쌓여갈수록, 표출되지 못한 내 짜증과 화도 내 안에 쌓여갔다. 언제부턴가 평화로운 사람으로 둔갑해서 지내왔었다. 내 자신조차 속을만큼. 쉽게 화가 나는 이유는 타고난 성격이기도 하지만, 최근에 유전적.환경적으로 물려받은 무의식의 영향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왜 이럴까 라는 멈추지 않던 질문이 조금씩 줄어들기는 했다. 무의식은 좀 더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정화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은 그냥 조금 알게 되었다 정도인 느낌이다.

  6. 누웠는데 잠이 안와서 @etainclub 님이 알려주신 방법을 적용해 보았다. 낮 동안 머리에 머무르는 의식(빈두)을 가슴으로 내려 편안히 잠 드는 방법 - 엄지 발 끝에 검은 진주가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호흡에 집중해 보았다. 첫 날은 잡념이 많아서인지 잘 되지 않았는데, 그 다음날 부터는 호흡을 셀 새도 없이 잠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고 며칠째 아침에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곤 하는데, 꿈의 내용이 비교적 생생히 기억 난다. 어제는 엄마한테 꿈 내용을 말 했는데, 엄마가 나에게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내 꿈에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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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들을 하시고 계시네요.
감정이 밀려올 때, 관찰자의 입장이 되면 좋은 거 같습니다.
왜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면 좋더라구요.
그리고 미묘한 감정, 느낌 변화도 감지해 보세요.

저도 요즘 하고 있어요. 느낌을 관찰하기.
언제는 한 없이 우울하다가, 어떨 때는 힘이 넘치고.
이렇게 감정은 수시로 변합니다. 그러나 그 관찰자는 변하지 않습니다.

수면에 효과를 보셨다니 기쁘네요~
이 추세라면 루시드 드림까지도 꾸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