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1장] 주요셉 시인의 시 한편 229
등대·5-------- 격랑의 바다가 이데올로기처럼
폭풍이 휘몰아친다.
산더미 파도, 낙엽처럼
화물선 집어삼킨다.
저 멀리 유조선이
오르락내리락
숨바꼭질 반복한다.
어로작업 여념 없던
원양어선들
서둘러 꼬리 감춘다.
육지 드러나지 않는다.
신속히 롤링 속으로
과열하는 엔진
속도 어려워진다.
인도네시아 원목수송선
쿠웨이트 유조선들
허겁지겁,
그 발걸음 재촉한다.
대피하라! 대피하라!
연이은 폭풍경보 뒤늦게
안테나에 포착된다.
가까이 붉은 깃발의
중공(中共)선단들
그 사이사이로 뒤엉킨
대만(臺灣)의 선박들…
우리는 언제쯤
저 끝 보이지 않는 분단(分斷)을
훨훨 왕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독일인들처럼,
혁명과 독재의 회오리
잠재울 수 있을까.
파도가 더욱
바람의 덜미 뒤흔든다.
캄캄한 절망이 불신(不信) 드리우고
울컥, 피눈물 쏟아진다.
격랑의 바다가 이데올로기처럼
폭력혁명론처럼,
거대한 파멸 재촉해간다.
멋진 시에요.
연작인가요?
관심 갖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시는 아니구요. 고등학교 은사님의 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