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 She never gets old...Beautiful Mind

in #politics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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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쉬는 노벨경제학상과 아벨상을 수상한 천재수학자였으나 평생 조현병을 앓고 지냈다. 조현병은 2010년까지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으나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조현병이라고 바뀌었는데 조현調絃이란 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니 병증을 고려하면 조현병이 아니라 불조현병이라고 불러야된다는 의견도 있다.

영화 'Beautiful Mind'는 러셀 크로우가 분한 존 내쉬의 일생을 다룬 영화인데 아직 보지 못한 독자가 있다면 꼭 한번 보길 권한다. 러셀 크로우의 연기도 훌륭하고 조현병 환자의 심경을 잘 묘사한 수작이다. 존 내쉬에겐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는 세사람이 있었는데 윌리엄 파처와 절친인 찰스 그리고 찰스의 조카딸인 마쉬이다. (사진에서 왼쪽부터 차례로) 보통의 조현병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존 내쉬 또한 자신이 조현병인 것을 알지 못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문득 마쉬가 시간이 지나도 늙지(크지) 않는다는걸 깨닫고는 이 세사람이 자신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들임을 알게된다.

필자에게도 조현병을 앓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명문대 치과를 나온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그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하나같이 황당한 얘기들 뿐이었는데 이를테면 국정원에서 5천명의 요원들을 풀어서 자신을 감시해왔다는 것이다. 그 이유 또한 남들이 들으면 황당무개한 스토리지만 자신에겐 너무 완벽한 로직이 있어 지인들로부터 어떤 충고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요즘 세상엔 존 내쉬나 내 친구처럼 심각한 조현병을 앓지는 않더라도 확증편향으로 인해 과대한 망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박사모, 노사모, 달빛기사단 등 후원하는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만이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이라고 믿는 사람들 말이다. 잘못된 정책이나 정치 행위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이들에게는 공격의 빌미가 된다. 노무현 정부 때는 배우 명계남이 스스로 홍위병임을 자처했는데 문화대혁명 시절의 홍위병이 저질렀던 패악을 알고나 하는 소린지 참으로 뜨악했다. 현 정부에서는 그 정도가 심한데 마치 모든 국민들이 문재인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불러야한다는 식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가볍게 올린 기사의 댓글에 수많은 대깨문들이 달려들어 씹어대는걸 보면 아연실색이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 하고 거악을 일소하기 위해선 사소한 잘못은 눈감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늘이 내려준 듯한 선량들이 과연 나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가공 인물은 아닌지 존 내쉬의 지혜가 참으로 필요한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