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28 마지막 대선토론 후기, 보고 배우는 것, 이준석의 경우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누가 이기든 한국의 현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지향을 합리적 보수로 선언한 이상, 김문수나 이재명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별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권력의 집중 정도, 그리고 권력의 행사방식 정도일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독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독재를 한 것은 마찬가지다. 윤석열은 얼마되지 않는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그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독재권력을 지향했다. 그러다 마음대로 안되니 계엄을 한 것이다. 윤석열은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계엄을 선포하고 독재적 권력행사를 하려고 했다. 이재명은 자신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해 독재를 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런데 윤석열과 이재명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어난 것과 앞으로 일어날 것의 차이 정도가 아닌가?
대선 토론 내내 한국이 처한 대내외적 도전과 위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대선토론은 크게 세가지 정도의 이슈가 장악했는데 첫째는 이재명이 독재, 둘째는 내란당에 대한 비난, 셋째 이준석의 이재명에 대한 입에 올리기 민망한 비난이 그것이었다.
나는 정치에서 이재명이 괴물독재로 간다는 비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내란당을 응징해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난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런데 어제 이재명이 했다는 말을 가지고 이준석이 하는 행태를 보면서 실망을 넘어서 한국사회가 이제 갈때까지 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치란 이해관계의 조절이다. 당연히 이해관계의 조절이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치란 이런 어려운 일을 격조있게 해결하고 조정하는 과정이다. 말은 격조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해야될말과 하지 않아야 하는 말은 가려야 한다.
얼마전 이준석이 노무현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이친구가 뭔지 모르게 이상해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준석이 하는 행동은 이재명이 하던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재명을 옹호하려는 뜻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생방송 TV 방송에서 이준석이 한말은 그대로 여과없이 나와서는 안된다, 조폭이 하는 말이라도 방송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대통령 후보라고 하는 자가 막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아이들이 이준석의 말을 듣고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이 이준석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선거에 지더라도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고 사람도 죽지 않는다. 다음기회에 더 준비해서 다시 싸울 기회도 있다. 그러나 이준석과 같은 자는 다음 기회를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을 한국사회가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재명 같은 사람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고, 김문수가 변절하고도 떳떳하게 고개를 들수 있는 것이다. 도무지 염치가 없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결과가 있다면 그것은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확실하게 배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준석은 이미 종말을 고한 신자유주의자다. 그는 한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효과적인 방안도 제시하지 못한다. 그는 남녀를 갈라치더니 요즘에는 세대를 갈라친다. 말로는 보수주주의라고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이 하던 갈라치기 정치방식을 그대로 배웠다. 게다가 이재명의 뻔뻔함도 같이 장착했다. 젊은 자가 꼰대보다 더 꼰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