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2 대법원의 판결과 이재명, 혁명에서 독재로

5월 1일 하루만에 너무나 많은 일이 발생했다. 대법원은 이재명에게 선거법위반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했고, 한덕수는 국무총리를 사임하고 사실상의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대법원이 서두르는 것을 보고 유죄를 확정할 것이라고 판단했었는데 그렇게 된 것 같다. 한덕수는 예상대로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바라는 것과 상황이 전개되는 것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것 같다. 현재 일어나는 일은 내가 바라는 것과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그런 차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인식하지 못하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선거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장교들은 내가 원하는 것과 현재 발생하는 일과의 차이를 매우 잘 구분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이란 구분이 바로 그런 것이다. 현행작전은 현재 일어나는 것을 가장 냉철하고 냉정하게 사실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고, 장차작전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노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하게도 정치의 영역에서는 전혀 그런 사고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필자는 윤석열의 친위구데타 시도 이후 이재명이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결정적인 시기에 결정적인 행동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한동훈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는데 그는 윤석열 탄핵시 이재명의 사법문제를 연계하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필자는 결국 이재명과 한동훈이 결정적시기에 제대로 결정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그 둘중에 누구 편을 든 것은 아니다.

필자의 바람과 기대와는 달리 권력은 결정적인 순간에 정확하고 과감한 판단과 행동을 한 사람이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재명과 한동훈 모두 역량과 능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문제와 대선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 선고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방침인 것 같다. 한덕수가 출마한다고 총리직을 사임하고 나니 최상목도 탄핵한다고 나섰고, 최상목은 사퇴를 해버렸다. 이재명의 결정일 것인데 이것을 보면서 이재명의 한계를 다시 한번 절감한다.

필자는 계엄초기에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게 최상목을 위시한 국무위원을 모두 탄핵시키고 권력을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이재명이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다. 이재명이란 인물 자체가 상당한 결격사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행동으로 권력을 완전하게 장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아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당시는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를 막기 위한 혁명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조치와 행동도 어떨 때는 혁명이 되고 어떨때는 독재가 된다. 이재명이 필자의 주장처럼 초기에 지금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행정부를 장악했더라면 이미 헌법재판소는 신속한 판결을 내렸을 것이고 지금쯤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선거법 재판도 유예가 되었을 것이다. 그 당시 이재명이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면 대중은 그것을 혁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법원 선고가 내려지고 나자마자 이재명은 최상목을 탄핵했다. 지금 최상목을 탄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 국회가 행정권을 장악할수도 없다. 그리고 지금의 행정부는 선거를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이 국무회의를 무력화시켜 선거법을 개정시 행정부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졌는데 이재명이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면 이는 의미가 달라진다. 이재명은 독재자가 되는 것이다. 아마도 국회구데타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이재명은 혁명적 기회를 스스로 상실하고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있는 것이다. 같은 정책과 행동도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고 역사적 평가도 정반대가 되는 법이다. 이재명이 초기에 그렇게 행동했으면 혁명적 조치로 찬사를 받았을 것이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독재자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란 말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만 교체하면 대선은 무조건 이길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과 한덕수는 분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설사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새로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이기기 어렵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이런 지극히 당연하고 간단명료한 논리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자의적으로는 절대로 물러날 일이 없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선후보를 바꿀 능력이 없다. 어제 오늘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들과 개딸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중진의원들의 반응은 거의 없다.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인물이 추미애와 박주민인데 그들은 아무말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이번 주말까지 정도밖에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이재명이 계속가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으며, 대중들이 지금의 이런 상황을 납득할 수 있을까? 대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이재명은 5년내내 정당성의 시비에 시달릴 것이고 제대로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반발을 무마하는 방법은 철권통치밖에 없다. 그런데 이제는 군대와 경찰도 예전같지 않다.

진심으로 더불어민주당내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한다.
살면서 내가 원하고 바랬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의 정치상황도 그런 듯하다.
이재명은 혁명과 반혁명을 독재와 반독재로 바꾸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