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 윤석진]

in #magnetar03 months ago

[우두커니 / 윤석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니
누가 피었는지
네가 있었다는 바람조차 모르고 살았다

흐린 날씨 때문일까
빗물처럼 흐르고 젖어 드는지
나는 시간을 멈추고 서서
계절만 지나가는 청춘이길 원했다

꽃은 이유 없이 피워도
바람만 저만치 불어오고
낙엽만 되돌아가는지
돌섬 물결만 마음속 세월을 씻는다

낙엽의 미소
추억만 멀어지는 일인데
어느 곳에 주저앉아
해풍 따라 문주란처럼 피었을까

오늘따라 부는 바람
멍하게 바라보니
가을꽃들만 선명할 텐데

목만 길게 내밀고
떠나온 자리 버티고 서서
세월만 우두커니
핀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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