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팔난기 초벌번역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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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이태진은 이덕진의 말을 따라, 용맹한 장병을 모아 성벽 병비를 견고하게 했다. 또 파발마를 여러 주와 현에 보내 방비를 철저하게 했다.

원래 남만 군대 장군 마달은 서천인이었다. 무예가 자못 뛰어났으며 도술 역시 부릴 줄 알았다. 이전에 죄를 지어서 자사가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마달은 감옥을 부수고 밤을 타, 성벽을 넘어 달아났다.
그때, 마달이 성의 해자가 깊고 성벽이 견고한 것을 보고 쉽게 함락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달은 가만히 군대에 명령을 내려 성벽을 오르는 구름사다리 수백 개를 만들었다. 또 명령을 내려, 병졸마다 섶나무를 염초 등 불을 댕기는 물건과 한데 묶어서 휴대하도록 했다. 밤을 틈타 불을 놓았다. 서쪽 성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성을 지키던 장수와 병졸은 계략인 줄 모르고 모두 서쪽 성문으로 가서 그곳을 더욱 굳게 지켰다. 잠시 뒤 남만 장수가 북쪽 성문에 구름사다리를 걸고 들이쳤다. 남만 장수는 먼저 북쪽 성문을 지키던 수문장과 병졸을 벴다. 이어서 빗장을 부수고 남만 군대를 맞이했다. 함성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무수히 많은 남만 병사가 성게 가득 찼다. 자사 이태진은 계책을 채 세우지 못하고 급히 말을 타고 휘하 장병 수백 명을 이끌고 화염을 뚫고 달아났다. 자사 이태진의 부대는 동문으로 탈출해 십여 리를 달렸다. 추격병이 점점 멀어졌다. 자사 이태진의 부대는 낮은 구릉에 올라 성을 봤다. 치솟는 불길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사람을 죽이는 소리가 시간이 지나도 멈출 줄 몰랐다. 자사 이태진은 눈물을 흘리며 한탄했다.

“내가 어리고 병법을 등한시한 데다 곁에 인재가 없어 성에 살던 백성들이 간과 뇌를 땅에 바르는 참혹한 죽음을 맞았구나. 거기다 아내와 자식까지 포로로 잡혔으니 무슨 면목으로 임금님께 보고를 드리겠는가!”

뜻밖에, 수부내사 등의가 이태진의 식솔과 아들 이봉수를 데리고 왔다. 자사 이태진이 슬퍼하며 경황없던 중 아내와 자식이 탈출한 것이었다. 자사 이태진은 부대와 식솔을 수습해 길을 나섰다. 그때 포 소리가 땅을 뒤흔들었다. 남만 장수 마충이 소리치며 말을 타고 들이쳤다. 사로잡힐 찰나 산에서 한 장사가 홀로 말을 타고 뛰어나왔다. 얼굴은 하늘의 신과 같았고, 용맹함은 날랜 송골매와 같았다. 장사는 마충을 맞아 싸움을 벌였다. 불과 십여 합 만에 마충은 철퇴에 맞아 말에서 떨어졌다. 장사는 남만 부대를 물리쳤다. 사방 멀리까지 적이 없었다. 자사 이태원이 크게 불렀다.

“장사여! 이름이 어찌 되시오?”

장사가 말했다.

“저는 신주 유생 황극입니다.”

자사 이태진이 놀라 손을 이마에 대며 말했다.

“자네는 황시랑의 아들이 아닌가?”

황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자사 이태진이 나아가 그 손을 잡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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