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팔난기 초벌번역 5-10

in #krsuccess3 years ago

황극과 물길을 잘 아는 뱃사람 여럿은 밤낮으로 배를 몰아 양자강에 닿았다. 이른 아침 나루터에 배를 댔다. 그날이 바로 태허진인이 말한 7월 망일이었다. 잠시 뒤 절에서 치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극은 모래언덕에 배를 묶고 뱃사람에 지키라고 하고는 내키는 대로 앞쪽 산기슭을 올랐다. 그곳에는 한 암자가 있었다. 늙은 비구니가 문을 나와 합장하며 인사했다.

“손님은 어디서 오신 뉘신지요?”

황극이 대답했다.

“저는 신주 귀계촌에 사는 황생입니다.”

늙은 비구니가 말했다.

“공자께서 귀계촌에 사신다고요? 혹시 황시랑 집 소식을 아시는지요?”

황극이 대답했다.

“제가 황 시랑 아들입니다. 이름은 황극입니다. 스님께서 어째서 물어보시는지요?”

늙은 비구니가 가까이 다가와서 말했다.

“황시랑 안사람 되시는 임부인이 소승의 고모입니다. 이별한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군요. 살아 계신지 돌아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조물주께서 소승의 운명을 기구하게 만드셔서, 18살에 시집을 가서는 남편이 돌아가시고 시댁 역시 의지할 곳이 못 되어 마침내 머리를 깎고 부처님께 귀의했습니다. 이 산에서 삶을 마칠 예정입니다.”

황극이 말을 듣고는 슬픈 심정이 끊이지 않았다. 좋은 말로 거듭 위로한 다음, 양자강에서 위급한 사람을 구할 일을 말했다. 늙은 비구니가 황극에게 함께 가기를 부탁했다. 정박했던 배가 있는 곳에 오자, 물가 갈대숲 사이로 도적 떼가 소리지르며 달려오는 게 언뜻 보였다. 모래톱 가에 두 여인이 넘어져 울부짖고 있었다. 두 여인은 끝내 물에 몸을 던졌다. 도적 떼는 두 여인을 물에서 꺼내려 했으니, 미치지 못했다. 두 여인의 시체가 잠깐잠깐 물 위로 오르고 내리기를 거듭하더니 떠올라 물결을 따라 아래로 흘러갔다.
그때 강을 순찰하던 용궁 병졸이 물가에서 자맥질하다가 두 사람이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봤다. 귀한 집안의 여인들인 것을 알고는 서로 상의했다.

“이분은 신주왕의 욍비시다. 우리 임무가 강을 순찰하는 것인데 저분을 구하지 않으면 훗날 용궁 서류에 그 죄가 적혀, 벌을 피하기 어려울 터.”

이에 가볍게 들어 물 위로 받쳐 올렸다. 겨우 실낱같은 숨결이 붙어 있었다. 황극과 비구니는 함께 두 여인을 잡아 배로 끌어 올렸다. 뱃머리를 돌려 군산 아래로 갔다.
두 여인의 목숨이 어떻게 되살아날지 다음 회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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