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국회의원의 최대주주여야 한다] : 국회의원 세비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관해서

in #kr7 years ago (edited)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월급에 관해 이런저런 말이 많다. 청와대 청원엔 27만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세비를 깎자는 쪽엔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치학을 전공하는 나로서는 국회의원의 안정적인 세비를 '금권정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막'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능력있는 흙수저들도 정치할 수 있도록 만든, 노동계급의 피나는 노력이자 참정권 영역에서의 기회의 평등이기도 하다고 알고 있다.
  
  
만약 국회의원 연봉이 연2천이라면, 악덕기업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국회의원을 매수하는데 드는 돈이 연 2천만원 밖에 안든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명절마다 떡값(뒷돈) 쥐어주면 우리는 X파일 시즌 2,3,4... 시리즈물로 볼 수 있을거다. 국회의원 세비 제도는 엄한 데서 검은 돈 받느니, 그럴바에 국민이 합법적으로 국고에서 액수를 정하자는 거다. 김영란법처럼. 그대신 뒷돈 걸리는 순간 얄짤없이 의원직 날아가고 감옥가는거고. (감옥 갈 일 했으면 받은 돈 도로 몇 배로 토해내게 하는 건 적극 찬성한다)


(@세계일보)


(@도깨비 뉴스)

자기 세비를 기부한 정치인이 있다. 이명박이다. 이명박이 착해서? 아니다 굳이 국민에게 빚져가며 정치할 필요성을 못느껴서다. 그래서 지맘대로 정치했다. 눈치 안보고 어처피 자기돈 자기가 끌어 들일 수있는 모든 돈으로 정치하면 되니까. 그걸 원해서 청와대에 27만명이나 청원하는 것은 아닐테다.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돈이 없어서 책 팔러 전국을 바삐 돌아다녀야 했다. 유시민 같은 글쟁이도 펀드만들고 별 궁리를 다해서 자금만들고 했다. 여하튼 능력있는 흙수저들은 생계와 정치를 두탕을 뛰면서 하라는 소린데..그래서 세비를 깎자는 말을 나는 진보가 아니라 퇴행이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런 말이 대한민국을 지주공화국으로 만들자와 같은 소리로 들린다.
    
  
  
(@연합뉴스)

원리는 간단하다. 국민이 국회의원의 최대주주여야한다. 외려 국회의원 숫자가 늘고 세비가 일정이상 국고에서 나와야 기업이 관리를 못한다. 국회의원의 자금줄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라는게 대의제 원리에 합치된다. 또 이 말은 모든권력은 국민으로부터나온다에도 부합하는 말이다.
  
  
'모든 권력과 자금은 기업에서 혹은 내가 잘벌어서 나온다. 내가 잘났으니 시혜의 개념으로 봉사도 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이명박이 상징하는 특권층들의 귀족정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말만 번지르하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반된다. 부자건 빈자건 같은 보수 받고 같은 원리에 따라 의회에서 앉아 글과 말로 정치하는거다. 그게 민주정치다.
  
민주공화국에서는 권력이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것은 현실을 기술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당위를 적어둔 것이다. 권력이 특정 지역, 특정 계층, 특정 계급을 위해 복무하지 않도록, 공익을 해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둔 것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세비는 그 안전비용 중 하나다.

부패한 정치인은 안뽑으면 되는거고, 문제가 있다면 세비가 아니라 그들을 자꾸 당선시키는 지역주의, 선거구 제도에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적어도 기업의 뒷돈을 틀어막진 못해도 상쇄하는 효과는 있다. 세비도 받고 뒷돈도 챙긴다면 수사를 강화하고 몇배로 징벌하는 제도를 신설하면 되는 것이다. 발전은 기본을 토대로 하는 것이지, 기본을 해치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울컥하는 마음은 십분 이해하겠으나, 아무래도 번지수를 잘못 짚은 논의인 듯 하다.


[별첨1] 노르딕 국가의 국회의원이 무료 봉사직인 것은 그 나라가 복지제도로 기본적인 생계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인구가 고작 500~1천만 남짓한 소국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근거로 들려면, 국회의원의 세비가아니라 한국의 열악한 복지제도와 넘치는 인구규모를 책잡아야 한다.

[별첨2] 아테네 추첨제 이야기 하시는 분들은 아테네의 지리적 크기와 인구 규모를 우선 고려해야하며, 추첨제를 위해 솔론과 페리클래스가 어떠한 재정적,정치적 개혁을 이끌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시는 것을 권한다.

[별첨3] 한국은 인구와 경제 규모에 비해 국회의원수가 적은 실정이다. 보좌관의 숫자는 더 적다. 국정 감사기간에 행정부 100만 공무원과 맞서는 보좌관의 수는 다 끌어모아야 2천명이 안된다. 이래서는 행정부의 비리를 적발할 수가 없다. 3권분립의 강화를 위해서, 행정국가화를 막기 위해서 국회의원의 정족수 증가 및 보좌관 증원 조치, 국회도서관 사서 및 연구원 추가 채용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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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얼핏 생각했을 때,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을 짚어주셨네요. 의원 세비를 낮춘다면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의원활동을 하기 어렵기에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겠지요. 의원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심판이 더 중요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혹사시켜서 최대한 가성비 뽑아내는 것이 시민의 의무이지요!!

세비를 없애자거나, 최저임금으로 주자는 주장을 보면 꾸준히 '김무성이나 정몽준만 국회의원 시키자는 얘기냐'고 반문하곤 합니다. 정책 만드는 것도 돈이 들고요..

선거구제도 정말 문제가 많죠. https://steemkr.com/kr/@urbansocialism/15-50 에 따르면 서울시 구의원 중 무투표 당선자가 거의 5%입니다.. 거대양당이 독점하네요.

기초의원은 중대선거구 제도라 2~3인이 당선되는데도 무투표 당선자가 발생하는 지경이라니... 의석수를 늘리고 늘린 의석수를 거진 다 비례대표로 넣어야, 진보정당이 정당득표율과 의석수의 불균등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겠죠.. 참 문제입니다.

2인 선거구만 해도 거대 양당이 후보를 내면, 다른 군소후보가 공탁금을 내고 선거운동 비용을 대면서 출마할 유인이 떨어지죠.. ㅠ_ㅠ 찬반투표라도 해야 하는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비용편익이 좋지 않겠네요...

투표잘하자구요~~~사람을 뽑으면됨~^

현답이십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최저 시급으로 임금을 받으라는 국민이나
최저 시급으로 받겠다고 하는 진보 정치인들이나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간 대표님이나.

흔히들 뇌물의 액수가 클 거라 생각하지만
처음에 5백만원만 줘서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면
그 뒤로는 더 싸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이미 공범이거든요.

우리가 최저 시급을 올리자, 만원으로 만들자고 하는 이야기를 왜 합니까
마음 편히 사람답게 살고 싶은거 아닙니까?

그 전쟁터같은 정치판에서 돈도 적게 받고 후원금 타러 다니고
그래가지고 제대로 된 정치 하겠습니까?

"흔히들 뇌물의 액수가 클 거라 생각하지만
처음에 5백만원만 줘서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면
그 뒤로는 더 싸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이미 공범이거든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국회의원 수가 작다는 것도요.
물론 국회의원의 비용 지출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수반되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보좌관 임명을 국회의원 전적인 재량으로 두는 현재의 방식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도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청와대에서도 청원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입맛대로 골라 답변하는 수준인걸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무서워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의 개, 돼지가 되지 말아야 하고요.

임금을 줄이니 높이니 문제가 아니라 말씀해주신 국민이 국회의 최대 주주가 되어야 한다, 매우 공감가는 글귀입니다. 좋은 글에 따봉과 팔로우 박고 갑니다 ㅎㅎ. 잘부탁드려요~^^

말씀대로 국민좀 무서워하고 정치좀 잘 좀하라는 메세지이겠지요. 꼭 말 그대로 해달라는 게아니라요 ㅎㅎ 그자체로도 의미는 있는 일입니다. 저도 맞팔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일 전에 쓰신 글인데 이제 읽어봅니다. 감정적으로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군요~ 의견에 공감합니다. 가즈앗!!! ㅋ

국민들의 끓어오르는 감정을 잘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것 또한 정치의 몫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 동의합니다. 국가에서 정당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까요..? 언젠가
번역청 설립 청원에 관한 분석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저는 자세히 와닿지 않아서요 ㅎㅎ

나중에 직접 말해드리지요 ㅎㅎ 명절 막바지 까지 즐겁게 보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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