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이타적인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까?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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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그랜트(Adam Grant)라는 미국의 조직심리학자가 쓴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는 ‘기버(giver)’
  •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테이커(taker)’,
  •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매처(matcher)’

이타적인 사람들인 기버는 자기 시간과 에너지를 써버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타적인 성향을 타고 났어도 루저가 되거나, 루저가 되기 싫어 매처나 테이커, 즉 받은 만큼 주거나 이기적인 인간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크게 성공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기버가 많다고 합니다. 이기적인 테이커들은 처음에는 윗사람이나 이득을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아첨하고 잘보여 남들보다 빨리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이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순간 크게 실패하는 경우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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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 https://www.linkedin.com/pulse/giving-up-success-tale-givers-karthik-rajan)

그럼 이타적인 기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른 기버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기버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했습니다.

30년 전 사회학자 프레드 골드너(Fred Goldner)는 ‘편집증(paranoia)’의 정반대 개념으로 ‘낙관적 믿음(pronoia)’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심리학자 브라잉언 리틀은 낙관적 믿음이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행복을 위해 무언가 음모를 꾸미거나 뒤에서 당신을 칭찬하고 다닌다는 망상적인 믿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 애덤 그랜트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기버라면 그러한 믿음은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기버의 성공 비결이 스팀잇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사실 그 동안의 많은 온라인 서비스와 커뮤니티들이 이런 기버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식인, 카페, 블로그, SNS를 통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아무 대가 없이 답변해주고, 정보와 지식을 나누어 주고, 자신의 인맥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주고, 기업의 광고성 콘텐츠에도 좋아요를 눌러 주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나요? 그러한 기버와 매처들의 희생과 노력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자산은 소수의 기업 주주들에게만 돌아갔습니다.

실제 저도 20여년이 넘도록 수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론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직업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고, 소중한 인맥들을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에 7백만명에 가까운 누적 방문자를 만들어 주어도 네이버가 지금까지 광고 수익으로 나누어 준 것은 꼴랑 몇 만원 정도였습니다. (네이버에 화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한 것은 아니고 블로그를 통해 컨텐츠를 확산하고 트래픽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라는 무료 툴을 가지고 무수한 실험과 연구를 해봤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이러한 이타적인 행위에 대한 보상을 블록체인과 스팀이라는 암호화 화폐를 통해 매우 평등하고 공정하게 또 체계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스팀파워를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긴 합니다만, 그것은 많은 자원을 투자한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룰이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21세기 들어 사람들은 더 연결(Connected)되고 있습니다. 협업의 가치와 공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실물 재화만큼 정보와 데이터의 가치가 비싸지고 있습니다. 매스 미디어만큼 개인들끼리 소통하는 소셜 미디어(SNS)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기버’가 인간관계와 명성을 쌓아 성공을 극대화할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합니다.

스팀잇이 앞으로 발전하면서 개선해야할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수히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타적인 사람들의 공동체로 발전하면 참 멋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스팀잇의 발전 과정에도 무수한 기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의 발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스팀잇에서 더욱 이타적인 행위들이 많이 생길 수록 전체 스팀잇의 부와 정보와 가치는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낙관적인 믿음을 가져 봅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드러난다.”

  •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참고 한 글]


스팀잇과 세상을 연결하는 "SNW"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스티미언 여러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https://steemit.com/kr/@plan2f/s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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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Give and Take을 무척 감명깊게 읽었기에 관련된 포스팅을 하려 준비 중인데, 검색하다가 @plan2f님의 포스트를 보았네요!
팔로우하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합니다. ^^

좋은 글은 공유 공유~~

감사~ 감사~

남에게 나누기만 하는 스팀파워 1만의 사용자와 남에게 절반만 나누는 스팀파워 10만의 사용자 중 어느 사용자와 친해지는게 보상의 측면에서 유리한가는 명확한 문제죠. 절반을 셀프보팅에 쓴다고 해도 5만의 스팀파워를 분배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타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수 있는 것도 10만의 사용자겠죠.

네. 말씀하신대로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는 상대적인것 같습니다. 사실 매처들만 있어도 온라인 생태계는 잘 돌아간다고 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그간 축적하신 인사이트와 지식을 스팀잇에서 나누어 주시는 것도 이타적인 행위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광의의 이타적 행위들이 축적되고 그것이 적절한 보상으로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에 스팀잇의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사람들의 이타성과 이기심에 대한 논의가 참 오래되었지만 아직 그리고 앞으로도 결론이 나기 참 힘든 얘기지요.

네. 사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이 되어야겠죠. 그리고 삶의 평온을 위해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의 이기적인 태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한 이기주의로 생태계의 한계를 넘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도 인간들의 본성에 같이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조직심리학 책이군요.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사슴개임으로 가기 위한.. 상호 소통.

네. 상호소통이 더욱 원활해져야 결국 조금의 전진이라도 있을 수 있겠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람에 따라 이런 분류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드러난다.'
좋은 인사이트 감사드립니다.

제이스님 같은 마케팅 분야 고수께서 좋게 봐주시니 영광입니다. ㅎㅎ

너~무 과찬이세요.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자주 뵙고 고견 여쭙겠습니다!

리스팀과 보팅으로~!!

감사합니다~ ^^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잘 봤습니다

네. 일독을 권합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