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쓸 데 없는 명함은 버리자구요!
이사가기 D-3일!
짐 정리를 하고, 필요없는 물건들을 모두 버렸다.
가장 오래 걸렸던 건 명함 정리하기.
연락하지도 않을 명함들을 뭐 이리도 많이 모은건지.
그리고 내가 읽고 싶은 책과 사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버리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제껏 읽으려는, 사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그 리스트들은 왜이리 붙들고 있고 싶은건지..
하나하나 내가 적었던 내역들을 읽어보며
'이것이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찬찬히 생각하고 정리했다.
이것만은 보관하고 싶어 에버노트에 옮긴 몇 가지 추려낸 리스트들도
사실은 내가 앞으로 만날 리 만무한 그러한 것들이다..
여러 포스트 잍들을 버리는 데 그렇게 속시원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사를 자주 다니는 편인데, 옮길 때마다 이렇게 버리게 될 때가 참 좋다.
이렇게 또 비우고, 또 채우게 되겠지!
또 물건들 말고도 정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페이스북 친구 정리다.
내 개인 계정은 2천 명이 넘는데,
모든 친구 신청을 받지 않고 거르고 걸러도 벌써 이만큼이나 되었다.
나는 그 사람의 피드를 보고 관심사가 비슷하거나 혹은 나에게 도움이 될 만 한 내용이거나, '함께 아는 친구'가 아주 많을 때 그런 관계성에 의해 친구 수락을 하였다.
사실 페북 친구 수는 정책 상 5천 명으로 제한이 되어있지만, 5천 명 만드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오늘 페메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고,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 사람이
나에게 '저녁 몇 시 쯤에 어떤 건물 앞을 지나가지 않으셨나요? 너무 비슷하여 메시지 보냅니다'라고 했다.
순간 세상이 정말 무섭다고 생각했다.
내 글을 평소 잘 보고 있다는데, 나는 그 사람을 잘 모르고..
그 사람은 길을 지나가다가 나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 아닌가?..
페이스북은 피드가 이미 너무 광고화되었고,
나도 그렇게 친구를 늘린 이유가 잠재적으로 '비즈니스적인' 목적이 컸다.
더 이상 페북이 사적인 SNS가 아니라, 공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넓어지고,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언가를 '알리는' 측면에서는 페이스북만큼 유용한 도구가 없다.
수 십억 명의 유저들이 있고, 공유가 되는 속도 또한 빠르니까..
넓고 얕은 인간관계가 가지는 장점이 수와 다양성인데,
나는 그간 페이스북을 사용하면서 이 장점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었고,
좋은 멘토 또한 만난 적이 있다.
심지어 직접 만나지 않고도, SNS로 그 사람의 관심사와 근황을 파악하고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는 생각이 들어 채용을 하는 사례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나를 꾸준히 알리고 노출시키지 않으면 아무도 잘 알지 못할 테니까..
하지만, 그 '수와 다양성'은 안전과 편안함은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속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오늘 길 가다가 나를 봐서 SNS 메세지로 나를 보았다고 연락하는 것 만큼 반가운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잘 알 지도 못하는 낯선 사람이 나를 보았다고 반갑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만큼
불편하고 무서운 것도 없다.
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위기에 처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는 4명,
"위로의 말이라도 건넬 것 같은 친구"는 14명이라고 한다.
느슨하게 연결된 지인이 깊은 우정의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도 물론 있긴 하지만,
어차피 우리에게 진짜 친구는 통계적으로 단 4명이다.
스팀잇을 시작한 이래로,
페이스북도, 네이버 블로그도 거의 접속을 안 하게 된다.
나는 스팀잇이 페이스북만큼 편리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사람이 지금 on-line인지의 여부를 알 수 없는 것도 참 좋고,
다이렉트 메시지가 없어서도 참 좋고,
글과 사진을 마음껏 쓸 수 있어서도 참 좋고,
하루가 지나면 My Feed에서 사라지는 것도 참 좋고,
프로필 사진이 작아서도 참 좋다.
물론 처음에는 여러 가지 적응이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 불편함이 모두 장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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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감있는 글이네요~ 페이스북처럼 그것이 SNS의 최대의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도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다른(?) 너무 편하고 너무 익숙하지않은 스팀잇이 어쩌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이힛이힛 맞아요. 저도 스팀잇을 한 지 4개월이 좀 넘었는데, 하면 할수록 참 매력을 많이 느낍니다.
초반에는 스팀잇에 올리는 글을 그대로 복붙해서 블로그나 페북에 올리기도 했지만..
역시 점점 읽는 사람을 스티미언으로 겨냥한 듯한 글들(?) 스러워지고 저의 소통 채널 자체도 여러 개 보다는 스티밋 하나에 자연스레 집중이 되네요.
이상하게, 오랫동안 소통했던 스티미언 분과는 나중에 만나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요! 오프라인에서 스팀잇을 한다는 분을 만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ㅎㅎ
맞아요 알게모르게 그런 동질감이 엄청 생겨요 스팀잇은~ 분명 평범한 SNS가아님에 틀림없어요!ㅎㅎ
그 숫자를 자랑하기도 혹은 그 숫자에 심리적 안정을 가지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뭔 친구가 그리 많은지 진짜 친구라는게 뭔지도 모르는 것 같고... 차라리 비즈니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을 하면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진정한 외로움 퇴치엔 관심을 끄고 숫자로 위안을 찾으려는데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 에 근데 아마 스팀잇에서는 플필 사진이 작게 보이는데 비지라던지 스팀kr이던지 크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도 있었던 것 같아요 ㅋ
맞아요 그 '친구'가 진짜 친구가 아닌데....
헐퀴 그렇군요.. 아직 전 스알못이네요 ㅠㅠㅠㅋㅋㅋㅋㅋ
개개인마다 기준이 다르다지만 진짜 친구라 할만하게 관계가 유지된다면 분명 다른 것에 소홀해지고 있겠죠...
그래서 저도 플필 사진 선정에 신경쓰는 편입니다 ㅋ 카톡처럼 심심하면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ㅋㅋ
정말 무서운데요? 그 메시지...
핵소름이었죠....ㄷㄷ
와 소름이다...
근데 페이스북에서 보낸 그런 메세지는 그냥 여자에게 만나고 싶어서 핑계대면서 메세지를 보내는거 아닐까 싶어 ㅎㅎ 진짜 보고 얼굴 기억해서 메세지를 보낸다면...완전 상또라이 스토커 같다 ㅋㅋ
ㅋㅋㅋㅋ 그치 형..
게다가 40대 아저씨니 더더욱.ㅋ 그 전에도 애 있는 분이 계속 만나자고 해서 다 차단했는데 다른 루투로 계속 연락옴.. 그 기억때문인지 더 과민반응하게 된 것 같아..
4명, 14명!!!
(급)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ㅎ
ㅎㅎ아쿠쿠님! 한 달간 무상임대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페북 친구 5,000명을 만드는게 아무것도 아니라시는 글에 내공이 느껴지네요. 저는 500명으로도 허덕허덕 합니다ㅠㅠ 피드가 너무 많아서...
스팀잇이 페이스북만큼 디테일한 정보를 많이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제게도 있습니다. 페북은 지나치게 친절하단 생각이 들어요. 때로는 감추고 싶은것도 있는 법인데 말이죠..!
내공이라뇨..ㅋ 저는 이용해보진 않았지만, 마케팅 대행사에서는 그런 것도 해 주는데요 뭘 ㅎㅎㅎ
맞아요.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다 보여주고, 봐야하니까요 ㅠㅠ 저도 그래서 요즘은 어플도 삭제했답니다.
글솜씨가 대단하시네요.
@yungonkim 김삿갓이 우연히 님의 포스팅을 보다가 글이 정갈하고 담백해서^^ 최신 글들까지 몽땅 일고 보팅하고 리스팀하고 팔로우까지 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스팀잇에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어이쿠 아닙니다 ㅠㅠㅠㅎ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도 팔로우 했습니다~ :) 좋은 하루 되셔요!!
사람냄새가 나는 글이네요! 물론 페이스북이나 기타 sns와 스팀잇의 차이점이 굉장히 많죠 조금 불편한것도 사실이지만 그걸 장점이라 느낄수있다면 스티미언으로서 굉장히 대성할수있는 자질이 아닐까 싶네요! ㅋㅋ( 무슨말을하는거지) 팔로우 꾹누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사람냄새가 났나요....ㅋㅋㅋ
페북 등 sns는 안하지만, 스팀잇은 열심히 하는 1인으로서 공감합니다.
그리고 이사/정리의 핵심은 역시 버리기죠.. 아직 실천을 잘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