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23] 스위스 연방 철도 vs 한국 고속철도 승차감

스위스 기차에는 3개의 글자가 써 있길래 뭔가 싶어서 찾아봤어요.
전부 스위스 연방 철도(Swiss Federal Railways)를 의미하는 각 나라의 단어래요.

SBB – Schweizerische Bundesbahnen (독일어)
CFF – Chemins de fer fédéraux suisses (프랑스어)
FFS – Ferrovie federali svizzere (이탈리아어)

다문화 다언어 국가이다 보니 한 번에 다 쓰는 모양입니다. (어렵네요)

어쨌든, 처음으로 스위스 기차를 타고 첫번째는 2층 기차에, 두번째는 승차감에 놀랐는데요. 빠른 속도에도 안정감에 매우 놀랐어요. 우리나라 기차에서 들리는 덜컥 거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구요.

왜 그럴까 해서 찾아봤더니, 가장 큰 차이는 철로 이음새 방식이래요. 스위스는 대부분 용접레일을 쓴대요. 레일과 레일 사이를 아예 열로 붙여서 하나의 긴 레일처럼 만든 거래요. 그래서 기차가 지나갈 때 “텅텅” 소리도 안 나고, 진동도 거의 없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KTX 전용선은 웬만하면 다 용접레일인데, 문제는 기존 일반선이랑 같이 쓰는 구간이 있대요. 거기엔 여전히 이음매가 남아 있어서, 달릴 때 소리나 진동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차량 구조 차이도 크다고 해요.
스위스 열차에는 틸팅 기능이라는 게 있는데, 곡선 구간에서 열차가 살짝 안쪽으로 기울면서 돌아간대요. 덕분에 속도도 덜 줄이고, 승차감도 훨씬 부드럽대요.
한국 고속열차는 그런 기능은 없고, 대신 직선 고속 주행에 최적화돼 있다고 해요. 그래서 곡선 구간에서는 조금 흔들림이 생기기도 한다네요.

그리고 스위스는 워낙 산악 지형이라 곡선이나 경사 구간이 많잖아요? 그런데도 열차가 부드럽게 잘 가는 건 관리 수준이 엄청 높기 때문이래요. 정기적으로 레일 위치 맞추고, 침목 정비하고, 눈 오면 바로 치우고, 배수도 철저하게 관리한대요.
우리나라도 고속철 구간은 꽤 잘 관리된 편인데, 도시 통과하거나 기존선 쓰는 구간에서는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정적인 건 서비스 철학 차이래요.
스위스는 “빨리 가는 것”보다는 정확하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가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대요. 실제로 열차 정시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현지인들도 완전히 믿고 탄다고 해요.
반면 한국은 효율, 빠른 속도 중심이라서 급출발, 급정지 같은 것도 상대적으로 더 있대요.

정리하자면, 스위스 철도는
→ 철로 이음매 없음
→ 틸팅 기능
→ 철저한 유지관리
→ 정시·안정 중심의 운영

이런 게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유래요.
그래서 그냥 기차 하나 타는 것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더라고요. 저도 타보고 나니까, 왜 다들 그렇게 말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영화에서 자주 보던 기차를 직접 타 보니 여러모로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