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고, 먹고 살겠다는 일념으로... 세번 차린 나물밥!!!

in #kr7 years ago (edited)

카페의 12시간 고된 노동시간을 뒤로 나의 안식처인 집으로 돌아가면 밤 10시가 된다.
녹초가 된 나의 몸과 마음은 고삐가 풀려서 손 끝 하나 까딱하기조차 힘들다.
재래시장 통에 자리한 내 카페 안은 어제와 오늘 온통 보름 나물과 부럼을 장보러 온
아줌마들이다.
5일장인 오늘은 줌마들이 보름 준비로 아침부터 바쁘게 보인다.

나도
날짜로는 오늘 준비를 해야 했지만,
식사를 가족끼리 모여서 먹지 못하는 우리 가족 형편상 나는 어제밤에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6시 부터 3번의 밥상을 차렸다.

나의 간단하고 소박한 나물밥은
우선
말린 시래기를 물에 담갔다가 충분히 불린 후 보들 보들 삶아서 쫑쫑 썰어서 준비를 해 두었다.

두번째로 너무 담백하게 나물만 넣기 보다
나와 아이들은 고기를 좋아 하므로
양지머리를 썰어서 나물과 함께 준비를 했다.

세번째로 집에 있던 각종 곡물들을 꺼내서
물에 불려 놓았다.

네번째로는 친정엄마가 농사를 지어 주신 팥을 몰랑하게 삶았다.
삶은 물은 다 버리고
몇 번 행궈서 준비를 했다.

다섯번째부터는
준비한 순서대로 섞어서 넣었다.
우선 시래기와 소고기를 압력밥솥 맨 아래에 깐다.

여섯번째는 씻어서 불린 쌀을
시래기+소고기 위에 얹는다.

일곱번째 불려 논 곡식과 팥을 얹는다.
다시 시래기와 고기, 쌀, 곡식들을 겹겹이 얹은 후 밤새도록 불려 놓았다.

새벽 6시,
아이들은 쉬는 날이었지만 서방님은 새벽부터 일나가신다기에
천근 만근의 몸을 일으켜
고슬고슬 보름밥을 지었다.

에고 에고 겨우 완성이다.
시간과 노력을 얼마나 기울여 만들었건만
이렇게 소박한 밥상을 차렸다.

내일 차려야 할 밥상이었지만
나는 언제 가족들이 모여서 밥을 먹을지 몰라서
오늘 아침 남편밥, 아이들밥, 내밥
세번을 차렸다.

에고고 이렇게라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이 밥을 차리기 위해
나는 어제 스팀잇에 글도 쓰지 못했다.
진짜로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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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기에 들어가는 정성을 알기에 절대 소박한 밥상이 아닙니다.... 정성이 잔뜩 들어간 밥상인 거죠 고생하셨습니다

그렇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손이 느려서 그런지 정말 많은 시간과 힘이 들어 가더라고요.
일년에 한 번 이니까 한답니다~

바쁜 와중에도 기족을 위한 정성~~ 대단해요ㅎ
총총총 분주히 요리하는 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참고로 전 반찬가게에서 사놨네요 오곡밥과 나물들ㅋ

저도 살까 생각을 했는데,
시골 엄마가 농사 지어주신 재료들이 저를 기다리는 것 같아서요. ㅋㅋ

단순한 반찬상인 것 같지만 .. 저것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사진에서도 느껴지네요 ㅠ-ㅠ

노력을 알아 주시니 감동이네요.
밤 12시까지 준비해서 만든 밥이랍니다. 흑흑~

흐~ 군침도네요 ㅎㅎㅎㅎ 정성이 들어간 밥상입니다

차리고 보니 너무 간단해서...
오늘이 보름이니 잘 챙겨서 드세요~

정말 제가 본받아야겠네요
게으른 저라는 여자는 밥상한번 차리고 말아요
그것도 밥상이라 부르기 민망하네요
끼니라고 해두죠
몸에 좋은 음식들로 정성을 다해 차렸으니 가족모두 튼튼하고 건강하실꺼예요^^

먹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바쁜 와중에도 먹거리 행사를 꼭 챙긴답니다. ㅋㅋ
오늘은 '끼니' 잘 드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찡님의 아이콘 보면 너무 웃음이 나와요.

소박한 밥상이라니요. 넘 영양가있고 맛있는 밥상인데요 ^^ 가족에 대한 사랑이 식사에 보입니다 ^^

옥자님께 이런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넘 좋아요.
요리를 너무 잘 하셔서 먹는 것에 호기심도 많고 관심도 많은
저는 옥자님 요리를 보는 것만으로 대리 만족을 느껴요.
그리고 매일 기대도 되구요~

와 밥에 들어가는 정성이..장난아니네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아이쿠, 알아 주셔서 힘이 납니다~
감사해요.

세상에서 삼시세끼 차려막는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ㅜㅜ
서울애서 일하다가 집 내려가서
아침먹으면 점심 생각해야 하고
점심먹으면 저녁 생각하고
저녁 먹고 치우면 벌써 잘 때인거 보면
너무 밥에 대한 노동이 너무 커요